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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시끄럽다지금 생각해보면 마이클 무어라는 인물에 대해 내가 처음 인지했던 것이 10여년 전이었던 것 같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영화를 공부하는 과정이어서 그의 데뷔작이자 성공작인 <로저와 나>(1989)를 보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열악한 화질의 비디오로 접한 <로저와 나>는, 그다지 감격스럽지 못했다. 독립 다큐멘터리의 수작이라고는 하지만, 미국 미시간주의 플린트라는 도시를 둘러싸고 벌어진 대자본과 지역주민간의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은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던 나에게 버거운 일이었던 것이다. 물론 TV에서 방영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그 당시까지도 그리 익숙하지 않았던 다큐멘터리 장르 자체가 낯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보았던 <북극의 나누크>나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는가?>와 같은 다큐멘터리영화의 대표작들이 모두 비슷한 느낌을 준 것도 그런
<볼링 포 콜럼바인>의 마이클 무어를 둘러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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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개막하는 올 칸영화제에 한국의 장편영화가 공식초청작에 한 편도 진출하지 못한 가운데 사업가이자 영화배우인 조용원(36)씨가 출연하는 중국영화 <올 투머로우스 파티>(All Tomorrow's Party)가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최근에는 영화배우보다는 사업가와 진행자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그녀가 세계 3대 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85년 <땡볕>(감독 하명중)으로 베를린영화제에 간 이후 18년만의 일.사업 일정 때문에 영화제 참석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그녀는 "마음에 드는 영화에 출연한 것이 좋았을 뿐 영화제 초청을 기대하지 않았다"며 "오래간만에 출연한 작품이 칸영화제에 초청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올 투머로우스 파티>는 포스트 왕가위라고 불리는 홍콩출신 유릭와이 감독의 신작. 유릭와이는 <소무>로 알려진 지아장커 감독 등의 촬영감독 출신으로 지난 99년 데뷔작<천상인간>으로 칸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진출
[인터뷰] 칸영화제 초청 조용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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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는 중립적이지 않다, 전혀"선생님이 하급생 꼬마들에게 타이른다. “받아쓰기라는 말은 받아쓰면 안 돼요.” 졸업반 두 소년한테는 이렇게 당부한다. “중학교에 가면 너희 둘이 서로를 돌봐야 한다. 그렇다고 겉돌지는 말고.” 자폐증을 앓는 소녀는 햇살 따스한 학교 뒤란으로 따로 불러내 다짐받는다. “특수학교 가고 나면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니 궁금할 거야. 토요일마다 기다리고 있을게.” 서너살 먹은 철부지부터 사춘기 소년 소녀까지 열두명의 아이들이 한데 모여 조르주 로페즈 선생님과 공부하는 조그만 교실. 모두가 둘러앉은 책상에서 선생님은 갑자기 털어놓는다. “내년에는 가르칠 수 없단다. 학교에는 새 선생님이 살게 될 테고, 동네에 다른 집을 얻기도 힘들 거야.” 침묵을 깨고 말썽대장 꼬마가 제안한다. “새 선생님이 집을 얻으면 돼요!”4월의 세 번째 일요일 서울에서 조용히 개봉한 니콜라 필리베르(52) 감독의 다큐멘터리 <마지막 수업>(Etre et Avoir
다큐멘터리 <마지막 수업>의 감독 니콜라 필리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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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과시는 거슬린다
두 번째 걸프전이 이제 하시라도 터질 것 같은 요즘, 마이클 무어의 최신 다큐멘터리 사이코드라마 <볼링 포 콜럼바인>이 개봉됐다. 이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게 솔직한 감정을 토로하고 있으며, 유명인사라면 언급을 피하고 싶을 만한 문제제기를 거침없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살 만한 작품이다.
무어는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인들 중에서도 그 존재가 단연 우뚝한 사람이다. <볼링 포 콜럼바인> 홍보포스터 중에 보면 무어가 한쪽 어깨엔 카메라를, 다른 쪽 어깨엔 총을 메고 있는 사진이 있는데, 그건 실은, 한쪽 귓가에 속삭이고 있는 인민주의 천사와 다른 쪽 귓가의 나르시시즘 악마로 표현돼야 한다. 열광적인 팬들의 환영으로 시작하는 자기자랑투성이의 전작 에 비해 덜 뻔뻔스러운 <볼링 포 콜럼바인>은, 덴버 근교의 리틀턴에 소재한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99년에 벌어진 학살을 다루되, 미국에 만연한 폭력에 대한 보고서로서의 의미를 함께 깔아넣는다
통렬하나 엉성한 <볼링 포 콜럼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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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 남성들에게 한방
모 일간지에 남편과 정기적으로 영화대담을 하는 자리가 있다. ‘한 영화 두 소리’라는 대담 타이틀에 걸맞게 요번에는 똑 소리나는 한국영화에 대해 토론해보자는 모종의 암묵적 합의를 하고, 남편과 나는 <살인의 추억>을 보았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까 대담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 영화에 대한 우리의 의견은 일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 지붕 한 마음 사수대회도 아니고, 부부간에 서로 안 봐주고 칼로 물 베기 하는 걸 보고 싶어하는 독자의 바람을 저버릴 수 없어서, 그뒤 본 것이 <질투는 나의 힘>이었다. 그런데 극장 문을 나오는 남편은 내내 불만 투성이의 얼굴을 하고는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을 연발했다. 분명 낄낄거리며 사이좋게 영화를 보아놓고는, 뭐가 그렇게 이해가 안 간단 말인가?
그런데 남편은 정말 모르는 것 같았다. 조교 시절 원상의 입장은 무척 많이 경험했지만, 특히 문성근이 연기한 편집장 역의 윤식을 이해할 수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본 <질투는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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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어려서 약시로 인해 ‘해적 안대’를 하고 다녔던 메이(안젤라 베티스)는 성년이 되도록 친구를 사귀어보지 못한 고독한 영혼이다. 마침내 그녀는 아담(제레미 시스토)이란 남자 친구를 갖는 듯하지만 메이의 ‘괴상한’ 면을 발견한 아담은 그녀를 멀리하게 된다. 낙심한 메이는 결국 자기만의 ‘잔혹한’ 방식으로 최고의 친구를 만들 계획에 착수한다.
■ Review
피를 철철 흘리는 한쪽 눈을 부여잡고 울고 있는 주인공 메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의 도입부 장면은, 앞으로 무언가 피로 얼룩진 참혹한 사건이 일어날 테니 우리에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이야기하는 일종의 예고와 같다. 그러나 영화는 90여분의 러닝타임 가운데 2/3 정도가 지나도록 가끔씩 슬쩍슬쩍 피 한 방울씩을 떨어뜨리기는 하지만 첫 장면에서 보았던 것 같은 굉장한 출혈은 보여주지 않는다. 어쩌면 고어 마니아들을 실망시킬 수도 있는 이런 식의 전개는 이 영화가 난도질만을 일삼는 호러영화는 아니라는 점을 이
[씨네 Review] <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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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부패의 끝에 치달은 17세기 프랑스 왕조. 젊은 날 페론 가문을 몰살하고 추기경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마자랭(장 로슈포르)은 혼란기를 틈타 밀수와 살인 등을 자행한다. 부모의 죽음을 목격한 블랑쉬는 마자랭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그녀의 복수극은 마자랭의 밀수품을 강탈하면서 시작된다.
■ Review
<블랑쉬>는 17세기 프랑스를 무대로 활동하는 여걸 도둑을 상상한다. 그녀의 비운의 성장배경과 복수극, 그 완성의 이야기를 실제의 역사와 실존의 인물들 이곳저곳에 끼워넣는다. 하지만 영화는 실제와 픽션 사이를 이어주는 논증과 상상의 줄타기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코믹함을 앞세우기 위해 이야기의 짜임새를 희생한다. 우스꽝스러움은 캐리커처처럼 과장된 캐릭터에 의해 소화된다.
부패한 왕족과 정의로운 도둑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코믹한 광대극 한판을 벌이는 것이다. 그렇게 서사의 긴장을 바깥으로 밀어내고, 대신 끌어안은 캐릭터의 돌출은 때때로 빛을 발한다.
코믹한 광대극 한판,<블랑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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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전화국 엔지니어로 일하는 영우(유오성)는 강아지 알퐁스만을 친구 삼아 살고 있는 외로운 고아이다. 영우는 동네 수의사 수연(박진희)을 짝사랑한다. 알퐁스를 핑계로 동물병원을 드나들던 영우는 어느 날 용기를 내어 데이트 신청을 한다. 그러나 장소는 엇갈리고, 돌아오는 길에 영우는 뺑소니범으로 몰리게 된다. 도시의 삶에 혐오를 느낀 영우는 소백산 중계소의 파견을 자청한다. 그리고 수연이 그를 찾아온다.
■ Review
영화 <별>은 수선스럽게 치장되어 있지 않은 그 제목만큼, 세상의 복마전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순수한 남자 영우를 주인공으로 한다. 그는 동물을 사랑할 줄 아는,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착한 남자’이다. 그가 사랑을 느낀다. 자신이 사랑하는 강아지 알퐁스를 사랑할 줄 아는 여자 수연을 그 또한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성향을 지닌, 순진한 남자와 명랑한 여자 사이의 사랑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강아지를
로맨스‥ 아니 그보다 휴머니즘,<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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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연약한 존재는 이성의 고삐에서 풀린 감정을 통제하기에 너무 무능한 것 같다. 런던의 한 연구기관에서 우연히 빠져나온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영국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은 이 기생체는 영장류만을 숙주 삼는, 일명 ‘분노 바이러스’라 불리는 병원균이다. 감염 증상은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휘두르는 무서운 공격성. 내출혈로 붉어진 두눈을 부릅뜬 감염자들이 죽일 듯 서로를 공격할 때, 이 파괴적인 바이러스는 상대방이 흘린, 온기도 채 식지 않은 피를 타고 전염된다. 이제 영국은 오래 전부터 인류가 상상해온 먼 미래의 지구처럼 황폐하게 버려진 땅으로 변한다. 그로부터 28일 뒤, 시공간의 제약과 무관해 보이는 이 바이러스의 파급력을 두려워하며 더이상의 피해를 막고 스스로도 살기 위해 일군의 생존자들이 항체를 구하러 나선다. 어쩌면 짧게 끝나버릴지도 모를 위험한 여정이, 그렇게 시작된다.<쉘로우 그레이브> <트레인스포팅> <비치> 등을 만들었던 대니 보일
죽음을 부르는 분노,해외신작 <28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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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시간보다 훨씬 늦게 나타난 친구가 별 미안함도 보이지 않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있다가 느닷없이 “산다는 건 어쩌면 이 악물고 악착같이 버티는 견딤의 또 다른 말일 것”이라는 푸념을 한다. 고백 같은 어투였지만 한편으로는 초월적이고도 진중한 성찰의 소리 같아 좀 당황스럽기까지 했으나 그 진의와는 관계없이 상업적인 내 머리는 친구의 그런 태도나 말들이 술값을 피해보려는 얄팍한 트릭일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결론내리고 곧장 대응에 나섰다(우리는 친구를 만남에 있어서도 이렇듯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세상의 불화를 부축여 먹고사는 놈답지 않게 왜 일부러 진지하려고 노력하느냐? 예전처럼 안 벌여서 그러면 꼭 목돈만이 돈 아니다! 아쉬운 대로 수임료를 24개월 무이자로 받는 파격 영업을 해라!” 그러는데도 별 반응없이 술만 붓고 있는 놈의 행태가 기이해 이건 아니다 싶어 정공으로 치고 들어갔다. “누구한테 돈 뜯겼느냐, 그랬으면 네 말마따나 이 악물고 악착같이 버티는 것을 삶이라고 여기는
제발 울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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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8년이군요.1년전, 창간 7주년이라고 약간 들뜬 말투로 이 지면을 채우던 생각이 나는군요.그리고 1년 동안 우리에게도 세상에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어떤 일에는 주체하기 힘들만큼 마음이 부풀었고, 또 어떤 일에는 꼭 세상이 끝날 것처럼 낙담하기도 했습니다.현자라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았겠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해, 소심한 마음을 달래가며 전전긍긍 살아왔습니다.고백 한가지만 하지요.우리 온라인 사이트에 오른 글 하나 속에 ‘착한 씨네에게’라는 표현이 있더군요.그 글을 쓴 분은 얼마간 못마땅한 점을 말하신 것이었지만, 우린 그 표현에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그건, 착한 우리를 알아봐 준다, 라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 아니라(당연히), 우리가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사로잡혀있다는 걸 확인하는 데서 오는 일종의 자기 연민 같은 것이었습니다.이렇게 덩치가 커져서, 또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 착할 수만은 없겠지요.우리가 무심결에 내뱉은 말이 어떤 이에겐 상처가 되고,우리가 조심하고 배려
팔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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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남자배우들의 다양성과 퀄리티에 있어서 2003년 충무로는 세계 어느 나라 영화판이 부럽지 않을 것이다.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안성기, 문성근 같은 배우가 뿌리에서 든든하게 자리잡은 위로, 설경구, 송강호, 최민식, 한석규, 유오성 등이 단단하게 허리춤을 잇고 있고, 그 위로 신하균, 류승범, 양동근, 차태현, 조승우, 박해일 같은 배우들이 하루 볕이 무섭게 쑥쑥 푸른 빛을 틔워낸다. 이들은 작가와 비주류, 장르영화를 유연하게 오고갈 뿐 아니라, 장르 안에서도 코미디와 액션, 멜로를 가리지 않고 특유의 독특한 빛을 뿜어내고 있다. 충무로에 유독 남자배우들을 위한 시나리오가 넘쳐나는 것 역시 이들의 존재가 빚어낸 결과물일 것이다. 하여 <씨네21>은 창간 8주년을 맞아 이 ‘행복한 충무로’의 바로미터가 될 세명의 남자배우들을 불러모았다.
설경구, 류승범, 양동근. 한 사람은 연극으로, 한 사람은 영화로, 또 한 사람은 TV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시작한 이들은 흔히
설경구 · 류승범 · 양동근,배우로 산다는 것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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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별건가요?
류승범 | 여기 다 연기 잘하는 형들만 있는데, 전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연기하는 거예요. 누가 가르쳐준 적도 없고, 한번도 선배가 와서 연기 이렇게 하는 거라고 이야기해준 적도 없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고 있잖아요. 언젠가 사석에서 ‘지금 이 앞에서 카메라를 한번 돌려봐요. 이게 바로 영화지’란 말을 한 적 있는데 정말 그런 생각을 해요. 우리가 살면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사람들 많이 만나잖아요. 가령 내가 좋아하는 ‘크라잉 너트’ 형들하고 이야기하고 있다보면 ‘이게 바로 영화지 별게 영화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구요. 전 그냥 그런 느낌으로 연기하는 거예요. 내가 사는 모습처럼.
설경구 | 당연하다고 봐요. 류승범이 무슨 역을 하든지 류승범 냄새가 나야 하는 거죠. <살인의 추억>을 봐도 송강호의 일상이 있어요. 사실 적나라하게 있지. (웃음) 내 영화를 봐도, 내가 아무리 용을 쓰고 또 다른 인물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그게 어떻게 내가 아
설경구 · 류승범 · 양동근,배우로 산다는 것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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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산다는 것?
설경구 | 바닥이 드러날까 하는 초조감은 없어요. 그저 매일 연기하는 게 다 부담이죠. 오히려 한 배우의 바닥에 대한 부담은 내가 느끼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이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 보는 사람들이 날 포기하면 할 수 없는 직업이죠, 이 직업이. 찾아주는 이가 없으면 못하는 직업이라구요. 어떻게 보면 복받은 직업이기도 하면서 우울한 직업이죠. 그렇다고 딴 사람 구미에만 맞춰서 살 수는 없는 노릇이고.
류승범 | 외롭다는 생각은 많이 해요.
양동근 | 외롭다는 거… 연기할 때는 잘 모르겠고, 평소 생활에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설경구 | 중훈이 형이 늘 하는 말이 외로운 사람들끼리 한달에 한번씩 만나서 운동도 하고 이야기도 하자고 하거든요. 물론 나는 동근이랑 다르게, 생활뿐 아니라 일하면서도 외로울 때가 있어요. 코너에 몰릴 때, 감독님은 나에게 숙제를 다 줬고 이제 내가 숙제를 해야 하는데, 잘 모르겠을 때 속타는 건 결국 배우죠.
설경구 · 류승범 · 양동근,배우로 산다는 것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