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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0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첫 번째 월드 프리미어 행사가 뉴욕에서 열렸다. 기자회견 자리엔 배우 패트릭 스튜어트, 마이클 파스빈더, 휴 잭맨, 피터 딘클리지, 제임스 맥어보이, 엘렌 페이지와 프로듀서 사이먼 킨버그, 허치 파커, 로렌 슐러 도너가 참석했다. 이날 제임스 맥어보이는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촬영 기간 동안 배우들의 호흡이 얼마나 환상적이었을지 짐작게 하는 자리였다.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을 제작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뭐였나.
=사이먼 킨버그_지금까지 참여한 작품 중에서 스케줄 잡기가 가장 어려웠다. 모든 배우들이 한정된 기간 동안 정해진 날짜에 촬영해야 했는데, 워낙 출연하는 작품이 많은 배우들이라.
로렌 슐러 도너_첫 번째 그룹의 배우들 촬영이 끝난 뒤 두 번째 그룹의 촬영을 해야 했다. 그런데 휴 잭맨은 <더 울버린> 홍보 때문에 몇개월을 비워야 했고, 제니퍼 로렌스는 &l
내면의 피터팬을 끌어내 와이어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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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이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인물은 울버린이다. 자가 치유력을 지닌 울버린만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엑스맨>부터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까지 14년 동안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이기에 과거와 미래, 오리지널과 프리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스탭과 배우를 통틀어 가장 오랜 기간 <엑스맨> 시리즈에 참여한 휴 잭맨을 5월15일 싱가포르에서 만났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오랜만에 재회했다. 그와의 작업은 어땠나.
=환상적이었다. 14년 전 내게 처음으로 <엑스맨> 캐릭터를 맡긴 사람이 브라이언 싱어였다. 1편과 2편을 함께 찍은 뒤 한동안 같이 작업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사이먼 킨버그, 로렌 슐러 도너 등 오리지널 시리즈의 프로듀서들, 배우들과 다시 뭉칠 수 있어 좋았다
매그니토 연기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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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시리즈의 창조주, 브라이언 싱어가 돌아왔다. 그가 <엑스맨2> 이후 11년 만에 연출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을 통해 과거와 미래의 엑스맨들을 한곳에 불러모은다. 7번째 <엑스맨> 시리즈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이전 시리즈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무엇인지, 브라이언 싱어의 귀환이 왜 반가울 수밖에 없는지 살펴봤다. 뉴욕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월드 프리미어 행사장에선 휴 잭맨을 비롯한 엑스맨의 주역들을 만났다.
5월14일 싱가포르의 오차드 로드. 휴대폰의 날씨 어플을 작동시키니 현재 기온이 33도라고 일러준다. 시차적응이 필요 없어 좋아했건만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와 정면으로 대결할 판국이었다. 이날 오후 싱가포르 쇼 시어터 리도(SHAW THEATRES LIDO)에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이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블루
조물주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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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시사를 놓치는 바람에 인터뷰 전까지 익혀둔 감독의 얼굴은 포털에 올라와 있는 프로필 사진이 전부였다. 젖살이 통통하게 올라 수줍게 웃고 있는 열혈 영화 소녀. 그게 그 사진 속의 감독의 이미지였다(이 글을 쓰며 다시 검색을 해보니 최근 사진으로 바뀌어 있다. 10년도 더 된 사진이라며 민망해 하더니만 직접 바꾼 것일까?) <도희야> 속 김새론의 도발적이면서도 순수한 눈망울과 그 흑백사진 속 소녀의 미소를 몇번이나 견주어보며 정주리 감독을 만났다. 장편 데뷔작으로 난생처음 외국, 그것도 칸에 가게 된 설렘과 첫 시사에서 발견한 어긋난 사운드 싱크 때문에 녹음 스케줄을 조정하는 분주함이 한 얼굴 안에서 교차하고 있었다. 사진 촬영을 하다 잠시 들러 “칭찬 많이 해주세요”라는 배우 배두나를 앞에 두고는 어색한 웃음만 짓더니만 인터뷰가 끝난 뒤에 “두나씨는 현장에서 완전한 동지 같았어요”라며 쑥스럽게 덧붙이는 그의 모습이 조용하면서도 강단 있게 꼭 해야 할 이야기들을 풀어낸
생존을 위한 아이의 영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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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대면할 때 대개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모른 척 고개를 돌리거나 자신이 아는 방식에 맞춰 멋대로 해석하거나. <도희야>는 상처 입은 어른이 아무도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소수자의 이름을 부르는 이야기다. 폭력에 오랜 시간 노출된 아이는 폭력의 언어로밖에 화답할 줄 모르고, 우리가 그들을 외면하는 사이 서로의 언어는 달라져버렸다. 그 순간 불편하다고 이를 외면할 것인가, 편한 대로 이해하고 자기만족에 취할 것인가. 아니면 소통을 위해 눈을 맞추려고 애쓸 것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을 이름 없는 ‘도희들’의 이름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그 방법을 곰곰이 생각해본다.
<도가니> 열풍 이후로 한국영화에서 아동들은 순수한 동심의 세계에서 다양한 종류의 폭력 사건과 연루된 희생자로 대거 위치 이동을 감행했다. 특히 스크린에 인적 드문 곳을 혼자 걷고 있는 여자아이가 나온다면 거의 납치
흉터의 언어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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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러스 에드워즈 감독은 원래 고질라의 엄청난 팬이었다고 하던데, 당신들은 어떤가.
=애런 존슨_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1954년에 만들어진 오리지널 버전은 이번에 감독을 통해서 접했다. 이번 <고질라>는 오리지널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기에 세심하게 봤다.
엘리자베스 올슨_어려서부터 고질라 캐릭터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 감독이 보여준 티저 영상을 보면서 처음 접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엄청난 임팩트로 다가왔다. 난 무조건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웃음) 게다가 전에는 단순한 몬스터 캐릭터로 생각했지만, 그외의 깊은 상징을 지닌 캐릭터라는 것도 중요하게 다가왔다.
-맨 처음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의 느낌이 어땠나.
=애런 존슨_사실 <고질라>를 다시 만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더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웃었다. 하지만 감독이 <몬스터즈>의 개러스 에드워즈라는 얘기에 바로 결정했다. <몬스터즈>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이다.
이번엔 그리워하지만, 다음엔 늘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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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을 기다리는 현재 기분이 어떤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이기적인 작업이다. 내가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하니까. 그러면서 세상에 나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재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웃음)
-장편 데뷔작 <몬스터즈>(2010)에 비해 두 번째 작품인 <고질라>는 예산이 무려 1억6천만달러의 블록버스터다. 부담되지 않았나.
=<몬스터즈>를 20만달러로 만들 때도 부담이 됐다. “오 마이 갓, 이렇게 큰돈을! 내가 망쳐버리면 어쩌지?” 하면서. (웃음) 당연히 들어간 예산과 사람들이 내놓는 말들에 대해 걱정하지만 어릴 적부터 꿈꿔온 감독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 더 두려웠다. 결국 어떤 환경에서건 나 스스로 잘 버텨낼 수 있는지에 대한 중압감이 가장 컸던 것 같다.
-<고질라> 연출을 맨 처음 제안받았을 때 바로 승낙했나.
=아마 2초 정도 고민했던 것 같다. (웃음)
핵무기를 먹는 괴수가 나타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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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과학적 오만이 잉태한 두려운 미래. 1999년 필리핀 쓰나미, 1999년 일본 대지진, 모두 자연재난이 아니었다. 모두 인간들이 깨운 존재로 인해 재난이 시작됐다. 1954년 비키니 섬에서 행해진 미국의 수소폭탄 실험의 기억으로 시작하는, 그러니까 그 실험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는 음모론으로 시작하는 <고질라>는 원작의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고질라를 재창조하려 한다. 마치 롤랜드 에머리히의 <고질라>(1998)는 잊고 새로이 시작하자는 듯 새로운 고질라는 거대한 등지느러미를 뽐내며 둔탁하게 걸어다닌다. 슈퍼히어로가 대세를 이룬 지금, 거대 괴수의 화려한 역습인 것. 60주년을 맞아 새롭게 태어난 <고질라>에 대해 분석하고, 이달 초 월드 프리미어가 열린 뉴욕 시사회에 참석한 양지현 통신원의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 인터뷰와 배우 애런 존슨, 엘리자베스 올슨과의 인터뷰를 더한다. 일본에서 제작된 시리즈는 <고지라>로 할리우드 제작 영
인간은 나약하고 고질라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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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언론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는 68위에 불과하다. 2011년 언론자유국의 지위를 상실,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분류된 이래 한국 언론은 불신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09년 용산참사, 천안함 사태, 국정원 선거 조작은 물론 최근 세월호 참사까지 이슈마다 끊임없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음에도 언론의 태도는 복지부동이다. 문제가 있다는 건 모두 알고 있지만 정작 무엇이 문제인지, 왜 문제가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출구 없는 미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복잡한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언론을 바로 세울 ‘슬기로운 해법’은 존재하는지 알아보고 싶어 도움을 구했다. YTN 해직기자이자 현 방송기자연합회의 조승호 정책위원장과 <말과 활> 편집인인 홍세화에게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을 들어본다. 변화의 첫걸음은 무엇이 문제인지 아는 것, 그리고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씨네
어디서부터, 분노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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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언론은 탁하다 못해 아무것도 제대로 비추지 못하는, 쓸모를 잃은 거울이다. 아니, 깨진 거울이다.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비추지 못한다는 사실만이 이 사회가 얼마나 정체되고 부패해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언론마저 권력에 줄서기하느라 바쁜 작태를 보며 상식이 있는 이라면 분노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조차 귀찮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 보니 점점 더 부끄러워져 결국엔 모두 입을 다물고 만다. 이제 귀를 열고 입을 뗄 때가 왔다. 뭐든 첫걸음이 힘들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작은 수고와 용기가 필요하다. 여기 기꺼이 그 수고와 용기를 내어줄 당신 앞으로 대한민국 언론 생태보고서가 한통 도착했다. 일단 보고 이야기하자.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착각해왔던 굳은 머리를 깰 때다.
한국의 언론, 그중에서도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이 더이상 ‘공기’(公器)라기보다는 특정한 이념집단
왜 그들은 ‘기레기’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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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감독의 <새출발>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한국경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새출발>은 학자금 대출, 임신, 낙태, 학과 통폐합 등의 문제로 고민하는 20대의 우울한 현재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지루하지 않은 롱테이크, 카메라 앞에서 한없이 자유로운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전주의 피날레를 장식한 장우진 감독에게 그의 ‘새출발’이 되어줄 첫 번째 장편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수상을 축하한다.
=기대는 했지만 예상은 못했다. 영화제쪽에서 시상식에 참석하라기에 혹시나 했는데, 시상식장에 가보니 경쟁부문의 감독님들이 다 와 계시더라. (웃음)
-<새출발> 이전에 만든 단편 <하루>(2011)는 횡성에서 낙태 수술을 받는 커플의 이야기다. <하루>가 <새출발>의 모티브인가.
=그렇다. <하루>를 모티브로 해서 그 앞과 뒤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하루>는 낙태 수술을 받으려는
영화적인 순간의 포착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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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기간 동안 국제경쟁 심사위원 전원이 유독 관심을 보인 작품이 있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벤하민 나이스타트 감독이 만든 <공포의 역사>였다. 아르헨티나 외곽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엮은 이야기로, 중심사건 없이 그 사건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기본적인 발상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공포’다. 공포를 유발하는 대상의 존재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마음이 투사한 것을 두려워한다. 공포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나이스타트 감독은 단편 <엘 쥬고>(2010)로 칸국제영화제에, 실험적인 단편 <악의 역사>(2011)로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을 받은 신예. <공포의 역사>는 그의 첫 번째 장편영화다.
-수상 소감부터 듣고 싶다.
=기분이 굉장히 좋다. 경쟁부문에 좋은 영화가 많아서 대상을 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뜻밖의 선물이다.
-<공포의 역사>는
빈부격차로 인한 긴장 공포와 불안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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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본 사이 박정범 감독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기가 온몸에서 빠져나간 듯 얼굴이 핼쑥했다. “15kg 정도 빠졌다. 고생을 많이 한 것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10kg 뺐다. 얼굴에 살이 붙은 <무산일기>(2010)의 승철과 달리 <산다>의 정철은 배짝 마른 느낌을 줘야 했다.” 살을 뺐든, 살이 빠졌든 <산다>가 만만치 않은 작업인 건 분명해 보였다.
데뷔작 <무산일기>가 그랬듯이 <산다> 역시 박정범 감독이 연출하고, 주인공 정철을 연기한 작품이다. <무산일기> 이후 거의 4년만의 신작.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제목만큼 <산다>는 박정범 감독이 오랫동안 붙들고 있었던 작품이다. <무산일기>의 촬영이 끝나자마자 구상에 들어가 올해 초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지난 4년 동안, 시나리오가 바뀐 것만도 무려 50여 차례나 된다.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펀드 공모에 트리트먼트가
우리는 앞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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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식 감독의 <러시안 소설>을 본 사람이라면 <조류 인간>이라는 제목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러시안 소설>의 소설가 신효가 쓴 소설 제목이 바로 <조류 인간>이었으니. <조류 인간>은 새가 되려고 집을 떠난 아내(정한비)를 15년간 찾아 헤매는 소설가 김정석(김정석)의 여정을 따라간다. 새가 되려는 여자의 이야기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고 싶어 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로 쉽게 치환할 수 있다. 신연식 감독은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했다”고 한다. “집 떠난 아내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는 남자, 사랑하는 사람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의 출발점이었다. 살아가면서 생기는 수많은 갈등의 이유 혹은 원인은 정체성의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많지 않나.”
시나리오를 쓰는 데는 1주일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
내 인물들은 상징 아닌 서사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