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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는 컬러풀한 미래로 간다, ‘우먼 인 포커스’ 대담 참석한 배우 가가연, 장균녕, 림여희
남선우 2025-11-20

양천패, 가가연, 장균녕, 림여희(왼쪽부터).

다재다능한 대만 배우들이 2025 TCCF 개막 첫날 한자리에 모였다. <상견니>로 한국에서도 사랑받아온 가가연, <만천과해>로 중화권에서 큰 흥행을 거둔 장균녕, <타이완 크라임 스토리즈>로 글로벌 OTT의 문을 두드린 림여희가 그 주인공이다. 80년대생 동년배인 이들은 연기를 넘어 집필과 제작에 도전 중이라는 공감대 아래 영화계에서 여성으로 생존해온 소회를 나눴다.

먼저 프로듀서이자 매니지먼트사 대표인 장균녕은 어떻게 이처럼 여러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냐는 사회자 양천패의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고백했다. “서른이 되면 은퇴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러다 마흔이 되었다. 역시나 은퇴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때 나와 같은 걱정을 하는 동료 배우들을 위해 기획사를 운영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는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작품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유도 비슷하다며 불안이 가져다준 기회들을 되새겼다. “배우로서도 새로운 캐릭터를 맡을 때마다 불안하다. 프로듀서, 매니지먼트사 대표로서도 늘 불안하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불안을 겪을 때마다 나의 관점은 넓어진다. 연기자로서 순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다양한 위치에 설 때마다 정신적인 균형 감각을 회복하기도 한다.”

얼마 전 소설을 출간한 가가연도 끄덕였다. 어린 시절 학교에 그림일기 과제를 제출할 날만을 기다렸을 만큼 오랫동안 글쓰기를 좋아했다는 그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모바일앱을 이용해 가벼운 메모부터 에세이, 영화 감상문 등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작업이 연기와 맺는 관계를 설명했다. “소설을 쓰는 동안 내가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창조되었는지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한 인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가 어떤 가정에서 자랐는지, 어떤 사건을 겪어왔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배우가 신경 써야 할 지점을 작가로서 다시 한번 파악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꿈을 글감으로 삼길 즐긴다는 가가연은 올해 3월 발표한 첫 소설 <몽유기>의 비화도 소개했다. “나는 언제나 컬러풀한 꿈을 꾼다. 편집자에게 내가 꾼 꿈을 토대로 이야기를 발전시켜보라는 제안을 받고 카페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써내린 결과물이 <몽유기>다. 다음에는 가상현실과 같은 논쟁적인 소재도 다루고 싶다.”

항공 승무원에서 배우로, 최근에는 사회학 전공 대학원생이자 유명 팟캐스트 호스트로 활약 중인 림여희 또한 학문이 가져다준 배우로서의 전환점을 의식하고 있었다. “논문을 읽는 것과 대본을 읽는 것은 다르다. 그러나 공부를 통해 사회적 맥락을 알게 되면 이야기도 더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드라마화된 소설 <노멀 피플>도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지 않나. 나는 여성배우로서 주도적인 캐릭터를 맡을 기회가 적어 스스로 뒤처지고 있다고 느꼈기에 일부러 바쁘게 지내왔다. 그러다 학교에도 다시 간 것인데 오히려 예술과 연기를 지속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풍부한 경험 자체를 연기의 동력으로 삼는다는 림여희는 곧 리얼리티 쇼의 진행자로서 시청자들 앞에 설 것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장균녕과 가가연도 다가올 새해 계획과 바람을 말했다. 장균녕은 팬데믹 때부터 대본을 준비한 연극을 현재 제작 중이며, 투자자를 잘 만나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가가연은 몇편의 영화 출연을 예정하고 있으며, 직접 단편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언젠가 장편 시나리오도 완성하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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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TAIC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