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공동경비구역 JSA>는 <쉬리> 흥행기록을 돌파한 것인가? 최근 강제규필름이 <공동경비구역 JSA>의 관객 수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한국영화 최고흥행기록에 뒤늦은 논란이 일고 있다. 강제규필름은 CJ엔터테인먼트와 명필름이 흥행신기록 작성이라는 목표 아래 의도적인 숫자 조작을 했다고 본다. 강제규필름이 영화인회의와 제작가협회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CJ가 밝힌 <공동경비구역 JSA>의 전국관객 수 583만228명은 지방단매금액을 관객으로 환산한 결과인 반면 <쉬리>의 전국관객 580만4명은 직배관객만 포함된 숫자이다. 영화인회의와 제작가협회는 CJ가 <공동경비구역 JSA> 전국관객 수를 산출한 방식대로 <쉬리> 관객 수를 집계하면 620만9893명이라고 밝혔다. 또한 판매된 비디오 수량도 <쉬리>가 10만5804장, <공동경비구역 JSA>가 9만6천장임이 확인됐다. 반면 서울관객 수는 <공동경비구역 JSA> 251만2525명, <쉬리> 243만1758명으로 <공동경비구역 JSA>가 여전히 많은데 강제규필름은 이 숫자 역시 배급사가 극장과 나누는 수익을 조정해 이룬 결과라고 항의한다. 장기상영에 따른 부율조정은 미국에선 일반적이지만 한국영화에선 거의 없는 일이기 때문. 강제규필름의 문제제기는 대체로 정당하다. 의도가 얼마나 개입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공동경비구역 JSA>가 <쉬리>를 앞지르기 위해 몇 가지 편법을 동원한 혐의가 있기 때문. 하지만 관행대로 서울관객 수를 흥행기록의 잣대라 여긴다면, 부율조정을 했더라도 <공동경비구역 JSA>를 ‘최고흥행작’이라 부르는 게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 건 아니다. 물론 흥행수익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쉬리>가 서울이건 전국이건 최고흥행작이다. 문제는 전국관객 수와 흥행수익 집계가 여전히 주먹구구식이라는 데 있다.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는 공통의 잣대가 없기 때문에 이같은 말썽이 생길 소지는 늘 있었다. 전국 통합전산망이라는 해결책이 있지만 언제 이뤄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영화인회의와 제작가협회는 “통합전산망 시행 이전에는 직배를 통한 관객동원 수를 기준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남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