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저택 ‘워더링 하이츠’에서 지내는 캐시는 부친이 술김에 데려온 거리의 소년 히스클리프와 가까워진다. 두 사람은 단짝이자 연인처럼 폭풍 사이를 쏘다니며 성장하지만 가세가 기울자 어른이 된 캐시(마고 로비)는 부유한 이웃 남성과의 결혼을 고민한다. 에밀리 브론테의 원작에서 워더링 하이츠는 휘몰아치는 감정과 관계들, 서사가 지닌 힘까지를 관통하는 워딩이다. <폭풍의 언덕>은 그 감각을 직관적으로 전하려는 듯한 작품으로 에머럴드 퍼넬 감독의 일관된 연출 스타일이 짙게 풍긴다. 시작부터 죽음과 정욕을 포개놓는 영화는 캐시와 히스클리프(제이컵 엘로디)의 관계를 서로 상처 입히며 더 강렬해지는, 정서적으로 상호 가학-피학적인 것으로 해석해 그 지점을 파고든다. 화려하고 그로테스크한 시청각적 묘사에 비중을 두고 주변 인물들도 영화의 미학에 맞추어 단순화한다. 고전 악기를 접목한 인더스트리얼풍 O.S.T 에 영화가 추구하는 분위기가 실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