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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Brother, Where Art Thou?
2000년, 감독 조엘 코언
출연 조지 클루니, 존 터투로, 팀 블레이크 넬슨, 찰스 더닝, 존 굿맨
장르 코미디 (유니버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를 코언 형제 특유의 익살로 재해석한 영화. 감옥에 갇힌 사기꾼 에버렛 율리시즈는 아내가 재혼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참을 수 없던 에버렛은 동료인 피트와 델마에게 보물이 있다고 꼬드겨 함께 탈옥한다. 아내를 찾아가던 중 에버렛 일행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기타리스트를 만나 얼떨결에 함께 음반을 취입한다. 음악은 단연 최고.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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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 and the City1998년, 감독 수잔 세이들먼, 앨리슨 앤더스출연 사라 제시카 파커, 킴 캐트럴, 크리스틴 데이비스, 신시아 닉슨, 크리스 노스 장르 코미디 (파라마운트)섹스 그리고 도시. HBO에서 제작하고 방영했던 <섹스 & 시티>의 주제는 이 두 가지다. 조금 다르게 말한다면, ‘뉴욕의 섹스’라고나 할까. 그런데 전제가 필요하다. <섹스 & 시티>가 보여주는 섹스는, 철저하게 여성의 관점이다. 뉴욕에서 살아가는 30대 여성이 보고, 경험하고, 씹어대는 섹스와 사랑. 뉴욕에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아메리칸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뉴요커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뉴욕은 미국이 아니라, 세계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세계의 첨단을 달리는, 모든 유행이 시작되는 곳. 세상의 부와 명성이 몰려드는 뉴욕. 그곳의 섹스는 어떻게 달려가고 있을까.캐리(사라 제시카 파커)는 <섹스 & 시티>라는 칼럼을 연
섹스 & 시티 seaso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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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의 중고비디오 판매점을 구경하고 있을 때였다. 저쪽에서 아저씨와 고등학생이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둘이 갈등을 빚은 문제의 작품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였다. 교복을 입은 학생은 정말 꼭 보고 싶은데 자기 동네의 대여점엔 없는 비디오라면서 통사정을 했으나 결국 “그러니까 크면 보라고” 하는 아저씨의 말에 말문이 막힌 듯 가만히 서 있다가 그대로 나가버렸다.역시 빈손으로 가게를 나선 나는 비를 맞으며 터덜터덜 걷다가 별 생각 없이 근처의 허름한 비디오방에 들어갔다. 진열대 앞에 서 있던 남정네가 놀랍게도 좀전에 가게에서 본 학생임을 알아채는 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교복 상의를, 보아하니 배낭에 가득 구겨넣은 채, 추리닝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색 추리닝 윗도리에 회색 교복바지를 입고 맨발에 운동화를 구겨신은 기묘한 그의 모습은 어찌보면 백수 총각 같은 이미지를 주었기 때문에 구석에 꽂힌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그보다 먼저 발견한 나
때로는, 18금(禁)을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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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한복판에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건설한 어느 갱이자 몽상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갱단의 일원인 벤자민은 조직의 사업책으로서 할리우드로 향한다. 그에게 할리우드는 꿈의 고장이다. 조직과 갈등을 거듭하던 벤자민은 자금을 빼돌려 사막에 라스베이거스를 세울 결심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움직임을 포착한 조직원들이 그를 곱게 놔둘 리 만무하다. 워런 비티, 아네트 베닝, 하비 카이틀 등이 주연했으며 골든글로브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TV영화] 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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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 정준호 주연의 ‘요절복통’ 로맨틱코미디 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영화세상 제작, 아이엠픽쳐스 투자, 시네마서비스 배급)가 지난 20일 도산대로에서 결혼식장씬 촬영을 마지막으로 크랭크업했다.이 날 촬영은 효진(신은경)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준(공형진)이 결혼식이 끝난 뒤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효진에게 줘서는 안될 선물(?)을 건네주는 장면. 만약 서른이 넘어도 효진이 결혼을 하지 못하면 책임지겠다고 말하던 준이 자신이 먼저 결혼함으로서 혼자 남게 된 효진을 애틋하게 바라보면서도 신혼여행을 앞두고 설레이는 마음을 어찌할 줄 모르는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하는 씬이다.전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한다는 결혼정보회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쿼 줘>는 신기에 가까운 눈썰미로 커플 연결 95%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초강력 커플 매니저 효진과 8(재미있음):2(호감)의 미소를 가진 댄디한 매력남 현수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를 다룬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 크랭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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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폴 벨몽도가 주연한 프랑스판 갱스터영화. 로베르트는 절친한 친구가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마르세유로 온다. 로베르트는 마피아 보스인 빌라노바가 친구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빌라노바의 사업을 인계받은 뒤 로베르트는 친구의 변호비용을 모은다. 하지만 재판은 패소로 끝나고 로베르트는 친구와 함께 감옥에 갇히기 위해 갱들과 싸움을 벌인다. 소설가이기도 한 호세 지오반니가 감독했는데 그는 <감옥> 등의 소설을 쓴 적이 있다.
[TV영화] 장 폴 벨몽도의 암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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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of Honey 1961년, 감독 토니 리처드슨 출연 도라 브라이언 <EBS> 5월26일(일) 오후 2시“우리의 태도에 내재하고 있는 것은 자유에 대한, 인간의 존엄에 대한, 그리고 일상의 의미에 대한 신뢰이다.” 1950년대 후반 린제이 앤더슨, 카렐 라이즈, 토니 리처드슨 등의 영국 감독들이 내건 모토다. 이른바 ‘프리 시네마’의 움직임이다. 고전영화의 내러티브, 다시 말해서 뻔한 해피엔딩을 강요하는 것에서 벗어나 세명의 감독은 당시 영국 노동계급의 생활에 초점을 맞췄다. 동성애와 사회적 일탈, 붕괴된 가족 등은 세 감독들이 공통적으로 즐겨 다룬 소재들로 꼽힌다. 영화를 현실의 반영이라고 못박으면서 이들은 새로운 리얼리즘을 주창했던 것. <꿀맛>은 프리 시네마의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것을 잘 녹여내고 있는 영화로, 서로 으르렁대길 멈추지 않는 어느 모녀의 이야기다.조는 엄마 헬렌과 함께 살고 있지만 어머니와 사이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헬렌은 늘
토니 리처드슨 감독의 <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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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누구나 착각을 경험하게 된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로 착각하여 등을 친 경우도 있지만, 현재 애인을 옛 애인의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도 착각에 해당할 것이다.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에서 남자는 애무 도중 옛날 여자의 이름을 부르고는 당황했다가는 이내 그게 뭐가 그렇게도 잘못된 일이냐고 오히려 따진다. 냉소적인 장면이지만 한편으로는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반면 독립영화에서는 ‘착각’을 아주 심각하게 다루거나 그것을 통하여 삶의 풀리지 않는 구석에 대해 발언하고자 한다. 그것은 새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하기도 하다.독립영화관(KBS2TV 토 새벽 1시10분)에서 방영할 <링반데룽>(감독 박종용, 16mm, 컬러, 14분, 2001)에서는 안개, 폭우, 폭설, 피로 등으로 산에서 방향 감각을 잃고 같은 지역을 맴돌게 된다는 뜻의 등산 조난 용어를 제목으로 삼고 있다. 밤 등산을 하던 세 친구는 서로 줄로 묶은 채 가다가 도연이 실족하는 바람에
독립·단편영화 <링반데룽>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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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임요한 선수 마린과 메딕의 조합으로 발빠른 러시를 보여주는군요.”“아마, 홍진호 선수는 여기서 저그의 폭탄 드롭을 생각하는가 보죠.”비디오 게임하면 <갤러그>를 떠올리는 30대, 또는 “게임은 애들이 오락실에서 코묻은 돈 쓰는 짓거리 아닌가”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기성세대에겐 도무지 요령부득인 대화이다. 이름도 낯설고, ‘마린’, ‘메딕’, ‘폭탄 드롭’ 등 사용하는 용어들도 도대체 뭔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국민 게임이란 거창한 별칭을 듣고 있는 <스타크래프트>(속칭 <스타크>)에 심취한 사람이라면 눈 감아도 어떤 상황인지 상상이 되는 이야기이다.위에서 인용한 대화는 케이블TV 게임 채널의 인기 프로그램인 <스타크래프트> 프로 리그 중계의 한 장면이다. 요즘 케이블TV에서는 gembc나 ongame.net 같은 게임 채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케이블TV의 ‘채널 다양성’을 충족시키는 역할에
케이블TV 게임채널 <스타크래프트> 프로 리그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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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연도 2002년 광고주 한국 맥도날드 제품명 맥도날드 대행사 레오버넷 제작사 옐로우(감독 김상택)패스트푸드 CF가 재미있다. 맥도날드 광고, 파파이스 광고, 롯데리아 광고, KFC 광고 등 어느 하나 웃기지 않는 게 없다. “안 갈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라는 류승범의 능청맞은 목소리 하면 생각나는 파파이스 CF, <아침이슬>이란 진지한 곡의 ‘긴 밤 지새우고’란 노래말과 새우버거의 주재료인 새우를 연결하는 ‘추운’ 유머로 웃음을 자아낸 롯데리아 CF 등은 올 상반기 소비자의 기억세포를 즐겁게 자극한 대표적인 예다. 통통 튀는 광고를 논할 때 정말이지 이 ‘빠른 식품’ 분야를 허투루 보아선 곤란하다.이들 광고의 특징은 CF 교체 주기가 빠르고, 명확한 메시지로 치고 빠진다는 데 있다. 유머를 소구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공통분모다. 할인 서비스, 경품 선사 등 다채로운 이벤트로 소비자에게 쉼없는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 패스트푸드 CF는 프로모션 내용을 알기 쉽고 재미나
원초적 인간을 세밀하게 포착한 맥도날드 `목숨 걸지 마세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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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아유 게임개발자인 형태는 2년을 투자한 게임 <후아유> 베타 테스트 중 도발적인 비판을 제시한 같은 빌딩 수족관다이버 인주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는 인터뷰를 핑계삼아 인주를 직접 만난 뒤, ‘멜로’라는 ID로 그녀의 게임 파트너가 되고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다. 최호 감독, 조승우, 이나영 출연, 디엔딩닷컴 제작, CJ엔터테인먼트 배급, 상영시간 102분김봉석 반짝거리는 이나영의, ‘트렌드’ 무비 ★★★박평식 날콩을 씹으며 인어공주를 보는 기분 ★★★관객평점 7.77(35명 투표)■ 빵과 장미 멕시코에서 로스앤젤레스로 밀입국한 마야는 언니가 일하는 청소용역회사에 취직한다. 마야가 취직한 지 석달쯤 지나 노동운동가 샘이 이 용역회사의 청소부 명단을 훔치러 들어온다. 켄 로치 감독, 파일러 파딜라 출연, 백두대간 수입·배급, 상영시간 110분박평식 인간의 이름으로 모여라, 되찾자, 나누자 ★★★★심영섭 당신은 역시 노동자들의 아버지입니다 ★★★☆유지나 영화로 세
후아유 / 빵과 장미 / 쇼타임 / 쉬핑 뉴스 / 디스터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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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칸 국제영화제 주간이다.<취화선>이 경쟁부문에 초청되고, 언제나처럼 세계 국제영화제 중 가장 큰 마켓이 열리는 터라 수백명의 한국영화인들이 칸으로, 칸으로 몰려간다. 올해는 그 숫자가 50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잠시, 충무로가 칸으로 옮겨간다고 해도 그리 큰 과장은 아닐 듯싶다.2년 전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에 간(촌스럽다!) 나는, 일단 그 영화제의 화려한 위용에 놀랐고, 칸의 해변을 끼고 온 거리가 인파로 바글거리는 데 놀랐으며, 끔찍하게 비싼 물가에 놀랐다.공식 상영의 세리머니를 위해 붉은 주단을 밟는 감독과 배우들에게 미리 사전연습을 시키는 그 용의주도함과, 팔레 드 페스티벌이라는 거대한 5층짜리 본부 건물의 거만한(?) 위용과, 공식 경쟁작들을 상영하는 뤼미에르 대극장의 2100석짜리 좌석의 규모와 가로 20, 세로 90m짜리 스크린의 크기에 놀랐다.바로 옆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상영작들이 상영되는 750석짜리 클로드 드뷔시 극장은 뤼미에르 극장
칸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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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김현 선생이 돌아가셨을 때 계간 <문학과사회>가 추모특집을 꾸몄는데, 병상에 누운 그의 마지막 나날들을 지켜본 제자 이인성씨의 <죽음 앞에서 낙타 다리 씹기>라는 글이 실렸었다. 그 글을 읽으면서 나는 하나의 큰 지성이 지상에서 소멸하는데 결코 세상이 조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이인성 소설의 톤과는 정반대로 감정이 격앙돼 있던 그 글이 낯설었고 좀 호들갑스럽다고 느꼈던 것으로 기억난다.그로부터 10여년이 흘렀고 나는 40대가 되었다. 그리고 지난 3년 동안 오빠가 암으로 투병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마침내 며칠 전 세상을 떠나보냈다. 그제야 나는 그때 그것이 호들갑도 감상주의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생명을 반납하고 세상에서 물러가는 절차는 참으로 참담하고 어이없다. 국립 서울대 교수이자 당대 최고의 문학평론가가 침대 위에 배설하고는 제자에게 기저귀를 사다달라고 부탁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그런 절차인 것이다.내 오빠는 죽음 앞에서
죽음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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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고 부르는 게 낫겠다. 당시를 초등학교라고 하기보다는 국민학교라고 해야 하는 것처럼. 대한극장이었는데(그것 역시 대한극장이라고 기억하는데… 가 옳다, 아니다. 단성사였나?) 영화광이었던 엄마 손에 이끌려 유치원 이전부터 영화관을 들락거리던 그런 즈음 국민학교 저학년 어느 날, 숀 코너리의 굵고 섹시한 음성을 만났다. 그리고 그게 극장에서 만난 첫 영화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007 시리즈의 하나였는데 등 뒤에 로켓 가스통을 메고 하늘을 날던 장면 같은 것엔 별로 큰 감동을 받지 못했고 그 큰 홀을 울리던 숀 코너리의 음성이 가슴 깊이 남았다. 내게 대한극장 혹은 단성사의 홀은 거대한 실내광장 같았고 늦은 손님의 자리를 찾아주던 안내원의 플래시 불빛과 비상구 불빛 외엔 온통 어둠뿐인 그곳에 숨죽인 관객의 호흡과 냄새에 섞여 이상한 공명을 만들어내며 울리던 그의 목소리는 내게 영원한 판타지의 세계를 각인시켰다.
또 한번의 비슷한 기억. 미성년자 출입금지 영화였지만 엄마랑 가면 난
늦은 밤, 숨어 보던 AFKN, <이지 라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