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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까슬하지만 천진하게, 배우 하야시 유타

SHUTTERSTOCK

하야시 유타의 얼굴은 신기하다. 좋은 의미에서(positive). 청춘의 무모함과 경쾌함, 발랄함과 귀여움을 담은 얼굴. 하지만 동시에 끝이 안 보이는 바닥에 닿은, 그러니까 세파에 질리도록 시달린 이가 품은 척박함을 뿜어낸다. 이건 단순히 생김새에서 오는 느낌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때로 아이처럼 장난스럽고, 때로 버려진 짐승처럼 불안한 그 눈빛에서 오는 것일까? 혹은 뿌루퉁한 입과 조심스러운 걸음걸이에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의 양가적인 얼굴이 그를 여러 영화에 안착시키며 다채로운 순간을 빚어낸다는 점만은 확실한 것 같다.

2026년 1월에 개봉하는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에서 하야시 유타가 연기하는 마모루는 누군가의 집에 도착해 짐을 정리한다. 무거운 공기에 위축돼 터벅터벅 몸을 옮기면서도, 이리저리 뒤적이며 값나가는 물건을 찾는 묘한 몸짓. 그는 별말 하지 않고도 오로지 실루엣을 통해 이 기묘한 순간의 질감을 표현해낸다. 영화에서 그는 꽤 많이 걷고, 뛰고 또 넘어진다. 혹은 때때로 그저 멀뚱히 서 있다. 이런 장면들은 몸을 잘 쓰는 하야시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단순한 움직임을 통해, 그는 마모루의 지난날을 예감케 한다. 하야시는 이 영화에서 함께 연기한 기타무라 다쿠미, 아야노 고와 함께 202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부산 어워드’ 배우상을 받았다.

그런 이유에서 하야시 유타가 소라 네오 감독의 <해피엔드>에 출연한 것은 썩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 할 수 있다. ‘동선의 영화’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작품에서 길을 배회하고 친구들과 몰려다니는 행위는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야시가 연기한 아타는 감시 카메라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서 장난스럽게 욕을 던진다. 이때 그의 몸짓은 무미건조하게 재생되는 화면의 표면을 희롱하며 영화에 활기를 불러일으킨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국내 관객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두편의 영화에서 하야시 유타는 양면적인 마스크와 섬세한 몸의 언어를 결합해 새로운 인물을 주조한다. 해맑음과 거침이 동거하는 그의 내면은 인물들과 만나며 생동하는 삶을 만들어낸다. <해피엔드>에서 껄렁대며 복도를 거닐던 그의 몸은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에서 도망치고 부딪치며 또 다른 세계로 건너간다. 이 과정을 연기의 확장이라 불러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신체를 통해 영화적 진실을 발화하는 것이 배우의 일이라면, 하야시 유타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그 길을 걷고 있다.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

영화

2025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

2024 <해피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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