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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는 웃음소리가 무척 크다. 얼마나 우렁찬지 <복수는 나의 것> 마지막을 촬영한, 개울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폭이 넓은 냇물 건너편에서도, 겨울바람을 헤치고 달려오는 그녀의 웃음소리를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오늘도 활기차겠군, 기대한 것도 당연했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 선 배두나는 뜻밖에 기어들어가는 난처한 목소리로 “그러면 안 되는데”, “싫은데”를 되풀이하고 있었다. “사진 찍는 게 너무 좋아” 카탈로그 모델에서 CF로, 드라마와 영화로 폴짝폴짝 뛰어온 배두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이십대 중반을 코앞에 뒀는데도, 배두나는 가슴이 깊이 팬 파란 니트와 고개를 살짝 들어달라는 사진기자의 요구가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그렇게 하면 에로틱하단 말이에요. 난 에로틱한 거 잘 못해요.” 그녀는 알고나 있는 걸까. 어떤 낯익은 주문이라도 배두나가 받아들이면 화학구조가 완전히 뒤바뀐 ‘배두나 식’이 돼버린다는 사실을.
사진촬영을 끝내고 털썩 주저앉은 배두나, 역시
<굳세어라 금순아>의 귀여운 금순이,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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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장에 공이 굴러가는 레인들은 평행선을 달린다. 공은 한 레인으로만 굴러가야 한다. 다른 레인으로 길을 바꿔 굴러가면 애초 레인의 게임뿐 아니라 다른 레인의 게임도 망가진다. <체인징 레인스>의 개빈 베넥(벤 애플렉)과 도일 깁슨(새뮤얼 잭슨)의 삶은 서로 평행선이다. 베넥은 잘 나가는 로펌의 변호사이고, 깁슨은 알코올 중독으로 아내로부터 이혼당하기 직전에 놓인 중하층 흑인이다. 같은 뉴욕에 살지만 마주칠 일이 없는 처지이다. 어느 날 아침 둘의 차가 충돌한다. 이 사고를 계기로 둘이 상대방의 삶의 레인에 침범하기 시작하면서 둘 다 망가지기 시작한다.처음에는 서로 예의가 있었다. 다만 서로의 일처리 방식이 달랐을 뿐이다. 베넥은 보험증서를 교환하는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한 채, 백지수표를 건네주고 먼저 사라진다. 깁슨은 당혹스럽다. 더구나 그의 차는 바퀴가 펑크나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혼자 움직일 방법도 없다. 아내와 화해하기 위해 은행 융자 서류를 가지고 법정으로 가던 깁
해외신작 <체인징 레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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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거창한 외침이 들려온다. 한데 이게 웬일. 정작 지구 수호의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는 주인공 병구 역의 신하균은 양봉할 때 쓰는 모자를 쓴 채 꿀병을 허공에 휘두르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꿀이 외계인의 침략을 막는 비밀병기인가 하면, 이것도 완전히 헛다리 짚는 얘기다.
강원도 영월군 함백산 웃자락에 차려진 <지구를 지켜라!>의 촬영장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답게 늦여름 햇살만으론 시린 팔뚝을 가리기 어려운 곳이다. <지구를 지켜라!>는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기 위해 쳐들어온다고 믿고 있는 병구가 외계인으로 의심되는 강 사장(백윤식)을 납치한 뒤 벌이는 소동을 담는 블랙코미디. 영화의 주배경인 이곳에는 1억2천만원을 들였다는 병구네 집 세트가 지어져 있었고, 벌통 50여개도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 이날 촬영분은 강 사장의 실종사건을 추적하는 추 형사(이재용)가 병구를 의심하면서 대결을 펼치는 내용.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을 범인으로
<지구를 지켜라>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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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이드 인 홍콩>, <리틀 청> 등으로 알려진 홍콩 감독 프루트 첸(43)이 디지털네가가 제작한 자신의 영화 <화장실, 어디에요?>의 프린트 확인차 지난 9월30일 내한했다.지난 9월 초 제59회 베니스영화제 업스트림부문에서 특별언급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영화는 공중화장실을 주요 공간으로 젊은이들의 희망과 좌절을 그린 작품으로 한국의 장혁, 조인성과 일본의 아베 쓰요시, 홍콩의 카라후이(谷祖琳) 등 화려한 다국적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는 11월 중순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 토론토 국제영화제, 밴쿠버 국제영화제, 함부르크 국제영화제, 오슬로 국제영화제 등 각종 국제영화제에 초청됐으며 국내에는 마무리작업을 거쳐 11월 말께 개봉될 예정이다.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영화사 디지털 네가에서 프루트 챈을 만났다. 스포츠형 머리에 붉은 빛의 뿔테 안경, 검정색 티셔츠 차림의 프루트 첸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명성
내한한 <화장실, 어디에요?>의 프루트 첸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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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밑줄 긋는 남자>가 지난 9월30일 첫 촬영을 시작했다.
CF 감독 출신 용이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오랜만에 만난 초등학교 동창생 동하와 현채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지하철 기관사가 직업인 동하역으로는 CF모델 출신으로 영화 <연애소설>에 출연했던 김남진이 출연하며 대형할인매장 직원 현채역에는 배두나가 캐스팅됐다. 이날 촬영된 장면은 동하와 현채가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만나 반가워 뛰는 장면으로 지하철 청담역에서 촬영됐다.
이손필름의 창립작품이며 코리아픽쳐스가 투자와 배급을 맡는 <밑줄 긋는 남자>는 12월 중순까지 서울, 부산, 거제도 등에서 촬영을 마친 뒤 2003년 3월께 개봉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영화 <밑줄 긋는 남자>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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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스페인에서 막을 내린 제50회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에서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가 신인감독상 부문의 스페셜 멘션(특별언급)에 선정됐다. 이정향 감독은 세계가톨릭언론연맹(SIGNIS)이 수여하는 SIGNIS상(신인감독부문) 수상자로도 뽑혀 4천 유로(한화 약 4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신인감독상 본상은 체코 앨리스 넬리스의 <어떤 비밀>에 돌아갔으며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합작영화 <태양 속의 일요일>(감독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이 경쟁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서울=연합뉴스)
<집으로…> 산세바스찬영화제서 ‘특별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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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YMCA야구단>(감독 김현석)이 오는 11월1-10일 열리는 제22회 하와이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고 이 영화의 제작사 명필름이 1일 전했다. <YMCA야구단>은 1905년을 배경으로 갓 쓰고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빨랫방망이로 야구하던 조선 최초의 야구단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명필름에 따르면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한국적인 소재를 세계인들이 보편적 감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코미디와 감동으로 녹여낸 수작’이라고 개막작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최우수 작품상을 차지하며 이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바 있으며 집행위원회는 올해 한국인 하와이 이민 100주년을 맞아 ‘한국영화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와이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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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다큐멘터리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2002’(SIDOF 2002)가 10월2일부터 7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은 국내외의 우수한 신작 독립다큐멘터리들을 모아 상영하는, 본격 다큐멘터리영화제다.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은 ‘일상의 정치학’을 내세운 ‘올해의 초점’ 부문에 해외 작품 6편, 공모를 통해 선정한 국내 신작 11편, 그리고 독일의 에세이 다큐멘터리 작가 하르트무트 비톰스키의 작품 3편을 상영하는 회고전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막작은 인도 감독 아난드 팟와르드한의 <전쟁과 평화>. 98년 핵 무기 경쟁을 벌이던 인도와 파키스탄의 갈등을 축으로 인간다운 삶을 위협하는 전쟁 이데올로기의 팽창에 대한 경고를 담은 작품이다. 이를 필두로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 마을 사람들의 궁핍하고 고단한 현실을 기록한 여성 감독 샹탈 애커만의 <국경 저 편에서>, 비닐의 유해성을 소재로 환경파괴의 심각성과 개개인의 ‘액티비즘
인디다큐페스티발 200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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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초점 부문
테크놀로지와 자본주의의 발달, 정치권력과 이데올로기 등 변화하는 사회적 풍경화 속 개인의 일상에 대한 성찰을 담은 해외 다큐멘터리 6편. `일상의 정치학`을 테마로 전쟁, 과학과 물질 문명의 이기, 빈곤 등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사회의 모순과 이에 대한 크고 작은 투쟁 같은 기록들을 보여준다.
<전쟁과 평화> Jang Aur Aman(War and Peace)
비폭력 투쟁의 지도자였던 마하트마 간디의 장례식 영상으로 문을 여는 <전쟁과 평화>는, 핵민족주의와 전쟁의 폭력성에 대한 엄중한 통찰의 영화다. 98년 인도 집권당은 국가의 안위와 번영을 위해 핵무기의 힘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앞세워 핵실험을 진행한다. 종교적 차이와 영토분쟁으로 오랜 적인 파키스탄도 질세라 핵실험에 나선다. 일부 젊은 층은 이를 지지하지만, 실험의 무서운 후유증을 겪은 인도의 케톨라이 주민들을 비롯해 평화를 바라는 이들도 다수. 인도 평화사절단을 따라 파키
인디다큐페스티발 2002 [2] - 올해의 초점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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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작선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신작 다큐멘터리들의 섹션. 죽은 이의 목소리를 내뿜는 진도의 당골레(무당)에서부터 월드컵의 이면에 숨은 사람들, 장애로 고통받고 분노하는 사람들, 특이한 신혼여행을 한 특이한 신혼부부까지 평범하지 않은, 혹은 평범하고 싶으나 그러지 못한 이들의 가지각색 이야기들.
<영매-산자와 죽은자의 화해>
영매, 흔히 무당이라고 불리는 이들에 관한 아카데믹하면서도 감성적인 장편다큐멘터리. 영매들의 여러 인터뷰와 실제 굿장면들, 영매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을 기록했다. 굿장면은 묘한 감정이입을 불러일으켜, 영화를 보고 있는 게 아니라 꼭 굿판 어딘가에 앉아 굿에 참여하고 있는 느낌에 빠지게 한다. 산 자와 죽은 자의 영혼을 이어주고 대화를 시켜 화해를 이끌어내는, ‘좋은 일’을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외롭고 힘든 삶을 사는 영매들. 그들의 모습은 때로는 무서움을, 때로는 슬픔을 자아낸다. <행당동 사람들> <우리는 전사가 아
인디다큐페스티발 2002 [3] - 국내 신작선 부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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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가족>
독립영화감독 김동원이 자신의 가족을 찍은 다큐. 게임 ‘철권’과 방귀뀌기가 있는 한 이 가족에 스트레스 걱정은 없어 보인다. ‘철권’ 게임을 하는 사이사이, 가족들은 카메라 앞에서 서로에 대한 불만을 말하기를 가장인 감독에게 요구받는데, 아내가 자신에게 “별 불만이 없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감독은 화면에다가 크게 ‘흐뭇’이라는 자막을 삽입하기도 한다. 카메라가 어떻게 대화의 도구일 수 있는지, 소탈하고 간명하게 보여주는 따스한 작품이다.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조합>
머리에 빨간 염색으로 ‘파견철폐’라는 글자를 새긴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조합 위원장 주봉희씨의 인터뷰를 주축으로 한 단편 다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더욱 고통받게 하는 파견법 철폐 투쟁을 그린다. 거의 주봉희씨 한 사람의 인터뷰로만 이루어져 있음에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상암동 월드컵>
상암동에서 보증금 없는 월세집에 살던 한 가족이 서울시의 월드컵경기장
인디다큐페스티발 2002 [4] - 국내 신작선 부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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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라이벌>에서 악녀 역을 실감나게펼치고 있는 탤런트 김민정이 영화 <천년호>(제작 한맥영화)에 캐스팅됐다.
영화 <닥터봉>과 <자귀모>의 이광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천년호>는 통일신라시대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역사 무협 판타지 멜로물로 중국에서 올로케로 촬영된다. 지난 3월 이미연 감독의 <버스, 정류장>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김민정은 <천년호>에서 비하랑 장군의 사랑을 받다가 진성여왕의 시기를 받아 죽음을 맞는 여주인공 자운비로 등장한다.
<천년호>는 이달 중순 크랭크인해 내년 2월까지 촬영을 마친 후 7월께 개봉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년호> 여주인공에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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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표적인 독립영화감독인 켄 로치는 영국영화계가 폭력적이고 호전적인 친(親)미국계 영화를 지양하고 자국영화 육성에 관심을 가지라고 30일 촉구했다.로치 감독은 이날 BBC뉴스 온라인과 회견에서 우수한 자국 영화가 영국 극장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맞서 관심을 끌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영국 영화계의 미국 추종성향을 비판했다. 그는 영국의 현재 상황이 자국 영화발전에 심혈을 기울이는 프랑스와 다르다고 전제하면서 “영국에서는 일부 쓰레기 같은 미국 영화 때문에 시선을 끌기 위해 항상 투쟁해야한다.”고 말했다.로치 감독은 영국의 영화업자들이 폭력적이고 호전적인 친미국계 영화에 투자하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이는 마치 맥도널드와 경쟁하는 음식점과 같은 형국.”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특히 10대 소년의 방황을 그려 칸 영화제에서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스위티 식스틴>이 18세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은데 격분하면서 영국의 영화검열이 엉터리라고 비난했다.좌파 성향의 로치 감독은
켄로치, 할리우드 추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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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대하드라마<야인시대>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시청률조사기관인 닐슨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3~29일 시청률 인기순위를 조사한 결과 SBS <야인시대>는 43.3%를 기록, 3주째 주간 시청률 1위를 달렸다. 이에따라 <야인시대>의 인터넷 VOD(주문형비디오) 이용률도 급증하고 있다.SBSi는 <야인시대>가 지난 24일 18회 방영분이 시청률 40%를 돌파한 후, 인터넷 VOD에 동시접속자수가 10만 명을 돌파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최고 약 9만명 이 접속했던 <명랑소녀 성공기>의 기록을 뛰어넘은 것. 지난 24일 오후 11시부터 새벽2시 사이에는 <야인시대>의 VOD에 접속자가 폭주, 한동안 접속이 제한돼 네티즌들이 항의하는 사태까지 빚었다.SBSi는 ‘시청자게시판에 ‘쌍칼 동호회’ ‘김두환 팬클럽’ 등이 생겼는가 하면, 극 중 인물들을 둘러싸고 네티즌끼리 공방도 치열하다’고 전했다
SBS <야인시대> 인기..VOD 이용률 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