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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이다. 암에 걸려 죽은 아내(김호정)를 화장으로 떠나보내고, 그 와중에 눈앞에 아른거리는 젊은 여자 추은주(김규리)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는 중년 남자 오 상무(안성기)의 이야기다. 원작인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이 오 상무의 내면과 생각의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면 영화 <화장>은 아내의 병간호를 비롯해 회사에서 추은주와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들을 구체적으로 펼쳐놓는다. 삶과 죽음, 병과 젊음, 어느 날 불쑥 찾아온 성에 대한 중년 남자의 호기심 등 여러 가치를 담아낸 작품이다. 안성기, 김호정, 김규리 세 배우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오랜만에 만났다”며 스튜디오에 들어오자마자 안부부터 나눴다. 다음 장부터 세 배우의 <화장> 작업기가 펼쳐진다.
-이렇게 만난 건 얼마 만인가.
=안성기_1년하고도 좀 지났나.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처음 만났다. 오랜만에 모여 시선을 맞추고 포즈를 취하니 영화의 감
[안성기, 김호정, 김규리] 임권택 감독님과 함께했다는 것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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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 중 하나다. 프로의 세계에서 실력과 인기를 가늠하는 가장 세속적인 잣대인 연봉이 그렇고, 야구 게시판에서 가장 자주 ‘빠’와 ‘까’가 맞붙는 논란의 주인공인 데다, 감독으로서 열네번의 해고를 당하고도 팬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열다섯 번째의 기회를 얻은 점이 그렇다. 그에게 야구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다큐멘터리 <파울볼> 개봉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에서 보내는 첫 시즌을 준비 중인 김성근 감독을 만났다.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는 어떤 팀이었고 감독과 코치, 선수들은 어떤 꿈을 꾸었나.
-해임을 많이 당했지만 이번 고양 원더스를 떠날 땐 (퓨처스리그 진입 실패로 인한 팀 해체라는) 특수한 경우였다. 씁쓸한 감정은 없었나.
=끝났을 때 좌절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어디든 가서 야구를 가르치고 있었다. LG 트윈스를 나왔을 때는 전국을 돌아다녔다. 끝나고 떠났을 때, 해고시킨 사람을 원망해본
[flash on] “끝났을 때 좌절한 적, 한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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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가 ‘시네마테크 서울’로 명칭을 변경하고 4월에 종로의 서울극장으로 이전한다. 서울아트시네마는 2002년 5월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문을 연 뒤 2005년 4월 현재의 낙원상가 4층으로 이사했다. 낙원에서의 10년을 정리하는 의미로 3월17일부터 29일까지 ‘아듀, 파라다이스’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전 이후에는 영화 관련 교육사업에 보다 집중해나갈 계획이다. 개관 때부터 지금까지 서울아트시네마를 꾸려온 김성욱 프로그래머를 만나 이전을 하게 된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10년간 머문 공간을 떠나 이전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
=운영상의 한계가 왔다. 2006년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 문제가 논의되다 엎어졌다. 2010년에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시네마테크 지원 자체가 중단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게다가 낙후된 시설에 관객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고 실버 영화관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
[flash on] ‘아듀, 파라다이스’ 뒤엔 ‘헬로우 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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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등에 업은 청년. <스물>의 동우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혈기왕성한 친구들이 클럽을 돌아다니며 운명의 그녀를 찾고 위의 학번 선배에게 반해 관심도 없는 투자 동아리 가입신청서를 작성할 무렵, 가진 게 너무 없어 고달픈 스무살 청년은 오늘 저녁 슈퍼에서 쌀을 살 수 있을지를 걱정하며 밤거리를 터벅터벅 걷는다. 마음 가는 여자에게 그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오랫동안 모아온 게 틀림없을 피자 쿠폰을 돌돌 말아 무심하게 건네는 것뿐. 취해서 웃고, 실수해서 웃고, 차여도 웃는 <스물>의 해맑은 청춘들 사이에서, 동우는 그들이 미처 가늠하지 못하는 현실의 비정함을 미리 체감하는 캐릭터다. ‘그곳’의 기원을 탐구하다 우주까지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이 영화의 저돌적인 재기발랄함에 어느 정도의 무게감을 실어주는 인물이기도 하고.
<스물>의 이병헌 감독은 “큰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기 위해 공장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던” 친구의 일화
[이준호] <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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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대니 콜린스>
2015 <더 롱기스트 라이드>
2015 <위플래쉬>
2008 <테네시>
드라마
2015 <슈퍼걸>
2013~14 <글리5>
2012~13 <글리4>
2011 <홈랜드>
2010 <굿와이프>
2010 <로 앤 오더: 성범죄 전담반>
시종일관 긴장감으로 옥죄어오는 <위플래쉬>에서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주인공의 여자친구 니콜(멜리사 베노이스트)이다. 니콜은 광기 어린 강박에 시달리는 앤드류(마일스 텔러)에게 악의 하나 없는 말간 얼굴로 일상적인 행복을 제안한다. 앤드류는 그런 그녀의 평범한 세계를 거부하고 일류의 세계를 좇지만, 결국 구질구질한 구남친처럼 재기의 공연에 와달라며 니콜에게 전화를 건다. ‘남자친구의 허락을 받고’ 공연에 갈지 생각해보겠다는 쿨한 대답으로 <위플래쉬>의 쿨함에 일조하는 그녀
[who are you] 멜리사 베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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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왼팔’로 불리던 작화감독 안도 마사시의 이탈은 당시 스튜디오 지브리 체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추억의 마니>로 13년 만에 지브리로 돌아온 그에게 변한 것과 지켜야 할 것에 대해 물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지브리를 잠시 떠났다가 <추억의 마니>로 돌아왔다. 어떤 과정이 있었나.
=미야자키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하면 아무래도 감독님의 재능에 빚지게 되는 부분이 많다. 스튜디오 지브리를 잠시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는 내 능력을 정확히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떠나 있는 동안 다양한 재능을 지닌 분들과 함께 일하며 스스로의 재능을 시험할 수 있었다. 부족한 부분,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많은 기회를 얻었다. <가구야 공주 이야기>, 그리고 <추억의 마니>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그 경험들 덕분이었다.
-3D애니메이션이 대세인 와중에 지브리는 여전히 2D 방식을 고집한다. <가구
이상적인 판타지엔 리얼리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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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와 호흡을 맞춘 프로듀서가 스즈키 도시오였다면, 차세대 지브리를 이끌어갈 프로듀서는 단연 니시무라 요시아키다. <가구야 공주 이야기>(2013)로 첫 프로듀싱을 맡은 그는 이미 차세대 일본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프로듀서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에게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래에 대해 물었고, 일본 애니메이션 전반의 변화에 대한 사려 깊은 답변이 돌아왔다.
-<추억의 마니>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마지막 작품인가. 혹 <가구야 공주 이야기>의 아쉬운 흥행 성적이 스튜디오의 해산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그 부분은 내가 지브리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 다만 <가구야 공주 이야기>의 흥행 성적과 스튜디오 지브리의 제작 부문 해산과는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추억의 마니>는 <가구야 공주 이야기>의 스탭과 <에반게리온>의 스탭까지, 현재 모을 수 있는 최고의
앞으로 영상물은 신작 아닌 아카이브와 싸우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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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 <바람이 분다>의 주인공 목소리를 연기한 <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 히데아키가 스승 미야자키 하야오의 출세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의 속편을 만들지 모른다는 소문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곧 당사자인 둘은 가능성이 없다며 소문을 일소했다. 하지만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불확실한 후계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명감독의 퇴장을 아쉬워한 사람들이 그를 이을 마땅한 인재를 무의식중에 갈망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재정 문제로 휴식기에 들어간 지브리의 현 상황에서 당장 그 출현을 바라기는 무리다. 하지만 그것을 향한 움직임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러면 포스트 미야자키에 도전했던 그들은 대체 누구였을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포스트 미야자키의 인물사를, 혹시 지브리의 마지막 장편이 될 수도 있는 <추억의 마니>의 국내 개봉 즈음에 정리해본다.
아버지를 넘지 못한 아들, 미야자키 고로
지
포스트 미야자키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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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성장했고 미야자키의 은퇴와 더불어 한 시대를 마감 중이다. 이번 스튜디오 지브리의 제작부문 해산 결정을 흥행 부진과 경영 악화 탓으로만 미루는 건 단순하고 게으른 해석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문화에서 지브리가 차지하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지브리가 어떤 변화의 과정을 겪어왔는지를 살펴본 후에야 이번 결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를 위해 김일림 필자에게 스튜디오 지브리가 일본 애니메이션에 남긴 족적과 의미에 대한 정리를 부탁했다. 찬찬히 읽어보면 큰 그림이 보인다.
새삼스럽지만,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 ‘일본’은 금기였다. 1998년에 시작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계기로 ‘일본’은 비로소 평범한 외국이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뜨거운 감자는 단연코 애니메이션이었다. 우려와 달리 일본 애니메이션 개방으로 인해 한국 영화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폭력성과 선정성이 큰 문제가 된 적도 없었다. 다만 일본
지브리라는 ‘낮’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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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기대를 짊어진 감독들이 있다. 요네바야시 히로마사도 그중 한명이다. 첫 작품 <마루 밑 아리에티>(2010)에서는 성실함과 탄탄함을 증명했지만 본인이 색깔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다. 짐작건대 <추억의 마니> 앞에는 스튜디오 지브리라는 이름보다 요네바야시 히로마사라는 수식어가 먼저 붙을 것 같다. 지브리의 과거와 미래를 이을 징검다리가 될 그에게 시시콜콜하게 질문을 던졌고 꼼꼼한 답변을 건네받았다. 차분한 듯 핵심을 찌르는 어른스러움.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스타일이다.
-영국 작가 조앤 G. 로빈슨의 동명의 아동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했다. 전작 <마루 밑 아리에티>도 영국 아동문학이 원작이었는데.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가 책을 가져왔다. 애니메이션으로 그리기에는 어려운 소재라 한번 거절했지만, 이야기가 갖고 있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좋았다. 무엇보다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리가 존재하며, 그 내면과 외면에
미야자키 감독보다 관객을 먼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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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이하 지브리)의 간판을 거는 순간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들이 있다. 거대한 환상, 푸근한 작화, 모험과 동심,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향수 등. 30년 가까이 지브리 작품을 사랑했던 관객의 기대라 해도 좋겠다. 무엇보다 ‘토토로’의 푹신한 배, ‘포뇨’의 둥그스름한 파도, ‘라퓨타’ 거신병의 완만한 곡선은 오직 지브리만의 것이다. 그 이미지들만으로도 이미 마음의 빗장이 풀린다.
대개 일관된 경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하기 마련이지만 빼어난 전통은 종종 가능성을 제한하는 딱딱한 틀로 작동하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 지브리는 창작‘집단’이라기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동의어처럼 인식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상상력이 워낙 빼어나고 넓은 까닭에 그 한계를 넘으려는 시도는 드물었다. 간혹 있었던 시도도 이런저런 이유로 번번이 좌절됐다. 이것은 스튜디오의 생명력 문제다. 후계자를 양성하지 못하는 한 1세대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가 펜을 놓는 순간 지브
그림처럼 완성되는 교감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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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스튜디오 지브리 해체 소식이 들려왔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와 함께 누적된 경영 부진이 이유라고 한다. 정확히는 스튜디오 전체의 해체가 아니라 제작부문의 해산이다. 지브리가 앞으로 절대 작품을 만들지 않겠다고 언급한 적은 한번도 없다. 좋은 기획이 진행되면 언제든 다시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왕국이라는 일본, 그중에서도 첫 번째로 꼽는 상징적인 스튜디오의 위기(혹은 변화)는 적지 않은 파장을 남기고 있다.
결과적으로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의 <추억의 마니>는 현재 지브리 제작진이 함께 만든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지난해 일본 개봉 당시 스튜디오 지브리에 새로운 활력을 실어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예상외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샀다. 그럼에도 <추억의 마니>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간판을 내걸기 손색이 없다. 아니 미야자키의 시대가 가고 이제 새로운 세대가 지브리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면,
마음을 기울이면 지브리의 미래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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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모그래피
안무감독
2015 <순수의 시대>(퍼포먼스 디렉터•안무감독) <내 심장을 쏴라> <오늘의 연애>
2014 <하이힐> <수상한 그녀> <플랜맨>
2011 <써니>
윤미영 감독은 <순수의 시대>의 스탭 크레딧에 두번 이름을 올린다. 안무감독으로 한번, 퍼포먼스 디렉터로 또 한번. 일반적으로 퍼포먼스 디렉터는 배우들의 움직임과 관련한 모든 것을 관장하는 사람인데, <순수의 시대>에서 윤미영 감독은 안무와 함께 베드신 연출을 담당했다. 치정 멜로인 <순수의 시대>에서 베드신은 캐릭터의 심리, 캐릭터들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우리 몸 안에 순수도 있고 에로도 있지 않나. 각 장면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우선 중요했다.” 윤미영 감독이 특히 공들여 찍은 장면은 민재(신하균)와 가희(강한나)의 첫 정사 신. “옷고름이 먼저냐, 치
[STAFF 37.5]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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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 제대로 못 잤다. 내 말이 영화계에 일파만파 퍼져나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극장과 관련한 여러 이슈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CJ CGV 대표로서 침묵하는 것도 옳진 않은 것 같다.” CJ CGV 서정 대표의 말처럼 콘텐츠에서 유통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현재 한국 영화산업에서 멀티플렉스, 특히 CJ CGV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최근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논란을 비롯해 대기업 수직계열화, 스크린 독과점 등 산업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 중 유독 CGV만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것도 리딩 기업에 대한 영화계의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CJ CGV 대표로 선임된 지 올해로 3년째인 서정 대표가 극장과 관련한 최근의 여러 이슈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1986년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2001년 CJ몰 사업부장으로 CJ그룹에 입사한 뒤, CJ오쇼핑에서 미디어지원담당, 마케팅실장,
[서정] 글로벌 시장 경쟁력, 4DX와 스크린X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