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가 개봉하는 7월15일, 또 다른 혼종의 영화가 극장에 당도한다. <지구 최후의 여자>는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다. 지구 멸망을 다룬 SF, 영화의 역사를 훑는 메타 영화, 고통을 함축한 뮤지컬, 독립영화판을 찌르는 블랙코미디, 서로 다른 두 남녀의 로맨스까지.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이렇게나 장르가 다양할 수 있었던 건 주인공이 영화인이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 구한아(염문경)와 송철(이종민)은 같은 영화제작 강좌를 듣는다. 철은 한아에게 여성 시각이 부족한 자신의 시나리오를 함께 보완하자고 말한다. 한아는 자기 작품에 “남성 혐오”라는 평가를 내렸던 철의 제안이 달갑지 않다. 그러나 유일하게 의미 있는 피드백을 건넨 사람이자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같고, 무엇보다 대화를 나눌수록 묘하게 통하는 그와 협업하기로 한다.
<지구 최후의 여자>를 보는 관객의 뇌파를 측정한다면 쉴 새 없이 요동치는 그래프가 나올 것이다. 끊임없이 바뀌는 장르를 따라 어리둥절해하다가, 어느샌가 웃고, 때론 화냈다가 끝에 가선 희망을 품을 것이다. 2026년 경기인디시네마의 두 번째 배급 지원작 <지구 최후의 여자>의 개봉을 앞두고 이 작품의 감독이자 배우인 염문경, 이종민을 <씨네21>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어디서부터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난감한 영화라 일단 스틸컷을 펼쳤다. 하나같이 개성 강한 스틸컷과 그에 얽힌 두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지구 최후의 여자>가 더욱 궁금해질 것이다.
*이어지는 글에서 염문경, 이종민 감독 겸 배우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