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김종우 한국 정치만의 특수한 사건이 아닌, 보편적 이야기로 받아들이더라. 영화에 2024년 12월 3일뿐만 아니라 1980년 5월의 광주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해외 관객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알 리가 없지 않나. 그런데 시차를 두고 한국에서 반복된 역사를 보며 다들 각자의 고국에서 지금 벌어지는 정치 현실에 빗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푸티지를 보며 이탈리아 관객은 무솔리니를, 독일 관객은 히틀러를 이야기했다. 앞으로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질문하는 관객들도 많았다.
김신완 우리는 방송국 PD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직접적인 리액션을 접할 기회가 드물다. 그런데 상영이 끝나고 극장의 불이 켜지는 순간, 관객들의 상기된 표정을 보게 됐다. 로테르담의 관객들도 12월 3일 현장에 있던 사람이 지을 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12·3 비상계엄이 발생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 편의 <PD수첩> 다큐멘터리(<긴급취재: 서울의 밤, 비상계엄사태> <긴급취재: 서울의 밤2 내란국회> <긴급취재: 서울의 밤3 탄핵 대통령>)가 방송됐다. 심지어 앞의 두 다큐멘터리는 12월 5일과 7일 긴급 편성됐고. 급박한 사이클로 방송을 완성한 아쉬움이 영화제작까지 이어졌다고 봐도 될까.
김신완 속보로 보도되던 12월 3일 그날은 돌아보면 다양한 함의가 저변에서 교차 중이었다. 이걸 한길로만 표현하고 끝내자니 아쉽고 답답했다.
김종우 사실 나는 12월 3일 밤 국회 취재가 꽤 재밌었다. (웃음) 물론 공포 또한 느꼈다. 시간이 좀 지나지 않았나. 요즘 여전히 진행 중인 수사 결과에 비상계엄의 의미를 결합해 새로운 의제를 도출하려는 콘텐츠가 빈발한다. 그런데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어차피 그날과 관련한 정보는 계속 보도될 거고, 여러 정황을 모아 사건을 입체적으로 해석하려는 평론과 저널리즘도 늘어날 터다. 그럴수록 비상계엄 당일의 본질을 파고드는 시간이 절실하다. 우리 영화가 12월 3일에만 집중하는 이유다.
- 영화는 국회의사당 내부는 물론 국회 바깥에서 군인, 경찰에 맞서며 본회의가 속개될 수 있도록 힘쓴 시민들을 조명한다.
김신완 그날 국회로 달려온 사람들의 스펙트럼이 정말 다양했다. 무서움에 떨던 자, 최대한의 용기를 낸 자, 그 급박한 상황에 아무렇지 않게 “나 오늘 야근하느라 늦는다”라고 통화 중인 기자도 있었다. (웃음) 하지만 그렇게 태연했던 이들조차 무장한 군인과 경찰이 들이닥치자 한마음 한뜻으로 몸을 던져 폭력을 막아냈다. 그리고 현장이 잠잠해지면 각자 자신의 일을 했다. 이처럼 하나의 사건 앞에 다양한 반응이 한데 공존하는 형국이야말로 카오스라는 생각이 들더라. ‘민주주의의 승리’와 같은 수사로 도식화하기 이전에, 12월 3일의 복잡한 현실을 관객들이 정밀히 들여다보길 바랐다.
김종우 나는 어떤 사건을 담론화하는 걸 즐기지 않는다. 또 굉장히 냉소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그날 국회에서 소득이 없을 수도 있는 싸움을 위해 투쟁하는 시민들을 보니 마음이 절로 뜨거워졌다. 그 불특정 다수의 이타성을 이 영화를 통해 한번 더 찾아내고 싶었다.
김신완 뉴스조차 포커스아웃했던 이들의 편람을 <서울의 밤>으로 다시 마주하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