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최초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와 야신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을 다룬 다큐멘터리 <파울볼>의 연출은 조정래, 김보경 감독 2인 체제로 이루어졌다. 3년 동안 원더스를 따라다니며 모든 경기를 기록한 이들은, 자신들을 ‘영화판의 원더스’로 표현했다. 구단의 해체라는 예상치 못한 사건마저 다큐멘터리의 한 굴곡으로 연출해내며 원더스의 선수들처럼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은 이들을 제작사인 TPS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났다.
-<파울볼>을 3년 동안 찍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개봉하는 소감이 어떤가.
=조정래_감개무량하다. 개봉 자체가 기적이다. 수많은 선수들과 김성근 감독에게 감사하다.
김보경_VIP 시사 때 선수들이 있는 상영관에 무대 인사하러 들어갔는데 눈물이 났다. 선수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완성해서 돌려주는 영화다. 그 진심이 관객에게도 느껴졌으면 좋겠다.
-야구에 원래 관심이 있었나. 고양 원더스의 다큐멘터리를 하게 된 까닭이 궁금하다.
=조정래_사회
[flash on] 야구 다큐멘터리로만 한정하고 싶지 않다
-
인터뷰 장소에 들어서는 달시 파켓이 명함을 건넨다. ‘프로파간다’가 디자인을 맡았다는 소박하고도 귀여운 들꽃 문양이 한눈에 들어왔다. 올해로 2회를 맞는 들꽃영화상 시상식은 그렇게 한국 독립영화를 지지하는 이들의 애정어린 조력으로 운영되는 행사다. 한해의 주목할 만한 저예산 독립영화를 선정해 10개 부문의 상을 시상하는 이 행사를 운영하는 건 미국 출신의 영화평론가 달시 파켓이다. 4월9일 남산 문학의 집에서 열리는 들꽃영화제 시상식을 앞두고 그와의 만남을 청했다.
-지난해 제1회 들꽃영화상 시상식을 진행해본 소감이 어땠나.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지금 영화를 제작 중인데, 내년에 제가 ‘들꽃영화상’에서 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영화인도 있었고. (웃음) 우리 영화상이 큰 시상식은 아니지만, 다른 시상식보다는 아늑하고 친근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2회 영화상에서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보다 프로페셔널한 행
[flash on] 지속가능한 영화제가 되길
-
마크 로렌스 감독은 휴 그랜트와 지속적으로 작업을 하는 유일한 감독이다. <투 윅스 노티스>(2002)를 시작으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2007), <들어는 봤니? 모건부부>(2009), 또 <한 번 더 해피엔딩>(2014)에 이르기까지 벌써 네 번째 작업에 이른다. 제아무리 성공적인 결과에도 특정 영화인과의 관계망에 좀체 연결고리를 형성하지 않는 휴 그랜트로서는 특이한 선택이다. 횟수는 이렇게 늘어가는데, 아쉽게도 이 협업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어 보인다. 잘라 말해 그는 배우 휴 그랜트의 최고치를 끌어내주는 감독이 아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기념비적 작품이자 휴 그랜트의 출세작인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1994)은 마이크 뉴웰 감독이 연출했고, 휴 그랜트를 대중적인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화신으로 굳건하게 만들어준 <노팅 힐>(1999)의 연출은 로저 미첼이었다. 바람기 다분한 뺀질미를 가지
[휴 그랜트] <한 번 더 해피엔딩>
-
영화
2016 <바스티유 데이>
2015 <신데렐라>
2013 <프라미스>
2010 <채트룸>
2000 <공모>
드라마
2014 <클론다이크>
2012 <버드송>
2011 <사이렌>
2011~13 <왕좌의 게임>
2009 <호프 스프링>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연출한 <신데렐라>가 관객에게 안겨준 선물 중 하나는 말 그대로 동화 속 왕자님을 연기하는 배우 리처드 매든의 캐스팅이다. 그의 새파란 눈동자는 실사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 빛깔이 너무나 고와 여배우의 얼굴에 집중해야 할 시선을 분산시킬 정도다. 전국을 돌며 유리구두의 주인을 찾아나서는 와중에도 왕자님의 눈은 벌게지는 대신 푸른 광채를 쏟아내니 말 다 했다. 영화의 완성도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을지라도 동화를 더욱 동화답게 만들어주는 눈동자임은 분명하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리처드 매든은 연극, 영화, T
[who are you] 리처드 매든
-
-
필모그래피
2015 <그라운드의 이방인>
“리대웅.” 다큐멘터리 <그라운드의 이방인>의 김명준 감독과 조은성 프로듀서가 리키다케 도시유키 일본 프로듀서에게 지어준 한국 이름이다. 오사카에서 나고 자랐고, 곰처럼 몸집이 커 성에서 따온 ‘리’와 오사카(大阪)에서 따온 클 ‘대’ 그리고 곰 ‘웅’을 조합한 것이다. 리키다케(力武)라는 성이 ‘힘 있는 무사’라는 뜻도 있어 그럴듯한 작명이다. ‘오사카의 곰’ 리키다케 도시유키의 조력이 없었다면 <그라운드의 이방인>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알려진 대로 리키다케 도시유키가 <그라운드의 이방인>과 인연을 맺게 된 건 김명준 감독의 전작 <우리학교>(2006) 때문이다. 그는 가수 이은미, 장사익의 일본 현지 공연을 기획하는 프로듀서이자 오사카 재일동포들이 하나 되는 원 코리아 페스티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영화를 보고 큰 감명을 받은 리키다케 도시유키는 “<
[STAFF 37.5] 좀더 많은 일본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
“상상마당의 꿈돌이”였던 진명현 KT&G 상상마당 영화사업팀 팀장이 “애정이 컸던 꽃밭”을 떠난다. “월급쟁이로 10년을 살면 그 뒤 10년도 월급쟁이로밖에 못 살 것 같아서” 독립을 결심했다. 강진아 감독의 <환상속의 그대>(2013), 이유빈 감독의 <셔틀콕>(2013), 김경묵 감독의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2014), 우문기 감독의 <족구왕>(2014) 등 젊은 감독들의 젊은 영화를 주로 배급•마케팅하며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해온 그가 이번에 새로이 준비하는 일은 독립영화 감독 및 배우들을 지원하는 1인 에이전시. 독립영화에 대한 애정을 연료 삼아 또 다른 ‘재미’를 찾아나서려 하는 진명현 팀장을 만났다.
-공식 퇴사일은 언제인가.
=4월20일. 출근은 3월31일까지 하는데, 그동안 쓰지 않은 연차를 붙이니 퇴사일이 늦어졌다.
-사표 내던 날 기분은 어땠나.
=처음 영화 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이 주르
[진명현] 중간은 없다
-
지성, 황정음 주연의 드라마 <비밀>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드라마계의 뉴웨이브로 떠오른 유보라 작가를 기억하는가. 무서운 신인 유보라 작가가 김새론, 김향기 주연의 삼일절 특집극 <눈길>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그녀가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위안부를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눈길>은 드라마로선 이례적으로 영화로 재편집해 극장 개봉을 추진 중이다. 인기 드라마를 마치고 차기작으로 단막극을 선택한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최근 새로운 미니시리즈를 구상 중이라는 유보라 작가를 만났다. 포즈를 취하는 사진 촬영은 민망하다며 반려견 뭉치와 함께 촬영에 임하고, 원빈에 대한 마음을 수줍게 고백하는 그녀는 기대보다 인간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관심 있는 소재에 대한 조리 있는 언변과 드라마 작법에 대한 노하우는 그녀가 완연한 프로페셔널임을 느끼게 했다.
-드라마 <비밀>의 지성, 황정음 커플이 최근 <킬미 힐미>로 또다시 인기몰
[trans × cross] 항상 엔딩을 생각하고 글을 쓴다
-
“데뷔는 언제 했나, 이런 질문은 안 물어볼 거지? 허허허.” 산전수전 공중전 두루 겪은 백전노장답게 박근형이 던진 농은 다소 긴장하고 있던 스튜디오를 무장해제시켰다. 청렴한 이미지로 차기 대권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정치 비자금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교육부 장관(드라마 <앵그리맘>(2015)), 돈이라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드는 사업가(드라마 <전설의 마녀>(2014~15)) 등 최근 그가 연기한 인물과 한참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오히려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서 익히 보아온 부드러운 ‘할배’ 그대로였다고나 할까. “그렇게 봤나? <꽃보다 할배>에 나오는 ‘그 사람’은 배우 박근형이 아닌 보통 사람이다. <장수상회>의 성칠을 포함해 내가 연기한 캐릭터는 상상의 세계에서 존재하는 인물이다. 그 상상의 세계는 내가 만들었다. 사람들이 내가 연기한 인물을 보며 저럴 수도 있겠다고 동의해주면 족하다.”
성격
[박근형] 남자의 자격
-
무슨 늦바람이 불어 눈에 콩깍지가 씌었을까. 윤여정이 연기한 금님은 앞집 남자 성칠에게 우렁각시 같은 여자다. 성칠 집에 몰래 들어가 밥반찬을 해놓고 나오는가 하면, 그런 자신을 도둑으로 몬 성칠에게 화를 내기는커녕 밥이나 사라고 말하는 그다. 이름만큼이나 심성이 곱디고운 여자 금님은 최근 윤여정이 연기했던 인물들을 떠올려보면 무척 낯설다. 돈으로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백금옥(<돈의 맛>(2012))을 비롯해 잘난 구석 없는 삼남매를 사랑으로 보듬었던 엄마(<고령화가족>(2013)), 게스트하우스 여주인 구옥(<자유의 언덕>(2014))은 소녀 같은 금님과 확실히 거리가 멀었다. 윤여정이 <장수상회>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오글거렸”던 것도 그래서다. “젊었을 때 남자를 배신하는 역할을 많이 연기했는데 남자를 쫓아다니는 역할을 하려니…. (웃음)”
말은 그렇게 해도 윤여정은 “금님이 좋았다”고 한다. 젊은 시절 “좋게
[윤여정] 여자라는 운명
-
“반세기 만에 만난 사랑이다.” 4월9일 개봉하는 영화 <장수상회>(감독 강제규)의 두 주인공, 박근형과 윤여정은 45년 전 함께 출연했던 <장희빈>(1971)에서도 사랑하는 사이였다. 당시 박근형은 숙종을, 윤여정은 장희빈을 연기했다. 이후 두 사람은 드라마 <꼭지>에서 부부로 다시 만났지만 원수 같은 사이였다. 이 같은 인연을 두고 <장수상회> 제작보고회에서 윤여정은 “우리가 살아 있는 게 중요하다. 나도 아직 살아 있으니까 둘이 다시 만난 것이다. 숙종과 장희빈도 굉장히 사랑하는 관계였지 않나. 그렇게 보면 <장수상회>에서 사랑하는 사이로 다시 만난 건 반세기 만이다”라고 말했다. 잘 알려진 대로 <장수상회>는 서울 변두리에 위치한 작은 동네의 장수상회에서 일하고 있는 할배 성칠(박근형)이 주인공이다. 마을 재개발추진위원장 장수(조진웅)를 비롯해 마을 사람들은 동네에서 유일하게 재개발을 반대하고 있는 성칠을 설득하
[윤여정, 박근형] 소년, 소녀를 만나다
-
올해 만 35살의 오스카 아이삭은 지금 활동하는 남자배우 중 가장 내실 있는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중이다. 물론 시작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일찌감치 <체 1부: 아르헨티나>(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바디 오브 라이즈>와 <로빈 후드>(감독 리들리 스콧), <본 레거시>(감독 토니 길로이) 등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하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배우로서의 존재감이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2013년에 출연한 <인사이드 르윈>(감독 코언 형제)부터 사정은 변했다. 여린 듯 까칠해 보이는, 그래서 응원을 하고 싶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거리를 두게 만드는 독특한 뉘앙스의 연기에 오스카 아이삭의 이름은 자연스레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 후 그는 마치 오랫동안 계획을 세워온 사람처럼 드라마를 앞장서 이끌어가는 흥미로운 캐릭터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먼저 <인사이드 르윈> 이후 에밀 졸라의 원작을 영화화한 <테레즈 라
[오스카 아이삭] <모스트 바이어런트>
-
영화
2015 <소셜포비아>
2014 <미드나잇 썬>
롤모델은 해피 아이콘 스폰지밥, 5시면 꼬박꼬박 기상하는 아침형 인간, 술자리 대신 축구와 등산을 즐기는 스포츠맨, 밤마다 손으로 일기를 쓰는 습관까지. 류준열은 여러 가지로 예상을 뛰어넘는다. <소셜포비아>에서 류준열은 “인기를 되살리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같은 남자, BJ 양게를 연기했다.
그 인상이 퍽 현실적이고 자연스러워 류준열도 BJ 양게의 연장선에 있는 사람이 아닐까 슬쩍 짐작해봤다. 그의 가방에 매달려 활짝 웃고 있는 스폰지밥 완구를 발견하기 전까지.
단편 <미드나잇 썬>(2014)을 본 형슬우 조감독이 현피(온라인 싸움을 현실세계까지 연결하는 행위) 멤버 중 한 사람으로 류준열에게 오디션을 제의했고 시나리오를 읽은 류준열은 BJ 양게 역까지 함께 준비해갔다. “소품으로 마우스를 챙겨가 BJ 양게가 중계하는 모습도 같이 보여드렸는데 그걸
[who are you] 류준열
-
제목대로 <스물>은 청춘의 기운이 물씬한 성장영화다. 첫사랑, 꿈과 현실, 진로 고민 등 스물 하면 으레 떠올릴 법한 소재를 이병헌 감독은 재기발랄하고 경쾌하게 풀어냈다.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타짜-신의 손>(2014)의 각색을 맡았고, 장편 데뷔작이자 페이크 다큐멘터리 <힘내세요, 병헌씨>(2012)를 연출했던 그다. 최근 칼질이 난무하고, 피가 낭자한 한국영화가 많았던 까닭일까. 언론배급 시사가 끝난 뒤 <스물>은 여기저기서 ‘독특하고 신선한 코미디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같은 호평 때문인지 언론배급 시사가 끝난 뒤 만난 이병헌 감독은 상업영화 첫 연출작을 만든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여유로웠다. “자신있냐고?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반응을 보니 망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웃음)”
-언론배급 시사 반응이 좋은 것 같다.
=나쁜 평보다 좋은 평이 많아 기분은 좋다. 이제 막
[이병헌]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다”
-
한동안 ‘재미없다’는 박한 평가를 들으며 침체기에 빠졌던 <웃음을 찾는 사람들 시즌2>(이하 <웃찾사>)가 명실공히 부활했다. 개그맨 안시우, 이수한, 이융성의 ‘배우고 싶어요’는 <웃찾사>의 부활을 주도한 인기 코너 중 하나다. 안시우는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테니스가 배우고 싶어요~ 스파이크, 강시브, 리시브~ 테니스~ 테니스~”만 무한 반복한다. 낯설고 황당하지만 어느샌가 같은 리듬으로 “테니스”를 외치게 되는 무서운 중독성이 있다. 안시우는 2007년 SBS 개그맨 공채 9기로 데뷔해 KBS 드라마 <굿닥터>(2013)에서 모티브를 따온 ‘굿닥터’로 2013년 S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우수상을 차지했다. 현재 ‘배우고 싶어요’와 ‘막둥이’ 두 코너에 출연 중이다. 지난해 12월 새로 오픈한 엔터식스 한양대점 웃찾사전용관을 찾아가 안시우를 만났다. 진지한 얘기를 하다가도 개그로 마무리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는 천생 개그맨이었다.
[trans × cross] 축구, 농구, 탁구 다 할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