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전역에 폭소가 만발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5월2일부터 12일까지 11일간 개최된 제2회 ‘넷플릭스 이즈 어 조크’ 페스티벌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중심으로 한 500개 이상의 오픈 코미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번 페스티벌은 할리우드 볼과 크립토닷컴 아레나처럼 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대형 공연장은 물론 코미디로 이름 높은 소극장과 유서 깊은 영화관까지 LA를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명소 35곳에서 열렸다.
별다른 무대장치도, 소품도 없이 입담 하나로 관중을 웃겨야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코미디 장르 중 하나다. 정치, 종교, 인종과 관련된 사회 현안부터 섹스, 돈, 육아 등 개인사까지 성역 없이 풍자와 해학의 대상으로 삼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다양한 정체성과 경험의 공존,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의 문화와 맞닿아 있다. ‘넷플릭스 이즈 어 조크’는 지금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을 모두 LA로 불러모았다. 2022년에 열린 1회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라이브 스트리밍의 확대다. 수백개의 쇼 중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존 멀레이니의 <다 같이 LA로>는 LA라는 도시를 주제로 한 코미디 쇼로, 총 6일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LA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시청자를 만났다. 지난해 넷플릭스 최초 생방송으로 화제를 모은 스탠드업 코미디 쇼 <크리스 록: 선택적 분노>의 성공 이후 넷플릭스는 코미디 분야 위주로 야심차게 생방송에 진출 중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OTT 서비스로 극장이라는 ‘공간’을 바탕으로 한 영화산업과 ‘시간’을 중심으로 구성된 방송 모두에 지각변동을 가져온 넷플릭스다. 그런 넷플릭스가 대규모 오프라인 페스티벌을 한 도시의 대표적인 공연장들을 섭외해 개최한다는 것, 그리고 현장감이 중요한 라이브 코미디 퍼포먼스를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방영한다는 것이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