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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JU IFF #2호 [프리뷰] 정해일 감독, '언니 유정'
이자연 2024-05-04

<언니 유정>

정해일/한국/2024년/102분/한국경쟁

가족이라는 소재와 미스터리가 결합할 땐 주로 ‘가까이서 잘 아는 사람이 자극하는 공포’를 조명한다. <언니 유정>은 그보다 한 꺼풀 더 안으로 들어가 ‘잘 아는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은’ 가족의 빈틈을 파고든다. 동생의 탄생과 함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유정(박예영)은 기정(이하은)을 엄마처럼 각별하게 키워왔다. 각자의 삶이 바빠 전보다 서먹해졌지만 그래도 내가 아는 동생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아직 고3에 불과한 기정이 영아유기 사건의 범인으로 자수해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자신의 믿음을 의심하고 혼란스러워한다. 다시 말해 유정과 기정의 관계는 두 자매를 연결하기보다 분해함으로써 그 상태를 알 수 있다. 영화가 러닝타임 내내 동생을 향한 돌봄과 보호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못내 찜찜한 느낌을 주는 이유기도 하다. 또 영화는 잔잔하고 묵직하게 이야기를 펼쳐내면서 미지의 정보를 두어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일상 속 가까운 관계를 활용한 미스터리와 추궁은 연쇄적인 의심을 낳으며 서늘한 감정을 키운다.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섬세한 카메라 구도와 음악이 돋보이고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 또한 다양한 사회상을 반영해 질문을 건넨다. 등장인물 각자가 진정한 가족의 정의를 내릴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냉철한 눈으로 세상을 더듬는다.

상영 정보

5월 5일, 17:00 메가박스 전주객사 3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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