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2016 <밀정>
2015 <4등>
2014 <국제시장>
2014 <신의 한 수>
2013 <밤의 여왕>
2013 <미나문방구>
2013 <사이코메트리>
2012 <어떤 시선>
키가 훌쩍 자란 덕에 못 알아볼 뻔했다. <4등>을 찍었을 때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으니 벌써 2년이나 지났다. 중학생인 유재상은 <4등>을 촬영할 때보다 키가 “10cm나 더 자랐”고 볼살은 쏙 빠졌으며 소속사도 생겼다.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인터뷰 장소로 곧바로 왔다는 그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당분간 ‘방과 후 인터뷰’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수업 들으랴, 인터뷰하랴 입을 삐죽 내밀 법도 한데, 유재상은 제법 의젓하다. “전혀 피곤하지 않다. 공부하는 데 놓치는 게 있을까봐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 누가 시켜서 한 말이 절대 아니다.
<4등>에서 유재상이 연기한 준호는 대회에
[who are you] 키와 꿈이 함께 큰다
-
2016 <해어화>
2016 <조선마술사>
1943년 경성의 기생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해어화>는 각양각색 한복을 원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다. 산뜻하고 곱다가도, 중후하고 관능적으로 스크린을 수놓는 영화 속 한복을 디자인한 이는 김영진 한복 디자이너. 그녀의 브랜드 ‘차이킴’이 지향하는 한복과 <해어화>의 한복은 “젊고 관능적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고정된 이미지를 넘어선 한복을 지향하는 그녀에게 1940년대는 흥미로운 시대였다. “전통과 서양식 복식이 공존하고 충돌하는 낭만적인 시대다. 전통 소재뿐 아니라 오간자, 실크, 모직, 레이스 등 다양한 소재들을 활용했다.” 그녀는 의상이 영화의 강력한 이미지라고 믿는다. “<화양연화>를 보면 의상에서 영화가 바로 연상되지 않나. 고전 <마이 페어 레이디>를 지금까지 떠올리는 것도 오드리 헵번과 그녀가 입었던 의상의 힘이다.” 그녀는 <해어화> 역시 그런
[영화人] 한복으로 펼쳐내는 상상
-
목포 양아치가 가까스로 검사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줄 잘못 서면 변호사 간판 달고 이혼소송이나 하는 개업 변호사로 전락할 게 뻔하다. 태수는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이면의 법칙을 재빨리 습득하고, 성공을 위해 온갖 악행에 가담하며 승승장구하는 캐릭터다. 그의 상승과 추락 안에 이 나라의 ‘추잡한’ 현대사가 요약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쌍화점>(2008) 이후 조인성이 8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가해자, 악인이라는 외피를 쓴 인물인 태수에게 조인성의 해석이 더해지면 어떨까. 여전히 스크린 속 조인성에 대한 궁금증은 닳지 않았다.
-스크린으로는 공식적인 복귀작이라 기대가 더하다.
=무식하게 말하자면, 이 작품을 한 이유는 간단하다. 재밌었다. 단지 그 이유더라. 독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시나리오를 펼쳤는데 단숨에 읽었다. 하겠다고 바로 결정하고, 귀국하는 대로 감독님을 만났다.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권법>이 불발되면서 사
[조인성] 균형과 조화
-
한강식은 태수의 롤모델이다. 그는 <더 킹>에서 묘사되는 상위 1%의 세계, 권력과 부와 명예가 집약된, 누구나 오르고 싶지만 엄두를 내지 못하는 그 무소불위의 세계를 요약하는 인물이다. 이십대 초반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차세대 검사장으로 각광받는 한강식은, 그 근사함 뒤에 잔인한 폭력의 속성을 감춘 악인이다. <나를 잊지 말아요>(2014)의 멜로적 감성을 뒤로하고 정우성이 보여줄 새로운 도전은 그래서 악독하고, 거대하고, 강하고, 강렬하고, 무섭다. 검사에게 취조받는 듯한 심정으로 인터뷰 자리에 앉았다.
-태수(조인성)의 눈으로 형상화된 한강식에 대한 묘사를 보면 캐릭터의 파워가 느껴진다. ‘정글의 사자처럼 여유 있는 걸음걸이, 세상 아무것도 무서울 게 없는 존재처럼’ 설렁설렁 등장하는 캐릭터라니, 상상이 안 가는 포스다.
=사실 사자 같은 느낌은 아니고. (웃음) 한강식의 대사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첫 촬영 때 런웨이하듯 나타나는 그런 촬영을
[정우성] 더 큰 걸음
-
-
<더 킹>에서 박태수(조인성)는 한강식(정우성)의 부와 외모, 스타일 모든 걸 탐하고 자신도 언젠가 그자리에 가고자 욕망을 키워나간다. “한강식이 만약 혐오스럽게 생겼다면 권력의 매력을 덜 느끼지 않았을까.” 한재림 감독은 없이 자란 태수가 부와 성공을 얻기 위해 검사가 되고, 더 높은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범죄도 불사하는 악행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부패한 이면을 적나라하게 짚어낸다. 그는 이 지독한 악역의 연대기를 조인성과 정우성이라는,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맑고 아름다운 마스크를 통해 투영해내고자 한다. 지금껏 어떤 악역도 가져보지 못한 두 아름다움의 충돌 속에 <더 킹>이라는 영화가 주는, 한국 현대사의 가해자가 지닌 이중성이 존재하고 있는 건 아닐까.
<씨네21> 21주년 특대호를 기념할 커버스타로 21년의 한국영화를 말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두 얼굴, 정우성과 조인성을 부산 촬영현장에서 만났다. 기존 그의 연기 어디에도 속하지
[정우성, 조인성] 악의 제왕을 가리다
-
영화
2016 <자전거>(단편) 연출
2015 <스틸 플라워> 프로듀서
2014 <들꽃> 프로듀서
2014 <허들>(단편) 연출
“프로듀서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인터뷰를 하는 게 부담스럽다.” 겸손의 뜻으로 한 얘기든 솔직하게 털어놓은 얘기든 가볍게 들을 수 있는 답변은 아니다. 순제작비 3천만원으로 15회차(보충촬영 제외) 촬영을 진두지휘하는, 베테랑 프로듀서에게도 만만치 않은 임무를 프로듀서 경험이 전혀 없는 그가 이뤄낸 것은 그 사실만으로 충분히 박수 받을 일이다. 박석영 감독이 그를 두고 “재능 있는 단편영화 감독이기도 한 그는 언제나 헌신적이고 현실적인 PD”라고 제작기에 소개한 것도 그의 열정과 겸손한 태도를 높이 사서 한 얘기일 것이다.
제작 진행 난이도를 상, 중, 하로 나눈다면 <스틸 플라워>는 단연 ‘상’에 해당한다. 제작비가 넉넉한 편이 아니고, 로케이션과 오픈 세트 촬영 비중이 전체의 80% 이
[STAFF 37.5] 부산을 샅샅이 뒤져 만들어낸 장면들
-
가족에 의해 정신병원에 갇힌 여자 정연. 억울함을 호소해보지만 그녀에게 도움을 줄 사람은 없다. 어느 날 밤 그녀는 같은 병실에 있는 심현이 다른 환자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다. <인류멸망보고서>(2011),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 <감기>(2013), <좋은 친구들>(2014) 연출부, <오피스>(2014) 조연출 등 지난 4년간 꾸준히 영화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김태준 감독의 데뷔작이 될 <심증>의 시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우수 크리에이터 발굴 지원사업’ 가운데 오퍼스픽쳐스와 진행한 ‘크리에이터의 한걸음’ 프로젝트에 선정된 <심증>의 시나리오는, 지난 2월 발표된 최종심에서는 제외됐지만 프로젝트에서 운영한 멘토링을 거쳐 괄목할 만한 진전을 자랑하며 선정작들 가운데 가장 먼저 영화화가 결정됐다. 올가을 촬영을 시작해 내년 초 개봉을 앞둔 <심증>의 김태준 감독을
[people] 여자 캐릭터들의 기운만으로 채운 긴장감
-
“인터뷰까지 하게 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 인터뷰 장소에 도착한 최승연 감독은 무척 쑥스러워했다. 그의 장편 연출 데뷔작인 <수색역>은 1999년 수색을 배경으로, 윤석(맹세창), 상우(공명), 원선(이태환), 호영(이진성), 네 친구의 사연을 그린 이야기다.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가 결정되면서 수색에 재개발 열풍이 불었고, 한때 절친했던 네 친구는 그로 인한 어떤 사건을 겪으며 우정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엇갈린 우정이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최승연 감독이 빚어낸 인물들은 꽤 생생하다. 무엇보다 감독의 겸손한 태도와 달리 이 영화는 사건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힘이 세다. 3월31일 극장 개봉한 이 영화를 기억해야 할 이유다. 중앙대 연극영화과(04학번)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차례로 졸업한 뒤, 데뷔작 <수색역>을 만들어 관객 앞에 내놓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6여년. 개봉한 다음날, 최승연 감독을 만나 긴 시간 동안 진행된 제작 뒷이야기에 대해 들
[people] “외부의 시선으로 나를 되돌아보게 된 영화”
-
“평소엔 어린 친구들한테 사인받을 일이 없는데 요즘은 꼬맹이들한테 사인을 받기는 한다. <태양의 후예>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걸 그때 실감한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3성장군 윤 중장을 연기하는 강신일은 드라마의 시청률이 올라감에 따라, 서대영(진구)과 윤명주(김지원) 커플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더불어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하지만 인기니 명예니 하는 세속적 욕망의 산물들에 그는 큰 관심이 없다. <공공의 적>(2002) 출연 당시 강우석 감독이 누구인지 잘 몰랐다는 그답게 그는 <태양의 후예>의 김은숙 작가에 대해서도 실은 잘 몰랐다고 한다. 연극 이외의 것에 대한 적당한 무관심이 그를 여태껏 연극에 매진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대배우>는 그런 ‘연극’배우 강신일의 아우라를 적극 차용한 영화다. 20년 넘게 연극 무대에서 ‘정통연기’를 하고 있는 장성필(오달수)을 통해 꿈을 먹고사는 배우 이야기를 전하는 <대배우
[강신일] “연기란, 나의 고유한 가치를 스스로 존중하는 것”
-
영화
2016 <겟 어 잡>
2016 <쿵푸팬더3>
2015 <트럼보>
2014 <고질라>
2013 <콜드 컴즈 더 나잇>
2012 <아르고>
2012 <토탈 리콜>
2012 <락 오브 에이지>
2012 <마다가스카3: 이번엔 서커스다!>
2012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
2012 <레드 테일즈>
2011 <배트맨: 이어 원>
2011 <로맨틱 크라운>
2011 <드라이브>
2011 <리브>
2011 <디태치먼트>
2011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2006 <미스 리틀 선샤인>
2004 <일루전>
2004 <씨잉 아더 피플>
1998 <라이언 일병 구하기>
TV시리즈
2008∼13 <브레이킹 배드>
2006∼13 <내가 그녀를 만났을
[브라이언 크랜스턴] 머물러 있지 않는 배우
-
영화
2016 <4등>
드라마
2015 <풍문으로 들었소>
어설퍼서 놀랐다. 연기가 아니라 인터뷰와 사진 촬영 말이다. 정가람은 정지우 감독의 <4등>으로 첫 영화 데뷔를 했다. 재능이 넘쳐 모두의 사랑을 받았지만, 자만하는 바람에 한순간에 추락해버린 비운의 수영선수 광수(박해준)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청소년 수영선수 광수는 연습을 마친 뒤 슬쩍 포장마차에 들어가 소주로 뒤풀이를 하고, 연습을 빼먹고 어른들 노름판에 끼어 놀다 들켜도 과히 민망해하지 않는 ‘까진’ 소년이다. 포장마차에서 만난 기자와 코치 앞에서 소주잔 대신 ‘글라스’를 내밀어 두 어른을 당황하게 만드는 패기도 남다르다. 그런 광수를 태연하고 능숙하게 연기한 정가람의 실제 모습은 그래서 더 놀랍다. 사진 촬영을 하는 동안은 손을 어디 둬야 할지 몰라 허둥댔고, 인터뷰를 할 땐 방황하는 시선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과제가 주어졌을 때 “일직선으로 돌파하는” 점만큼은 광수와 꽤
[who are you] “길게 가자”
-
곰살맞은 사람. 이진욱의 첫인상은 그랬다. 입을 시원스레 벌려 웃으면 덩달아 눈가의 부챗살 주름이 지그시 눌리며 비로소 완성되는 화사한 웃음 때문일 것이다. 그의 이런 인상은 그간 극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돼왔다. 데뷔 초, 드라마 <연애시대>(2006)에서 좋아하는 상대에게 가감 없이 웃어 보이던 민현중이라는 남자부터였다. “멀리서 바라보고 주위를 맴돌고 행복을 빌어주고. 난 그런 바보 같은 사랑 안 한다”던 당돌한 청년이 짓는 미소는 쉽게 눈돌릴 수 없게 만들었다. 때론 까탈스럽고 고집스러운 남자(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2>(2012)의 윤석현)였고, 때론 누구에게라도 소개하고 싶은 멋진 젠틀남(<뷰티 인사이드>(2015)의 우진)이었지만 그때마다 한결같았던 건 그의 다감한 웃음이다. 그렇게 이진욱은 로맨스물에서, 가장 로맨틱한 순간에 등장해 장면을 빛내왔다. “대중은 극에서 내가 나오면 어서 빨리 상대와 키스하기를 바라는 게 아닐까”라는 이진욱의 너
[이진욱] “좋은 배우가 되는 건 내 인생 그 자체”
-
표지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 들어선 임수정이 메고 온 하얀 가방에 빨간 글씨로 “얼굴이 빨개지는”이란 글귀가 적혀 있었다. 부끄러움을 담는 가방이란 뜻일까. 물론 아무 뜻이 없을지도 모르겠으나 배우 임수정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그녀를 영화에서나 혹은 실제로 만났을 때 느껴지는 기운은 부끄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그녀는 영화 안에서 때때로 아파하거나 슬퍼 보일 때조차 늘 당당함을 잃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그녀에게서는 쓸쓸하면서도 씩씩한 기운이 느껴진다. “나 역시 이중적인 면이 있다. (웃음) 혹은 외모에서 드러나는 이미지도 있을 거다.” 다중적인 면을 드러내는 <장화, 홍련>(2003)의 수미를 비롯해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의 싸이보그 영군, 아프지만 결코 아프다는 걸 내색하지 않는 <행복>(2007)의 은희, 그리고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의 연정인, 최근 <은밀한 유혹>(2014)에서 벼랑 끝에 내몰린
[임수정] 스크린에 영원히 머무르는 배우를 꿈꾸다
-
캐릭터 연기의 귀재.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배우 조정석을 마주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말이다. 능청맞은 말투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은 <건축학개론>(2012)의 감초 납뜩이, 냉철하고 절도 있는 드라마 <더킹 투하츠>(2012)의 은시경 중대장, <관상>(2013)의 순수하고 익살스러운 팽헌, 높은 프라이드와 ‘철벽’ 허세로 무장한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2015)의 강선우 셰프, <특종: 량첸살인기>(2015)의 인간미 넘치는 ‘허당’ 허무혁 기자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캐릭터의 자장을 넓혀온 그가 새롭게 보여줄 캐릭터는 어떤 것일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캐릭터적으로 접근해 뭔가를 만들어내려고 하지 않았다. <시간이탈자>는 캐릭터보다 스토리텔링이 우선인 영화다. 중요한 건, ‘내가 이야기에 어떻게 묻어나느냐’였다.” 그는 타임슬립 소재
[조정석] 이야기를 이해하고 전달하는 즐거움을 아는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