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탐정 김전일> 대 <명탐정 코난>. <슬램덩크> 대 <드래곤볼>. <이누야샤> 대 <원피스>. 전자만 고르는 소년과 후자만 고르는 소년은 서로 맞는 게 하나도 없다며 투닥거리지만, 속으로는 알고 있다. 각 만화의 매력을 견주며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는 서로밖에 없음을.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 작품 <피터팬의 꿈>(2020)으로 주목받은 엄하늘 감독의 첫 장편 <너와 나의 5분>은 그런 간극을 파고든다. 평상시엔 흐릿하다가도 단숨에 선명해지는 고등학생들의 마음을 건져내기 위해서다. 밤이 깊을수록 별이 반짝이는 것처럼, 2001년 대구 수성구라는 배경도 아이들의 뒤를 받친다.
그 앞에 선 배우 심현서와 현우석은 촬영 전부터 사투리 수업을 들으며 가까워졌다고 한다. 그들이 연기한 경환과 재민 또한 일본 가요를 매개로 친구가 되었다. 익숙한 말씨에서 벗어나며 거리를 좁힌 두 사람은 그들만의 언어를 찾아내기 마련이다. 눈짓, 손짓, 그리고 발짓까지 동원해 미묘한 소통을 이어가는 경환과 재민이 ‘5분’만으로 충만해졌듯, 심현서와 현우석도 <씨네21> 스튜디오에서 마주치자마자 지난 시간을 돌이킬 수 있었다. 그 틈에 끼어들어 21세기 초입의 플레이리스트를 되감았다.
*이어서 배우 심현서와 현우석과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