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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
2001-04-18

“나의 영화들이 겉으로 진중한 주제를 다룬다해도 영화찍는 즐거움이 그 안에 녹아들어가 관객에게 드러나기를 바란다. 꼭 스펙터클이 펼쳐지는 구경거리가 아니더라도 인생이 힘들 때 즐거움이 될 수 있는 영화가 돼야한다는 걸 염두에 둔다.”

`누벨바그의 어머니'로 불리는 프랑스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73)가 제3회 서울여성영화제가 마련한 `아녜스 바르다 특별전' 행사를 계기로 방한해 16일 서울 동숭동 하이퍼텍나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1962년작)에서 영화의 시간을 실제 시간과 똑같이 찍고 편집하는 등 바르다는 여러가지 형식실험으로 영화의 폭을 넓혀왔지만 국내에는 텔레비전에서 와 <행복>(1964) 등 2편이 방영됐을 뿐이다. 한국에 처음 왔다는 바르다는 “내 영화를 본 관객이 한국에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이번에 내 영화가 상영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에 상영되는 그의 최근작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2000)는 파리의 시장 상인들이 문을 닫고 청소부가 청소하기 전까지 시장바닥에 떨어진 곡식이나 과일들을 줍는 사람들을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이제는 정치, 철학, 사회문제 등 한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큰 주제보다 한사람 한사람에게 다가가 어떤 느낌을 나누고 연대감과 동지애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등 초기작들에 대해 “나이 들면서 갖게된 가벼움에 대한 관심이 그 영화들에는 담겨있지 않다”고 말했다. 남편이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자 자살하고 마는 부인을 그린 <행복>에 대해서는 “행복, 사랑에 대해 당시의 틀에 박힌 사고를 깨야한다는 생각에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직업적으로 영화를 찍기보다 뚜렷한 영감이나 강력한 동기가 있을 때만 영화를 만들며 그런 게 없다면 안찍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는 바르다는 “내가 새로 만드는 영화에 대해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지 말고 꼭 `최근 작품'이라고 불러달라”며 웃었다.

임범 기자ism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