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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5호 [뉴스] 지아장커 감독의 비프의 추억
임수연 2024-10-07

처음 부산에 온 건 1998년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때였다. 남포동에서 영화제가 열리던 시절이었는데 당시 젊은 관객이 많아 놀랐다. 아시아영화가 전체적으로 활발히 발전하던 시기였다. 베이징 영화아카데미를 다닐 때 두 명의 한국 친구가 있었고, 내가 부산영화제에 왔을 때 나를 인터뷰했다.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한국인 관객들이 나를 ‘짜장면 감독’이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지아장커라는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라고 했다.(웃음) 나는 이 닉네임이 정말 좋다. 이런 별명을 매개로 한국 관객과 중국 감독이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시상식 전에 한 친구가 ‘어쩌면 네가 상을 탈 수도 있다’는 말을 농담조로 건넸는데 그날 실제로 내가 뉴 커런츠 상을 수상했다. 20대에 상을 탄다는 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의미이기에 정말 흥분했다. 당시 심사위원 중 오구리 코헤이 감독님이 계셨는데 내가 학창시절부터 좋아한 분이라 더욱 뜻깊었다.

특히 부산영화제는 아시아영화를 중점적으로 다루다보니 아시아영화인들 간의 유대가 잘 형성될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이창동 감독, 홍상수 감독을 부산영화제에서 마주하면 왠지 더 친근하다. 부산영화제를 통해 얻은 인연 중 하나가 김성수 감독이다. 그와 그의 프로듀서 덕에 <비트>를 봤고, 이후 김성수 감독이 중국에서 <무사>를 촬영했을 때 더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김성수 감독과 연락한 지는 오래됐지만 그럼에도 그의 영화에 계속 주목하고 있다. 부산은 베이징에서 1시간 반이면 비행기로 올 수가 있는 도시여서인지 그만큼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가깝게 느껴진다.

김고운 통역사의 ‘해운대 다퍼주는집’

한-영 통역을 하러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지도 15년째다. 어느덧 10년 넘게 찾고 있는 곳을 소개한다. 포장도 해주고 얼큰하게 해장할 수 있는 해물탕집이다. 영화제는 파티도 많고 술을 많이 마시게 되니까 일정 중반쯤 되면 몸이 많이 지치지 않나. 감기가 올락 말락, 10월 환절 기라서 날씨도 오락가락해서 영화제 중반쯤 컨디션이 많이 떨어질 때 ‘해운대 다퍼주는집’에 간다. 싱싱한 해물을 잔뜩 줘서 일할 때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해물탕 먹고 소주 먹고 한숨 자면 나머지 후반 일정을 버틸 수 있다. 아마 같은 요리를 서울에서 먹으면 훨씬 비싸지 않을까? 가격도 적당하다. 원래 새벽까지 영업하던 곳이었는데 요즘엔 자정까지만 문을 열어 아직 못가고 있는데 시간 나면 꼭 방문하고 싶다.

가는 길 해운대역 7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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