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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레니 할린 / 출연 켈란 루츠, 스콧 앳킨스, 로산느 매키, 리암 게리건 / 개봉 4월10일
페르세우스를 내세운 <타이탄>, 테세우스를 주인공으로 한 <신들의 전쟁> 등 그리스신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단골 소재다. 그런데 응당 첫 번째로 등장했어야 하건만 아직까지도 그 진면목을 드러내지 않은 영웅이 있으니, 다름 아닌 헤라클레스다. 헤라클레스는 수많은 그리스신화의 영웅들 중에서도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를 지녔고, 가장 위대한 영웅적 업적을 이뤄냈으며, 가장 초인에 가까운 능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너무 유명한 탓에 도리어 전형적인 캐릭터라는 편견에 시달리는 영웅이기도 하다. 오늘날 거의 대부분 히어로들의 원형이라 부를 만한 헤라클레스지만 익숙한 만큼 의외로 다루기 까다로운 영웅인 셈이다.
이 난제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진 이는 <다이하드2> <클리프행어>로 유명한 레니 할린 감독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감독, 각본, 프로듀서까지
그리스신화의 진짜 영웅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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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제임스 건 / 출연 크리스 프랫, 데이브 바티스타, 조 살다나, 브래들리 쿠퍼, 빈 디젤 / 개봉 7월
<어벤져스>가 지구 방위대라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우주 방위대쯤 되겠다. 제임스 건 감독은 좀 다른 의미로 두 영화를 이렇게 비교하기도 했다. “‘어벤져스’가 비틀스라면 ‘가디언즈’는 롤링 스톤스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캐릭터들에 비하면 <어벤져스>의 팀원들은 상당히 모범생이란 얘기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마블의 새 히어로무비다. 캐릭터들은 감독의 말처럼 꽤나 별나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일명 스타로드로 불리는 피터 제이슨 퀼(크리스 프랫)은 폭행, 사기죄로 수배령이 떨어진 인물. 헐크를 닮은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일명 디스트로이어는 가족이 살해당한 뒤 복수심 하나로 은하계를 휩쓸고 다녔으며, 가모라(조 살다나)는 12건 이상의 살인 혐의로 수배 중인
우주에서 만나는 거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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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이 곧 믿는 것이다. 다년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비주얼을 책임진 최고의 스탭들이 직접 연출에 나섰다. 비주얼만큼은 일단, 누구도 이들보다 더 잘할 수 없다.
<트랜센던스> Transcendence
감독 월리 피스터 / 출연 조니 뎁, 레베카 홀, 모건 프리먼, 폴 베타니 / 개봉 5월15일
<트랜센던스>는 천재과학자 윌(조니 뎁)의 이야기를 그린 SF 블록버스터다. 죽음을 앞둔 그는 자신의 뇌를 인공지능 컴퓨터에 업로드하고, 인류를 초월한 초지능 슈퍼컴 ‘트랜센던스’로 거듭나지만, 이 세계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불러온다. 크리스토퍼 놀란 제작, 조니 뎁 주연이라는 쟁쟁한 크레딧만큼이나 눈에 띄는 건 감독 월리 피스터의 존재다. 그는 <메멘토> 이후 <인썸니아>,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시리즈, <인셉션>에서 놀란 감독과 함께 일한, 그야말로 ‘놀란의 유일한 촬영감독’이다. 놀란
일단 한번 믿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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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 출연 밀라 쿠니스, 채닝 테이텀, 숀 빈, 테리 길리엄, 배두나 / 개봉 7월
앤디/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전작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500년의 시공간을 가로질러 윤회(輪廻)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들의 관심은 여전히 운명적인 삶에 가닿아 있는 것 같다. <주피터 어센딩> 역시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한 여인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시카고에서 청소일을 하며 살아가는 주피터 존스(밀라 쿠니스)는 지구 밖 행성에서 온 케인(채닝 테이텀)을 만나면서 평범했던 삶에 일대 변화를 겪는다. 반은 늑대, 반은 백색증 인간의 유전자를 지닌 케인은 실력 좋은 현상금 사냥꾼이다. 은하계를 지배해온 여왕은 지구에 자신과 똑같은 유전자 구조를 가진 인간, 주피터 존스가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케인을 시켜 그녀를 잡으려고 한다. 그러나 우주의 질서와 균형을 뒤흔들 수 있는 특별한 유전자를 지닌 주피터를 만나면서 케인의 삶도 소용돌이치게
워쇼스키 남매의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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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더그 라이먼 / 출연 톰 크루즈, 에밀리 블런트, 빌 팩스턴, 라라 펄버, 제레미 피번 / 개봉 6월
외계의 침공으로 최후의 날을 맞게 되는 지구. 톰 크루즈가 <오블리비언>에 이어 다시 그 최후의 전장에 선다. 그리고 이번엔 죽는다(스포일러 아님). 그것도 여러 번. 톰 크루즈가 연기하는 빌 케이지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죽음을 반복해 경험한다. 시간의 순환 고리에 갇혀버린 것이다. 사쿠라자카 히로시의 라이트 노벨 <올 유 니드 이즈 킬>을 원작으로 하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타임루프 설정을 끌어들인 SF액션영화다. 가까운 미래,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는다. 빌 케이지는 승산이 없어 보이는 외계 종족과의 전투에 투입되고 그곳에서 전사한다. 그런데 눈을 뜨면 살아 있다. 빌 케이지의 시계는 전투에 투입되기 이전으로 되감겨 있다. 전장에서의 반복되는 죽음을 통해 빌 케이지는 놀라운 능력을 장착한 전사로 거듭난다.
액션과 시간여행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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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대런 애로노프스키 / 출연 러셀 크로, 제니퍼 코넬리, 에마 왓슨, 로건 레먼, 앤서니 홉킨스 / 개봉 3월20일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 “신께서 인간의 죄악을 보고 한탄하사 ‘내가 그들을 땅과 함께 멸하리라’ 하시니라”라는 창세기의 이야기로 유명한 ‘노아의 방주’는, 타락한 인간 전부를 파멸시키고 새로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신의 결심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창세기가 묘사하길 “의인이요, 하나님과 동행했던” 500살의 노아가 바로 신의 명을 받들어 방주를 만들기 시작한다.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노아>의 기본 설정은 일단 그 창세기에 바탕을 뒀다. 타락한 인간 세상에서 신의 계시를 받은 유일한 인물 노아(러셀 크로)가 대홍수로부터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거대한 방주를 짓기 시작한다. 방주에 탈 수 있는 이는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의 암수 한쌍, 그리고 노아의 가족뿐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노아의 방주를 조롱하기 시작하고 가족들간에 의견 대립마저 생긴다. 그럼에도 그는
인류 최초 재난 블록버스터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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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브라이언 싱어 / 출연 휴 잭맨,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파스빈더, 제니퍼 로렌스 / 개봉 5월22일
영화 <엑스맨> 시리즈의 창조주, 브라이언 싱어가 돌아왔다. 싱어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이하 <엑스맨>)가 “내 영화 중 가장 대단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의 말대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젊은 찰스와 에릭은 물론 퀵실버, 워패스, 캣 키티, 선스팟, 블링크, 비숍 등 전편에선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들까지 아버지의 부름에 몽땅 소환됐다. 2023년의 미래, 트라스크사는 뮤턴트들을 소탕할 목적으로 사냥로봇 센티넬을 개발한다. 뮤턴트들은 종말의 위험에 직면하고 울버린은 1973년의 과거로 타임슬립해 찰스와 에릭에게 도움을 청한다. 젊은 시절의 찰스와 에릭은 미래의 자신들과 힘을 합쳐 뮤턴트들의 위기를 막아내려고 한다.
<엑스맨> 제작진은 마케팅의 일환으로 트라스크사가 실제 존재하기라도
뮤턴트들이여, 모두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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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이클 베이 / 출연 마크 월버그, 니콜라 펠츠, 잭 레이너, 스탠리 투치 / 개봉 6월
샤이아 러버프도 떠난 마당에 3편으로 시리즈를 종결하는 게 모양새 깔끔하지 않았겠냐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며, 전투 신의 규모에만 집착하는 마이클 베이 감독에게 등돌렸던 이들은 분명 <트랜스포머4>의 제작 소식을 떨떠름한 표정으로 접했으리라. 하지만 마이클 베이는 아직 정들었던 변신로봇들과 굿바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3편으로 완결될 뻔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부활했다. 시리즈에서 하차할 뜻을 슬쩍 내비쳤던 마이클 베이도 복귀했다. 새로운 배우들을 왕창 데리고서.
<트랜스포머4>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지구의 운명을 걸고 벌였던 시카고 전투, 그로부터 4년 뒤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토봇은 다시 인간 친구들과 손잡고 평화를 위협하는 적과 싸운다. 앞서 얘기했다시피 4편의 가장 큰 변화는 샘 윗위키의 부재다. 마이클 베이는 아예 주요 배역을
새 지구인 친구를 사귄 오토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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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맷 리브스 / 출연 앤디 서키스, 게리 올드먼, 주디 그리어 / 개봉 7월17일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었다. 루퍼트 와이트가 연출한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은 혹성탈출의 역사를 새로 쓰는 프리퀄이었다. 인간에게 받은 모욕으로 인해 분노를 표출하는 유인원의 반란. 그 주제는 첨단의 CG로 완벽한 형태를 부여받았다. 이 영화를 CG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보여주는 분기점으로 삼아도 좋을 정도였다.
전편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속편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전편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나섰다. 1편으로 이제 시리즈의 토대를 다졌다고 호언하던 감독 루퍼트 와이트가 제작사와의 불화(5월 개봉에 맞추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가 컸다)로 하차했고, 도무지 대체가 불가능한, 시저를 연기한 앤디 서키스를 제외하고 주인공 제임스 프랑코를 비롯한 주요 출연진이 모두 교체됐다. 한마디로, 판이 바뀌었다. 새로운 시리즈를 위한 제작사의 선택은 맷 리브스 감독이다
인간 VS. 유인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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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크 웹 / 출연 앤드루 가필드, 에마 스톤, 제이미 폭스, 데인 드한 / 개봉 4월24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확고했던 기존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 대처한 마크 웹의 워밍업에 불과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짜릿한 쾌감을 제공했지만 악당 리자드는 팬들의 성에 차지 않았고 스파이더맨의 쫄쫄이는 멋이 한참 떨어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마크 웹이 자신이 만든 스파이더맨의 정수라고 믿었던 지점에 있었다. 블록버스터 장르에서 그가 전개하는 하이틴 멜로가 과연 얼마나 효용이 있느냐는 1편을 향한 가장 큰 비난의 표적이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1편에 쏟아진 비난에 대한 적극적인 화답이다. <미션 임파서블3> <트랜스포머> <스타트렉 다크니스> 같은 주로 굵직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온 기획 겸 작가 알렉스 커츠먼과 로베르토 오치 콤비의 영입이 상징하는 바가 크다. 자신의 능력을 어쩔 줄 몰라 하던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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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블록버스터의 시즌이라는 것도 옛말이다. 올해는 더 빨라졌고 더 강해졌다. 뜨거운 여름 시장에 제격이지 싶었던 <300: 제국의 부활>과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같은 작품이 3월 개봉을 앞두고 봄의 기운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2∼3월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는 말을 할 정도다. 해마다 5월에 하던 여름블록버스터 특집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순 없겠다 싶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강자들을 조금 일찍 챙겨보자고 마음먹었다. <노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트랜스포머4>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등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블록버스터 15편의 완전정복에 나선다.
봄부터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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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매커너헤이의 출연작 중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작품은? 대답은 여러 갈래로 나뉠 것 같다. 시간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 <타임 투 킬> <콘택트> 같은 영화를 얘기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웨딩 플래너>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 같은 200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제목을 대는 이도 있을 것이고, <매직 마이크>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머드>처럼 캐릭터가 돋보이는 최근작을 얘기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론 우드루프를 만난 다음이라면?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에이즈 환자 론 우드루프로 변신한 매튜 매커너헤이와 눈이 마주친 다음이라면? 당신은 분명 매튜 매커너헤이의 대표작 목록에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제목을 기입하게 될 것이다. 근래 가장 흥미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배우 매튜 매커너헤이의 연기 변천사와 그의 치명적 매력을 탐구했다.
카우보이모자를 쓰기 전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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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을 비롯해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2013) 등 최근 블랙시네마의 ‘흑형’ 묘사에서 드러나는 그 어두운 심연은 무얼까. 영화 속 흑인 남자들의 무력감과 콤플렉스를 힙합 역사와 함께 엮는, 음악비평가이자 힙합 애호가인 김봉현의 <노예 12년>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힙합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음악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동시에 힙합은 오해와 편견 속에서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음악이기도 하다. 어느 음악보다 자기 고유의 색깔과 개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흑인 래퍼들이 왜 자기 자랑을 하거나 허세를 떠는지, 왜 천박(!)하게 돈에 집착하는지, 왜 여성을 ‘비치’(해변이 아니다)라고 부르는지 궁금해하거나 불쾌해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힙합은 그렇기 때문에 세계를 열광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지금의 힙합 산업을 떠받치는 상당수가 바로 백인 중산층이다. 비평가들은 이를 가
그래, 저렇게 랩 배틀이 태어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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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맥퀸 감독의 <노예 12년>이 올해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금껏 작품상이건, 감독상이건 흑인 감독이 아카데미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적이 없었음을 떠올려 보면 무척 혁신적인 사건이다. 오히려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이 <브로크백 마운틴>(2005)과 <라이프 오브 파이>(2012)로 감독상을 두 번 수상했다. 그렇게 아카데미상과 흑인 영화인은 그동안 별 인연이 없었다. 흑인배우로는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2013)에도 기념비적인 순간으로 묘사되는, 1964년 시드니 포이티어가 처음으로 주연상을 수상한 이래 <트레이닝 데이>(2001)의 덴젤 워싱턴, <몬스터 볼>(2001)의 할리 베리, <레이>(2004)의 제이미 폭스, <라스트 킹>(2006)의 포레스트 휘태커가 주연상을 받은 적 있다. 당연히 오랜 흑인 배우들의 활약상에 비하면 지나치게 미미하다. 그래서 올
BLACK IS POWER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