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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은 한손으로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담뱃갑을 옆으로 살짝 밀었다. “그가 가고자 하는 곳에 장애물이 있다면 이걸 치워서 목표까지 가는 사람. 코우즈키는 그런 인물이다.” 영화의 초반부에는 백작(하정우)의 입을 통해 코우즈키에 대한 좀더 자세한 정보가 드러난다. “일본 밀수품을 뇌물로 써 고관대작 통역을 도맡아 한일합병 때 공이 컸다. 그 일로 금광채굴권까지 따낸 뒤, 아예 일본인이 되고 싶어 일본의 몰락한 귀족 딸에게 장가들어 아내의 성을 따라 코우즈키가된” 그다. <아가씨>에서 조진웅이 연기한 코우즈키는 히데코(김민희)의 이모부이자 후견인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잠깐 언급된 단서를 따라 추측하자면 코우즈키는 욕망이 무척 강하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남자다.
영화에서 코우즈키는 히데코, 숙희, 백작 등 주요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한국말을 거의 쓰지 않는다(물론 코우즈키가 한국말을 쓰는 장면이 몇 있지만, 어떤 장면인지 자세하게 밝
[커버스타] 코우즈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인물 - <아가씨> 조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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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케이퍼무비 같았다.” 하정우는 <아가씨>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사건의 설계자로서 백작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나 보다. 그가 맡은 백작은 하녀 숙희(김태리)를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에게 보내 그녀의 상속 재산을 가로채려는 계획을 꾸민다. 백작의 계획에서 출발한 사건이 극적이고, 캐릭터가 사건을 주도적으로 끌고 간다는 점에서 “캐릭터영화 같은 느낌도 받았다”고 한다. 또 “사건이 전개되면서 백작의 행동과 감정이 계속 변화한다는 점에서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마침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 등 두편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으로서 “박찬욱 감독의 현장에서 무언가를 보고 배울 수 있지 않을까라는 호기심도 작용”했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하정우와 박찬욱 감독의 첫 만남이 성사되기까지 긴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멋진 하루>(2008)의 병운처럼 보였으면 좋겠다.” <아가씨>를 촬영하기
[커버스타] 백작, 서사를 단단하게 지탱하는 척추 - <아가씨>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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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 ‘아가씨’다. 나긋한 걸음걸이, 귀 기울여야만 들리는 자분자분한 목소리의 김민희에게선 한폭의 유화 속 양산을 든 여인 같은 귀티가 서려 있었다. <화차>의 김민희에게서 “귀족적 우아함과 차가운 침착함”을 읽어내고, 그녀를 ‘아가씨’로 낙점한 박찬욱 감독의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가는 순간이다. 박찬욱 감독에게 <아가씨>의 시나리오를 받은 김민희는 귀족 아가씨 ‘히데코’에게 매혹됐다. “전작의 캐릭터들보다 복합적이고 감정의 폭이 넓더라. 한 영화에서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캐릭터는 만나기 쉽지 않다. 배우로서 욕심나는 인물이었다.” 그녀는 히데코의 성장 과정과 이면의 본질에 집중했다. “히데코는 어린 시절부터 억압받으며 자라온 인물로, 순수하면서도 양면성을 지녔다. 연기할 때 그녀의 본질적인 순수성을 살려내는 데 주력했다.”
물정 모르는 순진한 아가씨지만, 마음속엔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히데코. 알 듯 모를 듯 신비한 일본의 귀족 아가씨가
[커버스타] 히데코, 그녀의 다양한 스펙트럼 - <아가씨> 김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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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막대한 부를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그에게 고용된 하녀(김태리) 그리고 아가씨의 후견인(조진웅)에 대한 이야기다. 전작들처럼 금기를 넘어선 감정을 모티브로 하는 영화는, 속고 속이는 관계 속에서 내밀히 싹트는 사랑과 배신, 그리고 거짓과 진실의 미로에 인물들을 몰아넣는다. 하녀의 시점에서 보여지는 1부, 아가씨의 시점에서 보여지는 2부는 세라 워터스의 원작 <핑거스미스>와 비슷하지만, 전지적 시점에서의 3부는 원작보다 명쾌하며 진취적이다. 원작과 또 하나 달라진 점은 아가씨와 하녀의 이야기에 백작과 후견인의 역할이 커지며, 이야기를 그려낼 팔레트의 칸을 넓혔다는 것. 대립항이 커진다는 것은 역으로 진보적인 포즈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니 원작의 팬이라도 남성 캐릭터의 지분이 커진 데 대한 노파심은 내려놓자. 각각 다른 색채의 칸을 채워내며 다양한 욕망의 층위를 아우를 얼굴로는 신구 배우들
[커버스타] 거짓과 진실의 미로 - <아가씨> 김민희, 하정우, 조진웅, 김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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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역전의 날>
2015 <산이 울다> <화려한 샐러리맨>
2013 <블라인드 디텍티브> 외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인 <산이 울다>(감독 래리 양)의 주인공 량예팅이 영화의 개봉(5월25일)을 맞아 한국을 찾았다. 영화에서 그녀는 1984년 중국 산시성 타이항산의 벽촌에서 남편의 폭력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홍시아를 연기한다. 과거의 끔찍한 사건으로 실어증까지 앓게 된 홍시아는 마을 청년 한총(왕쯔이)과의 사랑으로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내보려한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때보다는 한결 여유가 있어 보인다.
=폐막식 레드카펫을 걷는데 어찌나 떨리던지. (웃음) 개봉이라 긴장은 되지만 관객의 반응이 궁금하고 기대된다.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기구한 삶을 살아가는 홍시아라는 인물을 받아들고 생각이 많았을 것 같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으며 홍시아의 과거에 놀랄 뿐이었다. 줄곧 도시에서만 살아온 나로서는
[who are you] 음악과 영화는 통하는 게 아닐까 - <산이 울다> 량예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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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계춘할망> 기획•공동제작
2009 <애자> 기획•프로듀서
2007 <마강호텔> 프로듀서
2005 <잠복근무> 프로듀서
2002 <보스상륙작전> 프로듀서
2000 <싸이렌> 조감독
누구보다 바쁠 것 같았다. <계춘할망>을 제작한 빅스토리픽쳐스의 임건중 대표는 현재 화책연합 한국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국내 영화를 제작하면서 중국영화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만큼 시간에 쫓기는 게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임건중 대표는 두 가지 업무를 다른 일이라고 생각하는 게 고정관념에 따른 오해일 수 있다는 걸 짚어주었다.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같은 일이다. 한국영화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것도 넓게 보면 중국에서도 통할 좋은 이야기를 찾는 작업이고, 중국에서 선호할 이야기를 찾다보면 한국에서 작업하고 싶은 영화를 만날 수도 있다.”
연출부로 영화계에 발을 디딘 임건중 대표는 프로듀서 업무
[영화人] 좋은 이야기는 경계가 없다 - <계춘할망> 기획•공동제작자 임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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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가 돌아왔다. <엽기적인 그녀>(2001)에서 한없이 그녀(전지현)에게 휘둘리기만 하던 견우도 어느새 취업을 준비하고 결혼을 해야 하는 때를 맞았다. 조근식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2>에서 견우는 중국인 그녀(빅토리아)와 결혼을 하고, 일본인 유코(후지이 미나)와도 직장동료로서 가까워진다. 첫 영화 주연작인 <엽기적인 그녀>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차태현은 ‘의리’ 때문에라도 고민 없이 후속편행을 택했다. 15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차태현은 베테랑 배우가 되었고, 순진했던 견우도 능청스러운 직장인으로 변모했다.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2>에서 차태현이 견우를 연기하는 건지, 견우가 차태현을 흉내내는 건지 모를 정도로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 모습을 보여준다. 여러 미흡한 지점에도 불구하고 <엽기적인 그녀2>를 마냥 비난할 수 없는 건 전적으로 차태현의 덕이다. 그 누가 차태현을, 견우를 싫어할 수 있을까. <엽기적인 그녀2
[씨네인터뷰] “견우와 나, 그 사이의 무언가를 정리한 느낌” - <엽기적인 그녀2> 차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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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은 외지인(구니무라 준)이 낚싯바늘에 지렁이 미끼를 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낚시꾼의 모습을 하고 영화에 처음 등장하는 구니무라 준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도무지 정체를 가늠할 수 없는 표정으로 기어이 관객이 ‘미끼’를 물게끔 만든다. 더군다나 대사도 거의 없어 오로지 신체의 언어로 ‘다양한’ 외지인의 모습을 연기해야 했다. 리들리 스콧의 <블랙 레인>(1989),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2003), 기타노 다케시의 <아웃레이지>(2010), 소노 시온의 <지옥이 뭐가 나빠>(2014) 등 35년간 다양한 영화적 경험을 쌓은 그는 <곡성>으로 처음 한국영화를 체험했고,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도 밟게 되었다. 한국을 찾은 그에게서 <곡성>을 경험한 소감을 들었다.
-육체적, 정신적 부담이 큰 캐릭터였는데, <곡성>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어떤 고민들을 했나.
=확답을 하기까지 고
[people] 선악을 모두 가진 양면의 존재를 연기했다 - <곡성> 구니무라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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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이렇게는 안 하려고 한다.” 강풀 작가는 지난해 7개월간 하루 4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무빙> 연재에 매달렸다. ‘다음’에 연재한 <무빙>은 기존 작품들의 30회차를 고수한 연재분량을 깨고 45회차를 강행한, 강풀 작가로서는 최장기간 연재물이다. 마감의 고통이 길어진 사이, 그는 개인적으로 부친상의 아픔을 겪었고, 그 부재를 슬퍼할 틈도 없이 유명 작가라는 이유로 악플러의 인신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작가의 고통은 작품성과 반비례하는 걸까. 날 수 있는 능력을 감추고 사는 소년 ‘김봉석’의 성장기를 구심점으로 한 액션 활극 <무빙>은 여전히 분단 문제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과 국가기관의 감시와 통제 속에 신음하는 야만의 현대사가 녹아 있는 수작이다. 지난가을 마지막 연재를 끝으로, 12번째 단행본 <무빙>을 출간하기까지 강풀 작가는 어떻게 ‘무빙’하고 있었을까. 고돌이와 청운이, 고양이 두 마리가 사는 성내동 작업실을
[trans x cross] “내 만화의 제1원칙은 재밌게 하는 것” - <무빙> 강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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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지지 않을 것만 같은 소녀. 까치발로 사뿐히 걸음을 옮기고, 흔들의자에 기대 낮잠 자며 얕은 숨을 내쉬던 아이. <은교>의 은교다. 노시인 이적요(박해일)의 집으로 뛰어든 생글거리는 미지의 그 무엇이었다. 이 소녀의 싱그러움은 그대로 <은교>로 장편 데뷔를 한 김고은에 대한 또렷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해사함이라고 해도 좋을 김고은의 기운은 천진과 도발 사이쯤에 있는 것 같다. 이적요의 시선으로는 미처 담을 수도, 가둬둘 수도 없는 분방함이다. 김고은은 자신 안의 에너지를 가감 없이 뿜어내왔다. 사고하기보다는 본능에 충실한 <몬스터>(2014)의 복순, <협녀, 칼의 기억>(2014)에서 강단 있게 운명의 길로 뛰어오르는 홍이, <차이나타운>(2014)에서 버림받은 아이 일영까지. 김고은은 특유의 생동으로 또래의 여배우가 가보지 못한 험지를 헤쳐나간다. 길들여질 마음 따윈 없는, 소녀성의 확장이다.
[메모리] 생생한 자유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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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망가졌던 <엑스맨> 시리즈는 브라이언 싱어의 손을 거쳐 부활했다. 브라이언 싱어는 시간여행을 통해 기존의 시리즈를 완전히 뒤엎고 새로운 얼굴, 새로운 뮤턴트들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제 찰스 자비에 하면 패트릭 스튜어트와 제임스 맥어보이, 매그니토라고 하면 이언 매켈런과 마이클 파스빈더의 얼굴이 동시에 떠오른다. 2011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로 시작을 알렸던 프리퀄 3부작의 최종작이 드디어 공개를 앞두고 있다. 규모를 키웠다는 말에 오리지널 3부작의 엔딩 <엑스맨: 최후의 전쟁>(2006)을 떠올리며 걱정하는 팬들도 있다. 먼저 공개된 북미 평단의 반응이 기대보다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브라이언 싱어가 아닌가. 일단 보고 판단할 문제다. 이에 앞서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이모저모를 먼저 짚어보자. 기대도 걱정도 그 후의 문제다.
최강의 적, 최강의 뮤턴트 아포칼립스
태초에 그가 있었다. 아포칼립스는
프리퀄 3부작 최종장 <엑스맨: 아포칼립스> 관람 포인트 6가지 미리 짚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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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마이 엔젤>
2016 <그대 이름은 장미>
2015 <초인>
싸움에 휘말렸다가 징계를 받고, 늘 해오던 운동을 난데없이 그만두겠다는 고등학생 도현. 하지만 징계를 내리는 담임선생님도, 벌을 세우는 체조선생님도 도현을 향하는 눈길엔 애정이 그득하다. 심지어 닭볶음탕에서 닭다리를 많이 먹을 거라 했을 뿐인데 ‘양아치’라는 말과 욕지거리를 뒤집어쓴 친구 민식도 도현에게 성난 대꾸가 없다. <초인>의 도현은 밉지 않은 말썽쟁이다. 낯선 또래에게 넉살 좋게 말을 붙이는 건 기본, 행동 하나하나에 긍정의 기운이 묻어난다. 하지만 그의 긍정은 절망 속에서 피어난 것이다. 어릴 적 곁을 떠난 아빠는 다복한 가정을 일구어 잘 사는 반면 엄마는 치매에 걸려 아들도 못 알아보고 자꾸만 돌이킬 수 없는 우울 속으로 발을 딛는다. 영화가 진행되며 몇겹의 아픔이 더해갈수록 도현의 말간 얼굴에도 그늘이 점점 드리운다. 하지만 철없는 소년이 사연 많
[who are you] 배우란, 감정을 선물하는 일 - <초인>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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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아이덴티티는 즉각적이고 간결하다. 화려하고 빽빽하게 프레임을 채웠던 기존 국내 영화제들의 접근과는 많이 다르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의 그래픽디자인 전반을 담당한 스튜디오 헤이조의 조현열 디자이너는 “가장 단순한 게 가장 아름답고, 가장 적은 게 가장 많다”고 생각한다. 평소 작업에서 과감하게 글자를 배치해온 그는, 전주와 필름페스티벌이라는 키워드의 자소가 ‘ㅈㅈ’와 ‘ㅍㅍ’ 형태로 반복되는 특징을 활용해, 자신이 직접 손으로 쓴 지읒과 피읖을 큼직하게 배치했다. 자신의 취향을 고수하면서도 한글 사용을 강조하는 지자체의 보수적인 성향에도 부합되는 결과물이었다.
그와 전주국제영화제와의 연이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영화제에서 열린 전시 <왕빙: 관찰의 예술>의 포스터와 리플릿을 디자인하고, ‘100 Films 100 Posters’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럼에도 영화제 아이덴티티를 비롯해 티켓 카탈로그, 기념품, 현수막 등 영화제
[영화人]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 -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그래픽디자인 담당한 조현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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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비주얼 감각을 선보인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아마 모호한 시공간 위에 가상의 ‘홍길동 월드’를 지어내는 일이었으리라. 영화의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아 그를 설계한 장본인은 장근영 미술감독이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장르물이었던 <화산고>(2001) 미술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지구를 지켜라!>(2003)로 제2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기술상을 수상했으며, <아라한 장풍대작전>(2004), <중천>(2006) 등의 장르영화들로 뚜렷한 색깔의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갔다. 그런 그가 약 10년의 공백기를 가진 후, 2016년 <탐정 홍길동>의 미술감독으로 돌아왔다. “늘 해보지 않은 것에 도전하고 싶고, 새로움을 표현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는 그는 과감한 표현으로 조성희 감독의 세계관을 구현해냈다. 여기엔 스크린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따랐다. 5천권의 책을 커피물에
[씨네인터뷰] “만들고 칠하고 덧입혀 구현한 홍길동 월드” -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장근영 미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