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하우스의 호러 코미디 <메간>이 속편으로 돌아왔다. 재부팅된 메간에 대적할 만한 AI 아멜리아(이반나 사흐노)가 조카 케이디(바이올렛 맥그로)를 위협하자 그의 이모이자 AI 전문가인 젬마(앨리슨 윌리엄스) 일당이 힘을 합친다. 그 싸움의 규모가 전편에 비해 커지면서 인간과 AI 사이의 감정이 쌓이는 소소한 재미가 감소한 측면이 있다. 공포영화적 연출도 덜하다. 그럼에도 2년 전 밈에 등극한 메간의 춤사위만큼은 한층 진화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상황에서도 메간은 몸을 흔든다. 아니, 절체절명의 순간에 몸을 흔드는 메간 때문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게 바로 이 영화가 챗GPT 시대에 당황하는 인간들에게 선사하는 공감의 몸짓일까? 한과 흥을 두루 갖춘 AI 메간은 엔딩크레딧이 흐르는 동안에도 사지 꺾기를 멈추지 않으니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유쾌한 여운을 만끽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