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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땐 배우들 만나는 거 아니에요? 재미있겠네요. 근데 과학자들 이야기가 재미있을까요.” 서로가 신기하고 궁금했다. 한때 아이들의 장래희망란 제일 첫칸을 과학자가 차지한 적도 있었다. 어느 순간 그 꿈들이 공무원과 연예인으로 바뀌어버린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납득하면서도 조금 슬프다. 한데 얼마 전부터 분위기가 다시 바뀌고 있다. 2000년 중반부터 여기저기서 싹을 틔우기 시작한 과학의 대중화는 이제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는 단계다. 방송, 공개강연, 공연, 팟캐스트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과학자들이 대중 속으로 스며들고 과학의 흥미를 다시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인터스텔라>에 천만 관객이 몰리는 건 어쩌면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열망이 분출할 곳을 찾고 있는 신호인지도 모르겠다. 그간 <씨네21>에서도 과학 또는 과학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여러 과학자들에게 물어왔다. 하지만 뒤돌아보건대 과학에 대한 이야기는 많아도 과학자들의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이에 과학
과학자 5인과 함께 배우는 영화 속 과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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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평범하지 않은 일을 평범하게 해내고, 쉬운 일을 쉽지 않게 해냈군요.” 동료 배우 유덕화의 말이 정확하게 성룡이 걸어온 길을 설명한다. 성룡은 반백년 가까이 온몸을 던져 액션영화의 지평을 넓혀왔다. 새로운 길을 닦는 과정이 쉬웠을 리 없다. 다만 성룡은 겁이 없었고 꿈이 많았다. 이제 막 출간된 성룡의 자서전 <성룡: 철들기도 전에 늙었노라>에는 그 겁 없는 도전과 실패의 반복된 과정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거기에 천둥벌거숭이처럼 활개쳤던 어린 시절과 할리우드에 진출해 맛본 쓴맛과 단맛의 경험, 유명인들과의 일화와 연애담까지 담겨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후루룩 넘겨 읽게 된다.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성룡의 인간적 모습에서 깨닫게 되는 바가 많다. <성룡: 철들기도 전에 늙었노라>에 실린 귀한 사진들과 함께 인상적인 이야기를 추렸다. 현재 그는 영국 런던에서 피어스 브로스넌 등과 함께 <더 포리너>를 맹촬영 중이다
‘따거’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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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후반, 인터넷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 IPTV 등의 성장세에 밀려 DVD 시장이 몰락하고 차세대 저장 매체로 주목받던 블루레이 역시 극장 바깥 사양산업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나날이 급변하는 미디어 매체 환경 변화 속에서 VHS, CD, LD 등 어떤 저장 매체도 가차 없이 쓰러져가던 때에 블루레이를 이른바 ‘컬렉터 문화’와 접목한 국내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리미티드 에디션’을 표방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나아가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블루레이 제작사 플레인 아카이브, 더 블루 콜렉션, 노바미디어의 수장들을 소개한다.
“내가 소장하고 싶은 블루레이를 만든다”
플레인 아카이브 백준오 대표
한마디로 플레인 아카이브의 타이틀을 요약하자면 ‘사고 싶은 블루레이’다. 많은 컬렉터뿐만 아니라 해외 업계에서도 플레인 아카이브의 짧고 강렬한 성장에 놀란다. DVD 시절부터 직접 사모으고 즐겨보는 걸 좋아했던 백준오 대표의 손길이 닿은 블
최고의 블루레이를 굽는 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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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히티(Tahiti)는?
정식 명칭 /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본 섬인 타히티로 통용됨)
수도 / 파페에테(Papeete)
사용 언어 / 공용어는 타히티어와 프랑스어. 호텔, 레스토랑, 관광지 등에서는 영어 통용.
시차 / 한국시간보다 19시간 늦음(타히티시간=한국시간+5시간-1일).
통화 / 프렌치 퍼시픽 프랑(CFP, XFP). 유로로 환전해 현지에 도착한 뒤 공항이나 리조트에서 현지 화폐인 퍼시픽 프랑으로 환전하면 된다. 리조트 안에서는 신용카드나 유로화로 통용.
항공편 / 우리나라에서 타히티까지 직항편이 없다. 일본 도쿄를 경유하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이며, 비행시간은 도쿄에서부터 11시간10분 정도 걸린다.
프롤로그
“타히티는 왜?” 타히티에 출장 간다고 하니 회사 동료, 친구,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한 질문이다. 얘기가 나온 김에 물어보자. 타히티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버킷리스트의 단골 메뉴이자 신혼여행지인 보라보라 섬? 타히티와 보라보라는 각기 다른
Ia Ora na, FIFO! 안녕, 오세아니아다큐멘터리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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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ggy, Windy, Rainny, but you must pretend it’ s luxurious natural mist.” (안개 끼고, 바람 불고, 비가 와도 그냥 고급 천연 미스트라고 생각하자고!) 연일 찌푸린 겨울, 예테보리의 궂은 날씨를 잠재울 운율 맞춘 진행자의 발언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래, 이렇게 웃으며 이들 모두 스웨덴에서 가장 암울하다는 겨울의 끝, 2월을 보내고 있구나 싶었다. 스톡홀름에 이은 스웨덴 제2의 도시로 알려진 항구도시 예테보리에 도착하던 날, 공항에 픽업 나온 영화제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에 내린 20cm의 폭설에 비하면 다행”이라며 이곳의 짓궂은 날씨를 경고했다. 눈 대신 연일 비가 오는 날씨 덕분에 ‘천연 미스트’를 온몸에 맞은 초대 손님들이 2월6일 저녁 드래곤 어워드 시상식이 열린 스토아 극장에 모였다. 올해로 제39회째를 맞은 예테보리국제영화제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아우르는 최대의 영화제로 전세계 영화를 이곳에 불러오고,
양성평등과 다양성, 스웨덴영화에선 기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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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서울, <씨네21> 사무실에 두장의 초청장이 도착했다. 한장은 스웨덴 남부 도시 예테보리에서 열리는 예테보리국제영화제로부터, 그리고 또 한장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섬 타히티에서 열리는 오세아니아다큐멘터리영화제로부터였다. 2월 최저기온 영하 5도로 밤이 지속되는 겨울의 도시와, 고갱의 그림에서나 보았던 남국의 풍경이 살아 있는 연일 29도의 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의 도시에서의 초대. 두 지역의 기온차는 잊자. 한곳은 영화제의 열기로 긴긴 겨울 끝자락의 무료함을 상쇄시키고 있었고, 한곳은 영화제의 활기로 피할 수 없는 더위를 만끽하고 있었다. 영화라는 연결고리로 시작된 투어는 종국에는 스웨덴과 타히티를 향한 애정과 찬사로 끝맺음되었다. 자고로 영화제가 열리는 지역치고 좋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 않았나. 이 시즌을 기억해뒀다 한번쯤 두곳을 찾길 강력 추천한다. 이방인을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맞아주는 축제의 시간을, 지면으로 풀어보았다.
Invitations to Film Festiv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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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두레소리>(2012), <파울볼>(2014)과는 사뭇 다른 방향의 영화다.
=기승전 ‘귀향’이었다. <두레소리>를 할 때도 <파울볼>을 할 때도 항상 <귀향> 이야기로 끝을 맺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만들고 싶지 않으면서도 언젠가는 만들어야 하는 영화였다.
-이슈보다 영화에 방점을 두었을 때 어떤 안배들을 했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를 다룬 다른 영화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 3부작은 좋은 참고가 되었다. 최근 들어 가장 깊이 자문하고 있는 건 내가 이 영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했느냐는 것이다. 어떤 작품을 보면 전쟁 중의 강간 장면이 아무렇지 않게 배경처럼 지나쳐가기도 한다. <귀향>은 그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영화이기 때문에 분명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혼돈 속을 헤매는 중이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소녀’였다. 여성으로서의
“그저 이 땅에 영령을 모셔오고 싶었던 게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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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8일에 작성 완료된 기사입니다.
“집에 가자”는 말이 이토록 슬프게 들리는 때가 또 있을까. 조정래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귀향>은 위안부로 납치돼 고단한 삶을 살아내고 할머니가 된 영옥이 신녀 은경의 몸을 빌려 비참하게 숨을 거둔 친구들의 혼백을 고향으로 불러오는 과정을 그린다. 무엇이 감히 할머니들의 지옥 같은 생을 어루만질 수 있겠냐마는 적어도 “타지에서 구천을 헤매지는 마시라는 마음”으로 조정래 감독은 <귀향>을 만들었다. 하지만 조정래 감독에게도 <귀향>은 천형 같은 작품이었다. 14년의 시간을 오롯이 기록할 순 없으나 지난한 제작 과정의 일부를 여기 옮긴다. 조정래 감독과 은경 역 배우 최리의 인터뷰도 함께 실었다. 안타깝게도 지난 2월15일 또 한분의 할머니가 별세했다. 고인의 명복을 빎과 동시에 이제 생존자는 45명이 되었다는 슬픈 사실을 함께 되새겼으면 한다.
조정래 감독이 “구원과 치유의 영화”에 도달하기까지 꼭
나비로 부활한 소녀들 고향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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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상
후보
<빅 쇼트>
<스파이 브릿지>
<브루클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마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룸>
<스포트라이트>
<씨네21>의 선택 ▶ <스파이 브릿지>
<스파이 브릿지>가 받아야 한다. 온전히 마음이 가는 작품들을 꼽으라면 선택의 폭을 좀더 넓힐 수 있겠지만, <캐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엑스마키나> 등이 주요 부문에서 또 한번 외면당하며 오스카의 보수적 성향을 새삼 입증한 마당에 작품상에서 의외의 결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마찬가지 이유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를 꼽은 기자들도 많았지만 좀더 의외인 것은 <스파이 브릿지>가 이토록 저평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주요 수상작으로 거론하는 매체가
2016 오스카의 선택, <씨네21>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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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지명된 후보들은 영미권 매체의 수많은 인터뷰 요청을 받는다. 해외 포털사이트에 흘러넘치는 그들의 아카데미 관련 발언 중 인상적인 말, 말, 말을 정리해 소개한다.
“(1976년)오스카 후보가 발표되던 날 아침, 방송 카메라맨들에게 나를 찍게 한 건 나쁜 선택이었다. 그들은 ‘TV에서 후보작이 발표될 때 당신 반응을 찍어가도 될까요?’라고 말했는데, 그때 나는 <죠스>로 감독상 후보에 지명될 것을 너무 확신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들에게 ‘그래도 돼요’라고 말했고 그날 큰 교훈을 얻었다. 절대 어떤 것을 확신해선 안 된다는 교훈 말이다.”
▶ <스파이 브릿지>로 작품상 후보에 지명된 스티븐 스필버그, <죠스>로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정말로 솔직하게 말하면, 내게는 아내 마거릿이 편집상 후보로 지명된 게(내가 감독상, 작품상에지명된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그녀는 우리가 찍은 모든
타란티노의 설득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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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는 반성하라 #다양성이슈 #OscarsSoWhite #OscarsSoStraight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전초전부터 시끌벅적했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누가 어떤 상을 받을 것인지보다 어떤 유색인종 출신의 영화인이 부당하게 후보에 오르지 못했는지가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본격적인 논쟁은 지난 1월13일,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발표되면서부터 시작했다. 작품상, 연기상 등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 부문 후보가 모두 백인으로 채워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지난해에 이어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OscarsSoWhite)는 해시태그가 다시 한번 전세계 SNS를 강타했다. 올해의 아카데미가 더욱 거센 비판에 직면한 이유는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시상식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수많은 유색인종 출신의 영화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록키>의 속편인 <크리드>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마이클 B. 조던, 강력한 남우조연상 후보로 손꼽히던 &
이젠 달라져라, 오스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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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한주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에서는 채널CGV를 통해 2월29일 월요일 오전 10시 생방송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주요 부문의 후보자들이 대부분 백인이라는 이유로 정초부터 다양성 논란에 한바탕 휘말린 올해의 시상식이지만, 2월29일이 지나고 나면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지에 대한 수많은 말들이 오가게 될 것은 확실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관전하기 전, 당신이 알아두어야 할 여섯 가지 정보와, 오스카 시즌이면 빼놓을 수 없는 예측 기사를 함께 싣는다. 특히 이번 기획 기사에서 선보일 <씨네21>의 선택은 취재팀 모든 기자가 투표에 참여한 결과다. 기사에서 여러 번 거론되는 작품 중 아직 한국 관객에게 생소한 영화들도 있다. 그중 <스포트라이트>는 36쪽 프리뷰 기사를, <룸>은 다음주에 발행될 1044호 프리뷰 기사를 통해 보다 자세히 소개될 것임을 함께 전한다. ‘And the Oscar goes to…’가 울려퍼질 그날을
오스카를 둘러싼 잡음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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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미술, 의상 정보
미술 / 주디 베커
의상 / 샌디 포웰
주요 촬영지 /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다운타운, 하이드 파크, 오버 더 라인, 와이오밍, 시카고 드레이크 호텔, 켄터키주 알렉산드리아
전수아 미술감독
<오로라공주>(2005), <세븐 데이즈>(2007), <초능력자>(2010), <베를린>(2012), <숨바꼭질>(2013) 등의 작품에 미술감독으로 참여했다. 최근작으로는 지난해 11월 촬영을 마무리한 허정 감독의 <장산범>(2016)과 왕가위 감독의 신작 <파도인>(2016)이 있다.
한아름 미술감독
<하녀>(2010)에 미술실장, <관상>(2013)에 세트실장으로 참여했고 <협녀, 칼의 기억>(2013)과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4)의 미술감독을 맡았다. 개봉을 앞둔 작품으로는 <해어화>(2016)
사랑은 디테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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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19일 개봉한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이 2월2일 오전 현재 912만명(<내부자들>의 707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2월2일 오전 기준)과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의 205만명을 합친 수.-편집자)의 관객을 불러모으면서 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친구>(2001)의 818만1377명을 제치고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1위에 오른 성적이기도 하다. 참고로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한국영화 흥행은 <내부자들>, <친구>, <아저씨>(617만명), <타짜>(568만명), <추격자>(504만명) 순이다. 개봉 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고, 언론시사에서 첫 공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파괴된 사나이>(2010), <간첩>(2012) 등 감독의 전작이 아쉬웠던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천만 가까이 되는 관
<내부자들> 천만의 이유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