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고 화려한 국악 사운드와 신나는 힙합 비트의 유려한 결합. 신라 화랑을 연상시키는 굳건한 남성과 경주를 둘러싼 노랫말까지. 2025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의 종합대상을 수상한 <꽹>은 3분가량의 뮤직비디오다. 올해 대상을 수상한 <걸리버 율도국 이야기>의 공동 연출자이기도 한 에임즈 미디어 소휘수 대표는 주우성 실장과 APEC 특별 부문으로 참가했다. 메인 키워드는 '경주, APEC, 신라'. 역사와 전통이 지닌 고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역동적이고 젊은 무드를 불어넣었다. "에이펙과 경주. 두 키워드를 고려할 때 한국 색깔을 선명하게 입힐 수록 기획 의도가 명확해질 거라 생각했다. 다만 정체된 과거의 느낌이 아니라 글로벌하고 유연한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콘셉트가 중요했다." (소휘수 대표)
이 과정에서 챗GPT, 미드저널, 클링, 구글 VEO3, 수노 등 다양한 AI 툴을 활용했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기간은 단 3.5일. 짧은 기간에도 종합대상에 이르는 작품을 완성할 수 있던 건 다양한 AI 툴의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하고, 교차 활용으로 아쉬운 점을 보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AI로부터 편리함의 혜택만을 누린 것은 아니다. 가사를 집필하거나 음악을 생성할 때 AI가 제안한 것을 바탕으로 심미성을 판단해야 했고, 중국 동양풍 이미지 범람 속에서 한국적임에 가장 가까운 결과물을 선별해야 했다. 수행은 AI가 하지만 판단과 결정은 오직 연출자의 몫인 셈이다. 실제로 <꽹>의 노래도 3곡가량을 더하고 합친 결과다. "'코리아 트래디션'을 설정하면 단번에 국악 사운드가 나오지 않는다. 중국, 홍콩, 태국 등 온갖 아시아 문화가 뒤섞여서 실제 국악 콘텐츠를 가져와 학습시켜야만 했다. 북, 장구 등 전통 악기의 소리도 모두 일일이 조합한 것이다. 결국 한 끗을 정리하는 건 사람이다."(주우성 실장)
이토록 다양한 AI 툴을 활용해보면서 경험의 영토를 확장하기도 했다. 20여 종의 툴을 오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개선하여 필요 기능을 한곳에 모은 '에임즈 AI' 프로그램을 완성한 것이다. 작업 효율을 높이는 게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기본 목적이라면 에임즈 AI는 그 목표에 충실한 패키지라 할 수 있다. 이미지 편집부터 영상 생성까지 모두 한 툴에서 작업할 수 있다는 특장점을 지녔다. 앞으로 기업 고객(B2B)을 대상으로 상용화할 계획도 있다.
AI와 예술 창작이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콘텐츠 소비자에 가까웠던 내가 음악부터 영상까지 직접 시도하고 창작해 볼 수 있던 것은 AI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스스로 만들고, 듣고 싶은 노래를 작곡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사람들의 감정이나 경험, 취향을 표현할 창의적인 길라잡이가 될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