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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우주인’ ‘이와주’
최현수 2024-03-08

<우주인>

넷플릭스 | 영화 / 감독 요한 렝크 / 출연 애덤 샌들러, 케리 멀리건, 폴 다노, 이사벨라 로셀리니 / 공개 3월1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공간의 낭비라는 우주의 역설을 지우지 못했다

우주 경쟁이 한창이던 시기, 체코의 우주비행사 야쿠프(애덤 샌들러)는 은하계 끝에서 발생한 먼지폭풍 ‘초프라’를 연구하려 홀로 6개월간 탐사를 떠난다. 야쿠프가 지구와 통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화상통화 ‘체코 커넥트’뿐이다. 어느 순간부터 아내 렌케(케리 멀리건)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고, 영겁의 고독 속에서 야쿠프는 공허와 불안감에 휩싸인다. 텅 빈 우주선에서 야쿠프는 거미를 닮은 외계 생명체 하누시(폴 다노)를 마주한다. 체코계 소설가 야로슬라프 칼파르시의 데뷔 소설 <보헤미아 우주인>을 영화화한 <우주인>은 SF 장르의 외피를 입고 내면의 공허를 탐구하는 휴먼드라마다. <솔라리스>부터 <애드 아스트라>까지 광활한 우주를 인간의 소우주로 치환하는 작법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이런 시도에 매번 제기되는 질문은 ‘왜 우주여야만 하는가’라는 공간의 낭비에 대한 지적이다. <체르노빌> 시리즈를 연출한 감독 요한 렝크는 뾰족한 대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정극에서 빛을 발하는 애덤 샌들러와 강한 존재감을 보이는 케리 멀리건, 폴 다노의 연기만이 진공상태인 영화의 유일한 볼거리다.

<이와주>

디즈니+ | 6부작 / 연출 지키 넬슨 / 목소리 출연 시미솔라 그바다모시, 다요 오케니이, 시지 소에탄 / 공개 2월28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민족의 유산, 산재한 현실, 동심의 미래라는 수직선 위에서

근미래의 나이지리아 대도시 라고스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연쇄 아동 납치사건으로 혼란을 겪는다. 성공한 공학자 툰데(다요 오케니이)는 아동 보호를 목적으로 도마뱀 로봇을 개발한다. 딸 톨라(시미솔라 그바다모시)는 생일 선물로 아버지의 고향 메인랜드를 방문하길 원하지만 툰데는 안전을 이유로 거절하며 대신 개발 중인 도마뱀 오딘을 선물한다. 실망한 톨라는 아버지 몰래 정원 일을 돕는 소년 콜레(시지 소에탄)와 함께 메인랜드로 떠난다. 범아프리카 미디어 그룹 쿠갈리와 디즈니가 협업해 제작한 <이와주>는 SF 세계 안에서 아프리카 문화를 풍부하게 구현한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요루바어로 미래를 뜻하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와주>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블랙팬서> 시리즈처럼 근미래의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삼는다. 그럼에도 <이와주>의 미래 시제는 아프리카의 과거와 현재와 이어진다. 아프로비트와 요루바어 대사로 녹여낸 문화적 유산은 시리즈의 리듬감을 더하고, 아동 납치와 빈부 격차 등 작금의 아프리카가 겪는 사회문제는 서사의 핵심을 차지한다. 민족의 사회문화를 동심의 세계로 또렷이 담아낸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이 반갑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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