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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FF #4호 [프리뷰] 스즈키 루야 감독, '진세이'
글 정재현 2026-09-07

<진세이> Jinsei

스즈키 루야 | 일본 | 2025년 | 93분 | 프리스타일

9.7 제천문화극장 7관 16:00

제목이 ‘인생’(じんせい)이어서일까. <진세이>는 ‘예측불허’라는 4음절로 요약 가능한 애니메이션이다. 우선 주인공의 궤적이 좋은 의미로 상식을 벗어난다. 100년을 사는 주인공은 이름도 정체성도 다양하다. 1994년, 불의의 사고로 조실부모한 신생아 세찬은 이날부터 ‘무명의 인생’을 살 것 같다는 직감을 한다. 2007년과 2010년 음울한 소년기를 보내던 중 2015년 가문의 대를 이어 J팝 아이돌로 데뷔하고, 2025년 괴담의 당사자가 되더니 2035년 스크린 스타의 삶을 오간다. 그러더니 2050년, 전 지구에 종말이 닥친다. 그리고 주인공은 청부살인, 지진, 전쟁 등으로부터 2095년까지 생존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한 장면 같은 결말을 완성한다. 이토록 변화무쌍한 영화 속 주인공은 한 시퀀스 내에서도 앞뒤가 들어맞지 않는 행동양식을 보인다. 다만 그의 비행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 영화가 주인공이 감정 불구의 상태에 이를 수밖에 없는 사연을 서사 내에 촘촘히 매설해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캐릭터와 장면 사이 모호한 연결고리는 이 작품의 흠이라기보다 의도적으로 열어둔 여백이며 작품이 추구하려는 미학을 동조하는 수단이다. 이 모든 이야기가 스즈키 류야 감독이 18개월간 홀로 연출, 각본, 작화, 스코어 작곡을 해낸 애니메이션에 담겼다. 특히 오프닝 시퀀스에 주목해보자. 영화 전반에 몽타주 시퀀스가 인상적으로 쓰였지만, 작중 1994년에 해당하는 오프닝 시퀀스는 영화 속 세계에 단번에 진입하도록 만드는 감정의 핵을 지녔다. “아키 카우리스마키가 연출한 듯한 <업>의 리메이크”라는 평이 과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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