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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AI 산업의 동향과 함께 가겠다, 양종곤 부산영상위원회 사무처장
이우빈 사진 최성열 2024-10-17

이번 ACFM의 부산영상위원회(이하 부산영상위) 25주년 AI 포럼 기획을 총괄한 양종곤 부산영상위 사무처장의 가치관은 확고하다. 부산영상위의 미래는 AI 시대를 맞이하는 산업의 동향과 함께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사회적 문제, 공공성에 대한 고찰을 해결하는 것 역시 부산영상위의 숙제다. 양종곤 사무처장에게 그 숙제를 풀 실마리를 물 었다.

- 25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그간 부산영상위의 공적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AI 이슈의 토론을 택한 이유는.

20주년 때 기관 아카이빙 전시, 행사, 책자 제작 등은 잘 마쳤다. 5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몰려오는 신기술의 도래에 맞춰 차후 부산영상위 25년을 미래지향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까지 국내에서 AI 관련 영화·영상업계 포럼이 많이 개최됐지만 우리는 보다 넓은 시선에서 AI 산업 전반의 동향과 부산영상위의 비전까지 합쳐 행사를 준비하려 했다.

- 부산영상위는 버추얼 프로덕션을 위한 LED 월 등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AI 관련 사업에 더욱 집중할 예정인가.

LED 월 같은 장치에 촬영 소스인 ‘에셋’을 투사해 촬영하는 방식을 디지털 로케이션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가장 큰 화두는 그 에셋을 실사 촬영본이 아니라 생성형 AI가 만드는 공정의 발전이다. 얼마 전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도 눈 내린 숲의 이미지를 AI로 만들어 방영하기도 했으니 지금 당장 중요한 이슈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영상위가 버추얼 스튜디오를 더 확장하게 될 텐데 그렇다면 우리가 기존에 해오던 촬영 지원사업이나 실사 로케이션 관리 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등이 고민으로 다가오고 있다.

- AI 기술의 발전이 영화·영상업계에 가져올 변화는 또 무엇이 있을까.

영화·영상업계의 투자 자본 기반이 바뀔 수 있다. 1990년대에 삼성이나 대우 같은 대기업이 자사의 비디오 하드웨어 판매를 위해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고, 그 이후엔 CJ나 롯데 같은 유통 기반의 대기업이 지금의 투자·배급사 시대를 연 지 20년이 넘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턴 넷플릭스 같은 새로운 맹주가 나타나 제작·투자·유통 단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은 어떻게 될지 물었을 때, 이번 포럼에 연사로 초대한 솔트룩스나 구글, MS처럼 AI 기술 기반의 회사이자 디지털 시장의 플랫폼이 될 수 있는 영역의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 리더이자 투자자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

-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에서 부산영상위 같은 비영리기관은 어떻게 대응하려 하나.

영리단체라면 시장을 파악해 수익을 올리면 되겠지만, 우리는 부산 영상 산업의 기반 조성이나 창작자 지원 등 얽혀 있는 사안이 많다. 이들을 위해 펀드도 만들고 지원 사업을 착실히 펼쳐왔지만 AI 기술이 들어오면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이 무산될 위기도 감지된다. 그래서 지금 당장 우리 기관이 어떤 방향성을 택할지 단언하긴 어렵다. 다만 최소한 산업의 동향과 같이 가야 한다는 것엔 변함이 없다. 아직은 우리나라의 영상 산업이 AI 기술을 무조건 받아들이긴 어렵다. 따라서 근로자의 일자리 문제, 사회경제적 통념, 법률적 사안 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준비하는 일의 중요도를 높이 두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