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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평앞에 장사없다
2001-04-23

장이모 감독의 <신복시광>, 재촬영·재편집 거쳐 재개봉

장이모 감독의 <신복시광>, 재촬영·재편집 거쳐 재개봉

지난 3월23일 광저우(廣州)에서 장이모 감독의 <신복시광>(辛福時光>이 재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설 연휴에 맞춰 전국 개봉을 했던 국내 버전과 나중에 재촬영과 편집을 거친 해외 배급용 버전이 그것이다. 덕분에 광저우 시민들은 중국 내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수출용 <신복시광>을 보게 되는 행운을 누렸다.

무옌(莫言)의 소설을 각색한 <신복시광>은 일종의 블랙코미디다. 한 뚱뚱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 주인공이 결혼자금을 위해 낡은 차를 개조하여 ‘신복시광’이라고 이름짓고 젊은이들의 연애장소로 사용하게 한다. 그러던 중 사랑하는 여자의 집에서 전 남편에게서 남겨진 맹인소녀를 알게 되고, 소녀를 싫어하는 여자의 부탁으로 결국 ‘신복시광’으로 데려오게 된다. 오갈 데 없는 소녀를 불쌍히 여긴 공장 동료들은 그녀를 위해 안마실을 만들어 주고, 그곳에서 맹인소녀는 삶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게 된다.

<신복시광>은 촬영 전부터 중국인의 많은 관심이 쏠렸다.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여배우를 모집했으며 전국에서 수천명의 소녀들이 참여했다. 게다가 감독이 공리, 장쯔이 등 중국 최고의 여배우들을 배출해 낸 장이모였던 만큼 그 열기 또한 대단했다. 장이모 감독은 전국 개봉에 맞춰 15개 도시를 배우들과 함께 순회하면서 관객과의 만남을 갖기도 했다. 촬영 전부터 요란했던 영화는 개봉하자 더 요란해졌다. 감독과 배우들이 개봉에 맞춰 전국을 순회하며 영화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이곳저곳에서 최악의 평들이 쏟아져나왔다. 매스컴들은 ‘장이모 죽이기’에 함께 참여한 듯 그에 대한 악평에 열을 올렸고 관객 또한 불분명한 결말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신복시광>의 재촬영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의 이러한 혹평들이 해외배급에 영향을 주리라는 투자자들의 생각과 감독 자신의 결정에 의해 1월 중순 재촬영을 위해 모든 스탭들이 대련으로 떠났다. 사실 감독 자신은 이전의 결말을 더 좋아한다고 했지만 관객이 가장 불만이었던 부분 또한 그 결말이다. 재촬영 뒤에 결말이 많이 바뀌었고 상영시간도 6분 정도 늘어났다. 이전에도 개봉 뒤 관객의 반응이 좋지 않아 다시 편집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시나리오를 바꾸고 재촬영을 해서 개봉을 한 경우는 장이모가 처음이다.

사실상 전작 <집으로 가는 길>의 흥행과 비교해볼 때 비슷한 수의 관객 동원이었지만 이전의 설 연휴 개봉영화들과 비교하면 아주 저조한 흥행률이다. 중국의 일류 희극배우와 스타들이 출연하였고 장이모라는 감독의 명성으로 볼 때 이것은 분명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이었다. 그것을 만회라도 하듯 현재 장이모 감독은 <영웅>(英雄)이라는 무협영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시나리오 작업이 한창이다. 주연배우로는 장만옥과 양조위, 장쯔이와 이연걸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베이징=김필정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