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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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어명小栗康平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45-10-29
- 성별남
소개
대표작 <진흙강> <죽음의 가시>
일본 작가주의 감독의 대표적인 인물. 81년 <진흙강 泥の河>으로 데뷔한 오구리 고헤이가 지금까지 만든 영화는 단 4편. <가야코를 위하여 伽倻子のために>(1984) <죽음의 가시 死の棘>(1990) <잠자는 남자 眠る男> (1996) 등이다. 오구리 고헤이는 고등학교 때 안제이 바이다의 <재와 다이아몬드>를 보고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진흙강> 이후 한편한편의 영화에 목숨을 건 것처럼 치열하게, 꼼꼼히 만들어 나갔다. 어떠한 상업적 고려도 없이, 자신이 원하는 최고의 정점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진흙강>의 시대배경은 1955년이다. 55년은 <경제백서>에서 ‘전후는 끝났다’라고 선언하고, 일본이 빈곤에서 탈출해가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해다. 그러나 여전히 빈곤이 지배하던 때다. 오사카의 흙탕물 개천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우동집 부부의 꼬마 아들은 어느 날 강 건너편에 매어진 작은 배 속에서 사는 남매를 알게 된다. 남매의 엄마는 배에서 매춘을 하고 생계를 꾸린다. 소년은 그들의 치욕과 고통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으면서 동정심과 우정이 뒤섞인 관계로 발전해간다.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창녀의 가족은 재일한국인으로 보여진다. 오구리 고헤이는 빈곤의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일본사회 내에서 격리된 소수자를 따듯하게 응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년은 남매와 헤어지게 되고, 서로 다른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그들에게 주어진 세계는 서로 다른 것이다. 오구리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그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가야코를 위하여>에서도 같은 주제가 되풀이된다. 사랑하는 남녀가 있다. 여자는 재일한국인 의부와 일본인 계모에게 키워진 일본인이다. 남자는 재일한국인이다. 두사람은 사할린에서 함께 자랐고, 함께 돌아왔다. 그러나 두사람의 사랑에는 민족차별의 그림자가 아주 은밀하게 드리워져 있다. 당연하게도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구리는 민족차별을 개탄하지 않는다. 비열한 사회적 모순을 폭로하지도 않는다. 오구리 고헤이는 다만 두사람의 사랑을 지극히 아름답고 순수하게 그려낼 뿐이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절도를 지키면서. 보는 사람은 슬픈 이야기 때문이 아니라, 서늘한 풍경 때문에 가슴이 저밀 정도다. 그래서 그러한 시절이 지나면서, 그러한 차별의식을 가슴속에 남겨두면서 우리의 인간성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구리 고헤이의 모든 작품에는 헤어짐이 등장한다. <죽음의 가시>에서는 남편이 정신병에 걸린 아내를 병원에 격리시키고, <잠자는 남자>에서는 죽음 같은 잠에 빠져든 남자의 주변 사람들을 보여준다. 예정된, 기존 사회에서는 불가피한 이별을 통해 주인공과 함께 관객들은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깨닫게 만든다. 오구리는 강요하지도 않고, 폭로하지도 않는다. 그것이 오구리 고헤이의 화법이다. 모든 사물 속에 깃들어 있는, 우리가 잃어버린 무엇을 깨닫게 만드는 것. 다른 말로 그것은 일본만이 아닌 모두의 양심이다. / 영화감독사전,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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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리 코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