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주디와 닉의 관계
<주토피아 2>에서도 닉과 주디는 주연으로서 서사를 이끈다. 바이런 하워드 감독에 따르면 “이번 영화의 주제는 파트너십”이다. 더불어 두 캐릭터가 “이전과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이면서 새로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도록”(재러드 부시 감독) 연출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키라 레토마키 헤드 애니메이터는 상황에 대처하는 주디와 닉의 차이를 더 강화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한다. “모든 것에 무심한 듯 여유롭고 약삭빠르게 행동하는 닉과 늘 긴장해 있으면서도 성취욕이 강하고 언제나 120%를 쏟아붓는 주디의 긍정적인 태도를 대비시키려 했다.” 애니메이터들이 실시간으로 동물을 연구할 수 있도록 제작진은 토끼 등 동물들을 스튜디오로 데려와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파충류 ‘게리’, 편견을 넘어서다
이번 작품에선 67종의 동물, 178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 중 주목해야 할 것은 뱀 캐릭터 게리다. 제작진은 속편의 서사를 확장하며 ‘왜 첫 번째 영화엔 파충류가 등장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1편에서는 포식자와 피식자라는 주제를 다루느라 포유류만 등장시켰지만 사실 초반부터 파충류와 반수생동물 또한 염두에 두고 있었음”(바이런 하워드)을 상기한 뒤 제작진은 구체적으로 게리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게리의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였던 애덤 그린은 뱀에 관한 기존의 편견을 깨트리는 것을 주요하게 여겼다. “보통 뱀은 무섭거나 거부감을 주는 이미지가 강한데, 우리는 그 이미지를 깨뜨리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뱀은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기 까다로운 대상 중 하나라 애니메이터들이 다루기 쉽도록 캐릭터를 설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애니메이터들은 스튜디오에서 직접 뱀을 관찰하면서 꼬리를 손 대용으로 활용하는 등 뱀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방법을 찾아갔다. 또한 뱀인 게리의 비늘을 유려하게 그려내는 것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숙제 중 하나였다. 애니메이터들은 ‘프레스토’라는 소트프웨어 프로그램을 활용해 게리의 몸을 따라 비늘이 위아래로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정했다. 결과적으로 게리의 머리에는 448개의 비늘, 복부에는 160개의 비늘, 그리고 등에는 무려 2392개의 비늘이 세밀하게 구현됐다.
육지와 물속을 오가는 비버 ‘니블스’
신선한 캐릭터 중에선 니블스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니블스를 맡은 벤슨 셤 슈퍼바이징 애니메이터는 실제 비버를 연구하는 것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레이디와 트램프>등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비버 캐릭터를 참고하거나 자연다큐멘터리를 통해 비버의 습성과 행동을 연구했다. 가령 비버는 팔과 손을 가슴쪽에 가깝게 붙이는 습성이 있는데, 그런 특징을 의인화해 설득력을 더했다. 물속을 편하게 여기는 비버는 헤엄칠 때에는 움직임이 유연한 반면, 땅 위에서는 두발로 걷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뒤뚱거린다. 이런 특성도 니블스의 매력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주토피아 2>에선 각 캐릭터의 슈퍼바이저들이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 현장을 참관했다. 니블스를 연기한 포천 페임스터는 “코미디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연기했고 덕분에 니블스 캐릭터에 독특한 리듬감이 더해졌다.”(벤슨 셤) 포천 페임스터가 온몸을 사용해 연기하기 때문에 “녹음실에서 그녀의 입 모양이나 손짓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캐릭터의 표현이 훨씬 풍부”해졌다고 벤슨 셤 애니메이터는 전했다.
테마파크처럼 조성된 새 공간, ‘습지 마켓’
파충류를 포함해 등장하는 동물들이 다양해진 만큼 이들이 거주하는 ‘주토피아’ 도시 내의 구역도 다양해졌다. 재러드 부시 감독이 ‘반수생 포유류들이 사는 동네’라는 아이디어를 먼저 내놓았고, 코리 로프티스 프로덕션디자이너가 ‘습지 마켓’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함께한 리메이 시에 환경 아트디렉터는 습지 마켓은 늘 분주하고 활기가 넘치는, 수생동물이 즐겁게 생활하면서도 여러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자 했다. “재러드 부시 감독과 코리 로프티스 디자이너가 습지 마켓을 워터파크처럼 상상해보라고 했는데, 실제로 과거에 테마파크를 디자인한 경험이 있어 무척 기대가 됐다.” 이들은 습지 마켓의 건물, 배가 건물 사이를 드나드는 방식 등을 다채롭게 디자인했다. 특히 워터 튜브는 “반수생 포유류들이 이동하는 일종의 지하철 시스템”(코리 로프티스)으로 구상해 다양한 동물들이 오갈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