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인도 뭄바이.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보내도 좀처럼 집같이 느껴지지 않는 도시이지만, 일자리가 있고 돈을 벌 수 있어 고향을 떠난 많은 이들이 모여든다.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프라바(카니 쿠스루티)와 아누(디브야 프라바)는 한집에서 살고 있다. 정략결혼 이후 독일로 떠난 프라바의 남편은 최신식 전기밥솥을 선물하지만 연락이 뜸해진 지 오래고, 아누는 무슬림 남자와 사랑에 빠져 둘만의 공간을 찾기 위해 밤거리를 배회한다. 같은 병원의 요리사 파르바티(차야 카담)는 세입자를 내쫓으려는 악질적인 집주인과 한창 싸움 중이다. 저마다의 그림자를 짊어진 세 여자는 핸드폰 플래시로, 작은 가로등으로, 또는 어둠에 익숙해진 자신의 눈으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다. 일상 전반에 깔린 은은한 사회적 차별에 어느 누구도 정면 돌파하지 않지만 이들의 일상이 그 자체로 저항처럼 보인다. 인도영화 역사상 30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리뷰] 물먹은 까만 별.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희망을 반드시 찾아낸다,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글
이자연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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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얄 카파디아 Payal Kapadia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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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쿠스루티 Kani Kusruti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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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브야 프라바 Divya Prabha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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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야 카담 Chhaya Kad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