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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추억을 줍는 영화 - <쓰레기 줍는 법사> 배우 조시 호, 이만 타헤리, 프로듀서 콘로이 찬
남선우 사진 오계옥 2026-07-16

이만 타헤리, 콘로이 찬, 조시 호(왼쪽부터)

폭우가 쏟아지는 골목, 누추한 차림의 여자가 바닥에 떨어진 오렌지를 주우려 손을 뻗자마자 발목까지 핏물이 차오른다. 사물에 깃든 혼을 꿰뚫어보는 란(조시 호)의 일상은 이런 식이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탄의 목소리를 어쩌지 못해 각종 폐물을 이고 지고 사는 그는 범죄 현장에도 자주 이끌린다. 결국 경찰을 도와 연쇄살인사건까지 파헤치게 된 란은 홍콩을 대표하는 장르영화 감독 형제인 팡 브러더스가 배우 조시 호를 위해 구상한 캐릭터다. 아시아와 할리우드를 오가며 연기해온 조시 호가 한 토크쇼에 출연해 팡 브러더스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팡 브러더스가 화답해 조시 호와 그의 남편인 프로듀서 콘로이 찬을 찾아왔다. 그 만남이 <쓰레기 줍는 법사>의 시작이었다. 조시 호 배우는 두 감독으로부터 작품의 컨셉을 처음 듣던 날을 떠올리며 농담을 던졌다. “나를 이렇게까지 더럽히고 싶어 했다니! 쓰레기산 앞을 돌아다니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인간성에 주목하는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든 등장인물의 방향성을 연구했다.”

이 밖에도 무수한 인연이 <쓰레기 줍는 법사>를 완성했다. 콘로이 찬 프로듀서는 팡 브러더스의 출세작 <방콕 데인저러스>(1999)의 외국어 자막을 제작하며 오랜 시간 형제와 안부를 주고받아왔는데, “20년 만에 맞춤형 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되었다”. 주치의로서 조시 호, 콘로이 찬 부부와 가깝게 지낸 이란 출신 의사 겸 인플루언서 이만 타헤리도 부부에게 배우라는 오랜 꿈을 들킨 덕분에 첫 영화 출연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란을 불신하는 경찰서장 역을 맡았다. “분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매일 세트에 나와 내가 앉아야 할 책상을 노려보며 연습했다. 조시 호 배우와 콘로이 찬 프로듀서가 현장에서 숙지해야 할 것들을 속성 과외해주는 등 매우 큰 도움을 받았다.”

세 사람은 무엇보다 <쓰레기 줍는 법사>가 홍콩 색채를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내 축축한 습기로 가득한 배경부터 그러하다. “주인공 란 또한 아주 전형적인 ‘홍콩 걸’로 표현하고 싶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낙천적인 소녀들 말이다. 그 에너지의 원천을 보여주기 위한 속편도 준비하고 있다.” 조시 호 배우가 귀띔하자 콘로이 찬 프로듀서도 덧붙였다. “관객이 이 작품을 보며 홍콩영화가 번성하던 시기를 향한 향수를 느꼈으면 했다. AI 영상이라고는 존재하지 않았던 80, 90년대의 레트로 감성을 바란 것이다.” 이주민인 이만 타헤리의 시선은 어떨까. “경찰서장이 작은 제단 앞에서 기도하는 장면도 내게는 새로운 문화로 다가왔다. 아, 그리고 절대 쥐 떼를 잊어서는 안된다. 영화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옛날 홍콩 거리에는 쥐가 정말 많았다!” 자신 역시 그 이상한 냄새를 기억한다며 웃어 보인 콘로이 찬 프로듀서가 말했다. “그래서 이 영화를 2026년에 보는 것이 더 특별할지 모른다. 과거 홍콩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현재의 영화에 한국 관객도 공감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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