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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교함과 안전성을 보유한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 영화 스튜디오, 이랜드건설 헤이리 스튜디오
최현수 사진 최성열 2024-11-15

“한쪽 벽을 뒤덮고 있던 담쟁이덩굴을 싹 걷어냈는데 금세 자라서 다시 벽면을 채우더라.” 이랜드건설 헤이리 스튜디오의 이관수 센터장이 덩굴로 무성해진 스튜디오 벽면을 보며 소탈하게 웃는다. “어쩌면 저 담쟁이처럼 이 스튜디오도 오랜 시간 한국영화의 한 페이지를 가득 메운 것”이라는 그의 고백처럼 이랜드건설 헤이리 스튜디오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간 스튜디오를 거쳐간 영화만 해도 <실미도> <올드보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공공의 적> 등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이름으로 가득하다. 이랜드건설 헤이리 스튜디오의 전신은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시네마서비스가 설립한 아트서비스 스튜디오다. 2003년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 영화 스튜디오로 파주 헤이리마을에 자리 잡은 이후 한국영화와 헤이리마을의 변천사를 함께한 터줏대감이다. “처음 스튜디오가 완공되었을 때만 해도 이곳은 허허벌판이었다. 지금은 스튜디오 부지를 기준으로 프리미엄 아울렛들과 프로방스 마을이 생기면서 거대한 관광지구가 되었다. 더군다나 당시에는 너무 멀지 않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제는 가장 촬영에 용이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이관수 이랜드건설 헤이리 스튜디오 센터장)

설립 당시의 설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이랜드건설 헤이리 스튜디오는 A동 400평, B동 300평, C동 200평 등 총 세동의 촬영 동을 보유하고 있다. 오랜 전통을 지닌 스튜디오지만 이관수 센터장은 “20년 전에 지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견고하고 정교한 건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촬영 동마다 구비된 이중문과 흡음 시설로 방음에 대한 스태프들의 호평이 자자하다고 한다. “한번 문을 닫으면 밖에서 전쟁이 발생해도 모를 정도로 방음이 완벽하다. 스튜디오 설립 당시 호주의 폭스 스튜디오 오스트레일리아를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낼 가격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이관수 센터장)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신식 스튜디오와 달리 철근콘크리트로 건설되어 안전을 자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스튜디오 천고는 12m이며 천장에는 그레이팅이 설치되어 세트 조명 설치가 용이하다. 스튜디오마다 분장실과 화장실, 샤워실 등의 부대시설도 구비되어 있다. 현재는 운영하지 않지만 2층과 3층에는 28개의 숙소 공간이 갖춰져 있다. 주변 인프라가 발달하면서 숙박 시설이 늘어나 지금은 배우들의 대기실로 활용 중이다. 배우들의 대본 리딩을 소화할 만큼 널찍한 회의실에 대한 실이용객들의 만족감도 높다. 취사가 가능한 식당과 200대 분량의 지상 주차장 그리고 45대 분량의 지하 주차장도 갖췄다. “지하 주차장에서 촬영된 액션 장면도 셀 수 없을 정도”라는 이관수 센터장의 설명처럼 스튜디오의 구석구석 역사가 서려 있다. “그간 이 스튜디오에 켜켜이 쌓인 시간이 주는 정서와 역사는 어디에서도 얻기 어려울 것이다.”(이관수 센터장)

‘정통성, 세심한 서비스, 건설사만의 노하우가 강점이다’, 조남진 이랜드건설 헤이리 스튜디오 본부장, 이관수 이랜드건설 헤이리 스튜디오 센터장

조남진 본부장, 이관수 센터장(왼쪽부터).

- 다른 스튜디오와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면.

이관수 우리에게는 유구한 전통이 있다.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정통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다. LA를 방문하면 할리우드의 역사를 상징하는 TCL 차이니스 극장이 그대로 보존되어 영화인들을 반긴다. 칸영화제를 방문해도 뤼미에르 대극장이 위용을 떨치고 있다. 결국 역사와 전통을 얼마나 잘 간직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랜드건설 헤이리 스튜디오는 모든 영화인의 고향이다.

조남진 지난 20년간 수많은 한국영화가 여기서 제작되었다. 현재 지자체별 스튜디오 분포를 살펴보면 경기도 파주시가 수도권 전체에서 약 31%, 총 6만3400평을 운영하고 있다. 파주에 집중된 스튜디오 중 가장 먼저 삽을 뜬 곳이다. 스튜디오를 거쳐간 무수히 많은 제작부 스태프들이 지금 한국영화의 무대연출과 세트 제작에 선봉장으로 계신다. 스튜디오가 지닌 유산이 가장 중요하게 다가온다.

- 영화 제작자로 오랜 경력을 쌓아온 만큼 스튜디오 운영에서 보이는 시야가 남다를 것 같다.

이관수 영화 제작업에 종사했던 입장에서 스튜디오 운영 시 제작팀의 심정을 헤아리는 서비스를 중요시한다. 콘텐츠 붐으로 스튜디오 공간이 많이 늘어난 만큼 지금부터의 관건은 서비스의 퀄리티다. 제작팀이 스튜디오를 대여할 때 항상 별도로 렌털할 수밖에 없는 장비들이 있다. 센터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바로 스튜디오 전용 지게차를 확보했다. 현재는 고소작업대도 추가로 갖출 준비 중이다. 결국 스튜디오 대여를 넘어 실질적으로 제작에 도움이 되는 장비를 구비하고 있다.

- 건설사의 노하우가 스튜디오 관리에도 깃들었을 것 같다.

조남진 최근에 스튜디오 관련 소방 점검을 받았다. 이 건물이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졌다 보니 단 한건의 지적 사항도 받지 않았다. 건물이 매우 잘 지어졌다. 지금도 꾸준히 시설을 유지 보수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건설사는 체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조금이라도 시설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조치할 수 있는 준비가 잘되어 있다. 현재 스튜디오 사무실에는 24시간 대기하면서 작업이 끝날 때까지 확인 및 점검을 돕는 인력들이 있다. 건설사만이 지닌 노하우와 경험이 상당한 강점이다.

권 상사(조인성)의 매력이 돋보이던 <밀수>의 호텔 칼부림 장면은 C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파묘>(사진)의 첩장된 거대한 관을 태우려는 장면도 세트 촬영 도중 스튜디오 야외 주차장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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