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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디오를 집은 건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만약 <자동차 대소동>이라거나 <내 자동차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류의 제목이었다면 그냥 스치고 지나갔을 것을, 나는 제목의 호방함에 기가 질려 비디오 앞에서 “어…, 저기…, 죄송한데요, 못봤는데요” 이야기할 뻔했다. 케이스를 열어봤더니 원제는 한술 더 떠 “띨빵아 내 차 봤냐?”(Dude, Where’s My Car?)다. 거침없음과 버르장머리없음에 있어 최근 내가 열광하는 김남일 어록과 맥을 같이하는 제목의 이 비디오를,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었겠는가.결론부터 말하자면 술마시고 필름 끊기는 습관이 있는 폭력적 애주가들에게 이 비디오를 권한다. 술마신 다음날 자신의 차가 어디 처박혀 있는지 기억 못하는 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기나긴 만취의 퍼레이드 동안 수십만달러의 돈다발이 들어 있는 가방을 훔칠 수도 있고, 가전제품 포장용 딱딱이(에어캡) 비닐로 만든 우주복 차림의 외계인들의 음모에 휩쓸릴 수도 있다. 그래
김은형의 오! 컬트 <내차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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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대한 흥미는 이제 많이 줄어들었다. ‘익명성을 이용한 감정의 배설일 뿐 생산적 토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지배적 여론이고, 나 역시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여론을 따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가끔은 ‘왜 논쟁이 반드시 생산적이고 건전해야만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유심히 관찰하면 논쟁을 ‘생산적이고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 들고 점잖은(=젊지 않은!) 사람들이라서 그게 또 하나의 엄숙주의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그런 이야기는 ‘꼰대가 하는 잔소리’ 이상으로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그런데 이제 나 역시 저런 ‘꼰대’의 대열에 합류하는 모양이다. 다름 아니라 지난번 쓴 글에서 요즘 젊은이들에 대해 ‘퉁명스럽고 무례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에 인색하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 항의를 받은 것이다. 몇몇 항의는 꽤 격렬했고. 급기야는 ‘꼰대 같다’, ‘진보를 가장한 보수’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그런 욕을 듣는 데
불경(不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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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멜라 앤더슨이 C형 간염에 걸려 모든 연예활동을 중단해야 할 것 같다고 CNN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 인터뷰에서 말했다. 맥주회사의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프로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하던 중 전광판에 모습이 비쳐져 바로 그 맥주회사의 모델로 기용된 이래 <플레이보이>의 모델활동과 공개적인 실리콘 유방 확대수술, 영화 출연 등으로 스타덤을 탔던 캐나다 출신 육체파 여배우 파멜라 앤더슨. 그녀는 영화촬영장의 트레일러에서 정사를 벌이는 등 드러머인 전 남편 토미 리와의 자유로운 섹스 라이프로도 악명이 높았는데, 이번 발병도 전 남편 토미 리와 문신 바늘을 공유했던 때문이라고 말했다.
C형 간염에 걸린 파멜라 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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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출간된 니콜 키드먼에 대한 새 평전 <니콜 키드먼>(팀 유뱅크, 스태포드 힐드레드 공저)이 키드먼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화제다. 이 책의 가장 큰 주제는 키드먼이 사랑한 남자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키드먼은 세명의 남자와 가장 깊은 사랑을 나눴다고 책은 적고 있다. 톰 크루즈, 톰 벌린슨이라는 호주 배우, 그리고 십대 시절의 남자친구 두명 중 한명. 한명은 두그라는 이름의 목수 겸 서퍼로 키드먼의 부모가 집에 머무르게 할 정도로 절친했으며, 다른 한명은 17살 때 키드먼이 사랑에 빠져 가출까지 했던 어느 네덜란드 남자라고 <니콜 키드먼>은 말한다.
니콜 키드먼에 대한 평전에 나온 그녀의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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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톱의 만남 이루어지려나. 대형감독 곽경택과 대형배우 정우성의 만남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챔피언>을 개봉한 뒤 바로 서울 인근에서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간 곽경택 감독은 차기작 <똥개>의 주인공으로 정우성을 가장 유력시하고 있고, <무사> 이후 차기작 고르기에 심혈을 기울였던 정우성은 “<똥개>의 시나리오를 보기 전까지 모든 결정을 유보하겠다”고 밝혀 실질적으로 곽 감독의 시나리오를 1순위에 놓고 있음을 드러냈다.
곽 감독의 차기작 <똥개>는 <친구>의 자료조사 당시 알게 된 한 실제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10대부터 30대까지 조직세계에 몸담게 되는 ‘똥개’라는 남자의 이야기를 코믹한 드라마로 풀어낼 작품. “<억수탕>부터 <챔피언>까지 그동안 내 영화를 돌아보면서 잊고 지냈던 조·단역들까지 다 불러모아 보렵니다”며 곽 감독은 귀띔한다. 정우성은 “<친구>와 <챔피언>에서 보
배우 정우성과 감독 곽경택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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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유역에 오페라 하우스를 지어 그곳에 성악가 카루소를 초청하기를 꿈꾸는 몽상가 피츠카랄도.이 광기어린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베르너 헤어초크의 영화 <피츠카랄도>는 그야말로 악전고투 속에서 완성되었다. 피츠카랄도가 수많은 원주민들의힘을 빌려 배를 끌고 산을 넘어가는 과정을 거의 다큐멘터리처럼 담아낸 이 무모하기 짝이 없는 영화는 2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우리를 놀라게 만든다. 올해 부천에서 상영된 <버든 오브 드림스>는 바로 이 악전고투의 현장을 생생히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여기서 헤어초크는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것은 단지 나의 꿈만은 아니다. 이 모든 꿈들에 대한 나의 믿음은…. 또한 당신의 것이기도 하다. 당신과 나 사이에존재하는 유일한 차이는 나는 그것들을 실현했다는 것이다.”이 다큐멘터리의 감독 레스 블랭크는 미국의 독립영화감독으로 미국 문화 특히 음악에 관한 일련의다큐멘터리를 다수 제작한 인물이다. 붉은색 셔츠를 단정하게 차려입고 인터뷰
헤어초크의 <피츠카랄도>촬영과정 담은 다큐 감독 레스 블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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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지지직∼ 상황실 나오십시오. 긴급상황 발생입니다.” 무전기의 일종인 TRS(Trunked Radio System)에서 끊임없이들려오는 호출신호에 출판팀장 겸임 상황실 ‘조교’ 이해광(35)씨는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자세다. 눈빛으로만 상황에 조응하며, 나서야 할 순간에정확히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할 뿐. 위의 ‘긴급상황’도 실은 필자가 끼적여논 설정이다. 올해 부천영화제에서는 긴급상황이라고 불릴 만한 대형사고소식이 없었다. 다/행/이/다. 그는 다행이 아니라, 준비된 결과라고 슬쩍 교정한다.지난해부터 사무국에 합류한, 두돌배기 출판팀장치곤 너무 교만한 발언 아닌가 하겠지만, 단발성 임시계약직인 영화제 스탭이해를 거듭하며 현장에 복무한다는 것의 의미부터 우선 짚자. 험담은 일단 뒤로 미루고. 영화제 인력 태반이 해마다 물갈이되는 통에 운영 노하우가쌓일 여지가 없었고, 따라서 안정적인 영화제 운영과 발전된 서비스 제공이 어려웠다는 게 그간 영화제들마다의 케케묵은 난제였다.그러나! 이곳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무국 출판팀장 이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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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 역할이야?” 시나리오를 받아본 조여정(21)은 매니저에게
투덜거렸다. 첫 스타트이니만큼 뭔가 다른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을 터.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의 ‘미나’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닳고 닳도록 출연해왔던 캐릭터인지라 조여정의 마음을 한눈에 사로잡을 만한 매력적인 상대는 아니었다. 결혼정보회사에서 효진(신은경)과
함께 일하는 미나는 정작 자신의 짝을 찾느라 정신이 없는 20대 초반의 미혼 여성. 길가는 모든 남자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 결국 자신의 연을 모두 놓치고 땅을 치는 인물이다. 효진을 따라다니는 ‘폭식녀’가 오히려 맘에 들었으니, 제작사 영화세상에서
칩거중이라는 감독을 만나러 가는 일도 마뜩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지은 감독을 만난 순간, 그는 일단 ‘미나’를 붙잡아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처음에 지은 언니가 저보고 ‘오랜만이다’ 하는 거예요. 전, 감독인 줄 몰랐죠. 인사하고 나서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배우 조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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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한 공주 노릇, 정말 지겨워.” <스쿠비 두>의 오프닝에서 유령으로 변장한 범인에게 잡힌 다프네는 이렇게 투덜댄다. 괴상한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테리 주식회사’팀 중에서도 적에게 잡혔다가 구출되는 게 특기인 다프네가 되면서, 실은 웃음을 참았을 사라 미셸 겔러의 속마음을 드러내기라도 하듯 말이다. 관객이, 겔러 자신이 숙지하고 있는 그녀의 정체(?)는
막강한 뱀파이어들을 위력적인 발차기로 제압하는 <미녀와 뱀파이어>의 뱀파이어 사냥꾼 버피. 97년부터 자신보다 크고 힘센 어둠의 피조물들과 육탄전을 벌이며 그들의 심장에 말뚝을 박는 여고생 전사로 살아온 겔러는, <스쿠비 두>에서 기꺼이 망가지기로 작정한 듯하다. 몸에 딱 붙는 보랏빛 의상에 보라색 비닐 질감의 부츠, 위기의 순간에도 손가방을 챙겨들며 맵시를 잃지 않는 ‘공주병’ 다프네에 천연덕스럽게 녹아든 모습이다. 물론 공주 같은 허영심은 끝까지 유지하되, 악당과의 한판 승부에서는 버피의 발차
<스쿠비 두>의 사라 미셸 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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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이 어딘가 낯익은 위험한 사랑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다. 그가 1년 반 동안의 휴식을 접고 선택, 촬영중인 새 영화 <중독>은 그의 전작 <번지점프를 하다>를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많다. 지난번이 ‘환생’을 코드로 하는 사랑이었다면 이번에는 ‘빙의’라는보다 섬뜩한 현상을 모티브로 삼은 사랑이다.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죽은 애인의 환생인 남자 제자와 사랑에 빠지는 교사를 연기했던 그가, 새 영화 <중독>에서 식물인간이 된 형의 영혼이 빙의된 채 형수에 대한 연모를 앓는 카레이서 ‘대진’을 연기하고 있다. 그것은, <번지점프를 하다>의 경우보다 어려우면 어려웠지 쉽지 않아 보인다.
<중독>의 이야기는 이렇다. 카레이서인 동생 대진은 가구공예가인 형 호진(이얼), 그리고 형수(이미연)와 한집에 살고 있다. 어느 날 카레이싱 도중에 대진은 큰 사고를 당하고 같은 순간 형 호진도 빗길에 택시사고를 당해 둘 다 혼수상태에
광기의 비릿함에 중독되다, <중독>의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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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꾸로 거슬러올라가는 속편이 <스타워즈 에피소드>만이 아니다. <양들의 침묵> <한니발>로 이어지는 살인마 한니발 렉터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도 앞으로 거슬러올라간다. 토머스 해리스의 세권의 원작소설 중 맨 먼저 81년에 나왔던 <레드 드래곤>이 같은 제목의 영화로 한창 촬영중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영화 <레드 드래곤>은 한니발 렉터 이야기를 가지고 만든 네 번째 영화로, 같은 소설을 가지고 만든 86년작 <맨헌터>의 리메이크에 해당한다. 마이클 만이 메가폰을 잡았던 <맨헌터>는 평단의 좋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했고 국내에는 비디오로만 출시됐다. 그러니까 영화 <레드 드래곤>은 앤서니 홉킨스판 한니발 렉터 시리즈의 3편인 셈이다.이채로운 건 <레드 드래곤>의 제작자 디노 디 로렌티스가 <맨헌터>를 제작했다는 점이다. 디노 디 로렌티스는 <맨헌터>
해외신작 <레드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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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얘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주인공들이 서로 떨어져 있어도 사랑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데서 해피앤딩이죠"<초록물고기>와 <박하사탕>에서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다뤘던 이창동 감독이 러브스토리를 가지고 돌아왔다. 사랑에 빠지는 남녀는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사회부적응자` 종두와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 공주로 둘 다 세상에서 소외당한 인물들이다. "공주와 종두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절실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공주가 장애인으로, 종두가 사회부적응자 혹은 정신적 장애인으로 규정되는 것은 싫습니다. 그냥 개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 하나죠" 이창동 감독이 지난 2000년 첫날 개봉한 <박하사탕>이후 2년 반 만에 관객들앞에 선보이는 영화 <오아시스>는 오는 8월 28일 개막하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경쟁부문인 '베네치아 59' 에 초청이 된 작품이다. 베니스 영화제 측은 <오아시스>에 출품마감일(6월 15일)을 한 달 이상
영화 <오아시스>의 이창동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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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엄(멜 깁슨)은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뒤로 신을 버린 신부다. 그는 필라델피아 부근의 한 옥수수 농장에서 마이너리그 최장거리 홈런과 최다 삼진아웃 신기록을 가진 동생 메릴(호아킨 피닉스)과 아버지를 싫어하는 아들 모건, 물이 오염됐다며 마시지 않아 온 집안을 물잔으로 뒤덮이게 하는 딸 보 등 두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레엄 가족은 어느날 아침 옥수수밭에서 거대한 ‘미스터리 서클’을 발견한다. 원과 직선의 기하학적인 모양을 띄고 일정한 방향으로 쓰러져 있는 옥수수대들. 다음날 밤 창문에 어리는 수상한 그림자를 발견한 그레엄은 메릴과 함께 범인이라고 의심되는 그림자를 쫓지만 인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순발력을 보이며 그 그림자는 사라진다. 그리고는 세계 각국에서 미스터리 서클이 연달아 발견되고 그 1마일 안 상공에는 미확인 비행물체들이 나타난다. 외계인이 출현했다고 생각한 전세계 사람들은 패닉상태에 빠진다. 이 즈음 그레엄은 자신의 아내를 숨지게 한 수의사 레이(나이트
어느날 외계인이 ‘흔적’을 남기며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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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우스 마키나>란?<데우스 마키나>는 "기계의 신"이라는 뜻의 라틴어.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된 연극 용어의 하나로 캐릭터와 줄거리가 복잡하게 꼬여가는 고대 서사극의 절정부에서 갑자기 공중에서 나타난 신이 극을 종결해 버리는 것을 의미. 따라서 모든 것을 결정지어 버리는 초월적인 힘인 동시에 "운명의 신"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영화 주인공들이 처한 절박한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영화 속에서는 거대 정보통신 기업, "시큐라"가 만든 극비의 사회 통제 시스템 프로젝트 명.5월 20일 크랭크 인, 7월 현재 촬영 순항 중젊은 감각의 액션 블록버스터, <데우스 마키나>가 지난5월 크랭크인 이후 7월 현재 촬영 순항 중이다. 처음으로 언론에 이미지를 공개한 <데우스 마키나>는 거대 정보 통신 기업이 사회 전체를 통제하려는 음모를 위해 어린 소년 소녀들을 최정예의 인간병기로 양산 해낸다는 충격적인 설정의 영화다. 최고의 인간병기 소녀가
<데우스 마키나> 촬영 순항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