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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순...<브랜단 앤 트루디>
2001-05-03

커밍순/ 브랜단 앤 트루디

<네 멋대로 해라>에서처럼 달리는 남과 여. 영화밖에 모르는 소심한 남자 브랜단과 영화 따위는 관심없는 대담한 여도둑 트루디가 함께 달려 영화보다 재밌는 세상에 골인한다. ‘프랑수아 트뤼포’ 전집을 읽고, <네 멋대로 해라> 포스터에 둘러싸여 살며, 언제나 상황에 맞는 영화대사를 찾아내 요긴하게 써먹는 브랜단에게 삶은 영화를 패러디하는 것 그 자체. 실은 중학교 교사로 쳇바퀴 돌 듯 일상을 사는 초라한 생활인일 뿐인 그는 몬테소리 교사인 줄만 알고 만난 트루디와 강도행각에 동참함으로써 ‘진짜 세상’에 눈떠간다.

<브랜단 앤 트루디>는 영화광 브랜단을 주인공으로 한 덕분에 수많은 영화를 인용해낸다. 서부극 <추적자>에서 <선셋대로> <네 멋대로 해라> <데드맨 워킹>까지.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재치있게 등장하는 기존 영화들의 장면들은 모이고 모여 결국 유머러스한 모자이크가 된다. 각본을 쓴 로디 도일은 아일랜드인들의 생을 묘사하는 소설을 써온 리얼리즘 작가. 실제로 14년간이나 교사생활을 했고 영화광인 그는 이 작품에서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현실을 직시해 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6월 2일 개봉)

최수임 기자 sooee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