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형 감형, 사회에서 1주일 특박. 금박 우승컵 대신 제한된 자유의 단꿈을 걸고 희한한 축구대회가 열린다. 이름하여 ‘제1회 교도소 월드컵’. 유엔인권위원회가 주재하는 이 대회에 나갈 한국대표 선발 16강전에 원주교도소도 뽑기로 참가하게 된다. 궁금한 것은 꼭 물어보고야마는 공갈협박범 ‘질문’, 종교단체만 전문으로 털어온 ‘종교’, 제비족 출신답게 발재간이 능란한 전과 3범 ‘발바닥’, 9년째 복역중인 사형수 ‘빵장’ 등 도합 75범의 전과를 자랑하는 재소자들로 ‘희망팀’이 급조되고, 전직 선수였던 교도관의 지휘 아래 좌충우돌 축구시합을 벌인다. 월드컵이란 소재를 내세우고 있긴 하지만, <교도소 월드컵>의 주공격수는 축구가 아니라 교도소의 인간군상이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방성웅 감독은 실제 원주교도소에서 복역했던 재소자들을 만나 철문 안의 삶에 귀기울였고, 절망에 익숙한 곳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로 피워내고자 했다. 상대팀의 식중독과 패싸움, 매수된 동료의 배신을 거치며 고지를 향해가는 희망팀의 코믹한 행보는, 가족에게 외면당하면서도 꾸준히 집으로 편지를 보내는 ‘꼰대’의 사연처럼 끈끈한 사람냄새와 소박한 희망을 함께 담아보일 예정이다.
황혜림 기자 blaue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