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만 해외로 가는 게 아니다. 감독도 간다. 이미 <박하사탕>이 칸, 카를로비 바리 등의 해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국제무대를 주름잡은 바, 이창동 감독도 당분간 국내에서 보기 힘들 것 같다. 이창동 감독은 4월19일부터 29일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뒤 <박하사탕>의 감독 자격으로 샌프란시스코영화제로 날아간다. 게다가 6월9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상하이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 요청을 수락한 상태. <박하사탕> 이후 신작소식이 뜸했던 이창동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다음 영화는 <오아시스>(가제). <초록물고기>나 <박하사탕>처럼 복잡한 서사구조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가련하고 추악한 남녀의 사랑”을 단순하게 그려내겠다는 <오아시스>는 주인공으로 <박하사탕>의 설경구, 문소리를 염두에 두고 있긴 하지만 아직 시나리오가 완성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변동 가능성도 있다. “6월까진 쓰기로 했는데 어려울 것 같고, 겨울이 배경이니까 11월부터는 촬영에 들어가야 할 텐데…. 일단은 숙성과정이에요. 뱃속에 든 아기나 마찬가지여서 어차피 나를 닮기는 하겠지만 어떻게 생겼는지는 미리 말하기 어렵겠네요.” 아! 그 아이, 빨리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