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우주가 수학으로 설명된다고 믿는 형주(정다민). 그러나 정작 수학은 그의 삶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확률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어머니의 죽음에, 형주는 아버지 민규(곽민규)를 오류로 설정한다. 충격적인 유전자 검사 결과 그의 믿음은 더욱 굳건해지고, 외로움에 사로잡힌 형주는 어머니가 남긴 단서를 따라 친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수학영재 형주>는 유전병으로 어머니를 잃은 고등학생의 성장 서사를 그린다. 어린 나이에도 비관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형주는 차가운 ‘천재’ 캐릭터의 전형을 따르면서도 사춘기 소년 특유의 풋풋함을 간직하고 있다. 수학 개념을 활용한 메타포가 반복해서 등장하지만, 정교한 공식처럼 짜임새 있게 설계되지는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오히려 경상도의 청명한 풍경과 레트로 감성이 빚어내는 소소한 분위기가 영화가 지향하는 정서와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