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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라이브즈>는 12살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간 나영/노라(그레타 리)와 한국에 남은 해성(유태오)이 ‘만약’을 전제로 그들의 흘러온 삶과 인연을 되짚는 영화다. 24살 때 페이스북과 스카이프 대화를 통해 온라인으로 재회했던 두 사람이 또 한번 12년이 흘러 뉴욕에서 만났을 때를 분기점으로 삼아 인간의 우연과 필연, 선택과 확률의 이야기를 성숙하게 다룬다. <패스트 라이브즈>의 미덕을 최근 할리우드에서 주목하는 ‘아시안계 미국인 영화’의 계보에서 살펴보았다. <패스트 라이브즈> 개봉을 앞두고 마련된 GV 참석을 위해 조우한 셀린 송 감독과 정서경 작가가 행사 시작 전 <씨네21>과 따로 나눈 대화도 옮긴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패스트 라이브즈> 리뷰와 셀린 송 감독, 정서경 작가 대담이 계속됩니다.
[기획] 이걸 우리의 인연이라고 하자,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 리뷰, 셀린 송 감독 × 정서경 작가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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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크기와 비율도 이미지다. 일반적으로 스크린이 큰 아이맥스 화면에서 기대하는 것은 웅장한 스케일 또는 광활한 풍경의 정경(landscape) 이미지일 것이다. 기존 가로 중심 화면비의 영화는 관객의 극적 체험을 유도하기 위해 수평적 스케일로 화면을 구성하고 인물의 동선과 액션 신도 수평적으로 구성한다. <듄: 파트2>는 통상적인 아이맥스 영화들의 수평적 스케일 구성 방식과 달리 수직적 스케일을 택한다. 미술과 의상, 공간 디자인까지 수직적인 이미지로 구성하면서 아이맥스의 커다란 스크린을 활용한다. 실내의 수직적 공간에 방점을 두고 사막의 수평적 공간과 대비한다.
많은 SF영화에서 미지의 행성은 대부분 사막이다. 아라키스의 듄도 사막 행성이다. 듄이 사막으로 이뤄져 있기에 보통은 수평적 정경이나 아이맥스의 스펙터클한 임장감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SF영화에서 우리는 사막을 봐왔다. 외계 행성의 사막은 이제 새롭지 않다. 그러나 <듄: 파트2&
[기획] <듄: 파트2>, 화면비의 몽타주, 수직적 아이맥스가 주는 시각적 스펙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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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마이 카>로 동시대의 거장 반열에 오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국내 언론시사회를 마쳤다. 산골에 사는 한 부녀의 마을에 글램핑장 건설을 위해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뒤 ‘하마구치의 새로운 정점’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만큼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이에 <씨네21> 기자·평론가들이 3월27일 개봉을 앞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의 첫 시사 반응을 전한다.
김소미 기자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단절과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하마구치 류스케의 ‘대화 실험’을 인간 사회에서 생태의 범주까지 확장한 시도다. 코로나19와 환경파괴의 현실을 투영한 영화지만 <아사코> <드라이브 마이 카> 등이 그랬듯 사회 논평이 아닌 인간성의 수수께끼로 잠입한다. 한층 정교해진 카메라워크와 사운드가 맴도는 자리는 자연과 도시, 순수와
하마구치 류스케의 새로운 정점,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사 첫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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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데이비드 린치의 <사구>(Dune, 1984)를 재평가할 때가 된 것 같다. 반대가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드니 빌뇌브의 <듄: 파트2>는 개봉과 함께 엄청난 흥행 성적과 압도적인 비평적 성과 모두를 거두고 있으니까. SNS에 린치의 <사구> 클립이 올라가면 빌뇌브의 영화를 보고 온 관객들의 조롱과 댓글이 인용으로 붙는다. 린치의 <사구>에 대한 괜찮은 말이 올라간 것 같아 가보면 그건 또 빌뇌브 영화의 다인종 캐스팅에 불만인 인종차별주의자가 쓴 글이다.
여러분이 프랭크 허버트의 <듄> 시리즈를 소설로 먼저 접하고 소설에 나오는 재미있고 멋지고 이상한 것들을 영화에서 보고 싶다고 치자. 의외로 그것들을 제공해주는 영화는 린치의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주인공 폴의 동생 알리아다. 소설에 나오는 어른의 정신을 가진 3살 여자아이가 아버지의 원수를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걸 보고 싶은가? 빌뇌브
[기획] 수상할 정도로 금욕적인 사람들, 린치 영화엔 있고 빌뇌브 영화엔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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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레이데스가 패망하면서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페르구손)와 폴(티모테 샬라메)이 사막에 숨어 새 시작을 기약하는 것으로 <듄>이 마무리되었다. 3년 만에 개봉한 <듄: 파트2>에서 폴은 반란을 준비하며 마침내 메시아로 거듭난다. 전편에선 어렴풋하게만 그려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청사진도 <듄: 파트2>로 넘어오며 보다 구체화됐다. 소설가 프랭크 허버트의 <듄>은 드니 빌뇌브 감독의 손을 거쳐 어떻게 각색되고 있는가. 2.39:1 화면비와 1.43:1 화면비 컷을 교차함으로써 드니 빌뇌브 감독은 <듄>의 세계를 어떤 형식으로 구현하고자 했는가. 이에 관해 고찰한 듀나 평론가와 박홍열 촬영감독의 비평을 전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듄: 파트 2> 기획이 계속됩니다.
[기획] 읽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듄: 파트2>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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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역의 모델인 리타 말리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건 처음이었다. 일주일간 기초적인 자료조사를 진행하다 리타를 직접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리타와 여러 번 마주앉아 그녀의 사랑과 기억에 대해 청해 들었다. 그러자 이번 영화 속 나의 역할은 연기자가 아닌 그저 리타를 온전히 담아내는 그릇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촬영장에서도 그녀와 함께한 시간을 떠올리며 그녀가 전해준 에너지와 가치관에 접속하려 했다.
- 부모의 고향인 자메이카에서의 촬영이 더욱 뜻깊었을 것 같은데.
= 영국 출생의 자메이카 여성으로서 런던에서 시작한 촬영을 자메이카에서 끝맺을 수 있었다는 점이 뜻깊었다. 더불어 리타는 자메이카의 여왕 같은 존재 아닌가. 귀하고 영광스러운 경험이었다. 자메이카에 도착하자마자 영화의 정서와 정확히 공명하는 에너지를 느꼈다. 이 작업 전체가 밥에게 주는 하나의 선물 같았다. 그가 음악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던 땅으로 돌아
[인터뷰] 다시, ‘평화, 사랑, 통합’, 배우 러샤나 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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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영어와는 단어, 문법, 억양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는 자메이카 고유 언어인 파트와를 훌륭하게 소화했는데.
= 주변의 자메이카인 친구들이 밥(말리)의 인터뷰 영상을 대본으로 적어주는 등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현장의 자메이카 언어 전문가에게도 코칭을 받았다. 함께 출연한 배역의 98%가 자메이카인이었던 덕분에 소통이 더 자연스러웠지 않았나 싶다. 언어도 문제였지만 밥 특유의 어투를 살리는 일도 중요했다. 밥의 인터뷰 영상을 반복해서 따라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 평화의 상징으로서 밥 말리의 강인한 이미지와 달리 영화는 그의 나약한 면모를 숨기지 않는다. 그의 고뇌에 감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했나.
= 1976년의 암살 시도로 인한 트라우마는 앨범 《Exodus》의 작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밥이 겪었던 혼란한 시간에 대해 밥의 가족과 친구, 당일 함께 무대에 올랐던 밴드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이 반복해서 들려준 이야기들은 밥의 인터뷰에 남
[인터뷰] 밥 특유의 어투를 고스란히, 배우 킹즐리 벤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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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12월, 자메이카의 정치적 혼란 속 레게 스타 밥 말리(킹즐리 벤어디어)를 노린 암살 시도가 발생한다. <밥 말리: 원 러브>는 이후 런던으로 망명한 밥 말리와 아내 리타 말리(러샤나 린치)를 둘러싼 2년간의 격랑을 그린다. 충실한 고증을 위해 밥 말리의 가족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밥 말리의 삶과 음악 속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에 귀 기울인 레이날도 마커스 그린 감독과 배우 킹즐리 벤어디어, 러샤나 린치를 화상으로 만났다.
- 밥 말리의 생애 중 1976년부터 1978년까지 집중한 이유가 있나.
= 런던 망명 이후 2년간에는 밥의 삶 전체가 집약되어 있다. 20세기 최고의 음반 중 하나인 《Exodus》를 만든 음악적 성취의 시기이기도 하고 그를 둘러싼 자메이카의 정치적 혼란이 표면화되는 만큼 공사 양면에 있어 흥미로운 시기다.
- 전작 <킹 리차드>에서도 윌리엄스 가족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듯이, 전기영화가 다루는
[인터뷰] 레게 장르의 문법에 기반한 사실성, 레이날도 마커스 그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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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영화 연구사의 중추였던 영화학자 데이비드 보드웰이 지난 2월29일 세상을 떠났다. 1947년생으로 팔순을 앞두고 있던 그는 작고 3일 전에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허우샤오시엔의 영화에 대한 글을 썼을 만큼 영화에의 애정을 멈추지 않은 사람이었다. 이에 김지훈 중앙대학교 교수가 데이비드 보드웰의 2002년 내한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부터 그의 연구 업적 및 의의를 폭넓게 짚어주는 추모의 글을 보내왔다. 과거의 인물이 쌓은 시간을 발판 삼아 후대의 영화인은 한 계단을 더 올라간다
2002년 11월12일 동국대학교 학술문화관은 한국영화학회가 초청한 영화학자 데이비드 보드웰의 특별 강연을 듣기 위한 청중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돌이켜보면 당시 현장의 열기는 이 시기가 1990년대 후반부터 시네필 문화의 발달과 조응하여 본격적으로 성장한 국내 영화학이 적어도 규모와 영향력에 있어서 전성기였다는 점, 그리고 보드웰이 배우자 크리스틴 톰슨과 함께 쓴 개론서 <영화예술>이
[기획] 형식, 스타일, 관객 - 영화학자 데이비드 보드웰 부고를 계기로 돌아본 그의 영화예술, 영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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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벨루는 또래 친구들보다 성장이 느리다. 하얗고 윤기나는 몸을 뽐내는 친구들과 달리 벨루의 조그만 몸에는 군데군데 회색 점이 가득하다. 성장을 마친 수컷들이 먼바다로 떠나기 위해 수영 연습을 할 때도 벨루는 할머니 곁에 혼자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벨루를 항상 꼬맹이라고 무시하던 알피가 임신한 돌고래를 구하고 주위로부터 용감하다는 찬사를 받는다. 벨루는 알피처럼 자신의 용기를 증명하기 위해 오래전 거대 빙하 지대로 떠난 할아버지를 찾아 멀고 먼 모험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기나긴 여정에 잔소리 많은 철갑상어 시라노와 애교 만점 범고래 잭클린이 합류한다. 죽을 고비를 몇번이고 넘기며 간신히 거대 빙하 지대에 도착한 벨루는 잭클린의 비밀을 알게 된다. <용감한 돌고래 벨루와 바닷속 친구들>은 외모가 보잘것없는 주인공의 모험을 다룬 성장영화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답게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서사를 빠르게 풀어나가 연결이 부자연스
[리뷰] ‘용감한 돌고래 벨루와 바닷속 친구들’, 먹이사슬 너머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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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필리핀 여성 조이(맥신 아이겐만)는 혼수상태의 자산가 개럿(데이비드 헤이먼)의 대저택에 입주 도우미 제안을 받는다. 자신을 조카라 소개하는 캐서린(리앤 베스트)은 조이에게 안정적인 주급과 개인 방을 제안한다. 조이가 딸 그레이스(제이든 페이지 보아디야)를 집 안에 몰래 데려와 키우면서 브로커를 통해 불법 체류 신분을 해결하려는 어느 날, 켜켜이 묵은 가문의 끔찍한 비밀이 모녀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필리핀계 영국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레이징 그레이스>는 대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인 외부인의 시선으로 집 안 깊숙이 자리한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앞선 할리우드영화들을 연상시킨다. <겟 아웃>보다는 호러 요소가 무르고 <나이브스 아웃>보다는 추리 요소가 부족하다. 동시대 ‘가정부 스릴러’ 범주화에 혁혁한 공을 세운 <기생충>과도 원치 않게 비교될 것이다. 필리핀 음악과 의상 등 동남아시아 전통문화의 이미지를 장르에 적절하게
[리뷰] ‘레이징 그레이스’, 대저택 미스터리 속 불완전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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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파일럿 리퍼(러셀 크로)는 필리핀 술루해에서 피랍된 CIA 요원을 구출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델타포스팀을 지원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팀의 구성원은 베테랑 요원 아벨(루크 헴스워스), 비숍(리키 휘틀), 슈가(마일로 벤티밀리아) 그리고 항공기공격통제관 키니(리암 헴스워스)다. 이들은 작전 수행 중에 예기치 못하게 적에게 습격당해 뿔뿔이 흩어진다. 혼자 살아남은 키니는 드론의 도움으로 탈출하던 중에 폭포에 떨어져 기절한다. 그를 구한 것은 죽은 줄 알았던 아벨이다. 아벨은 키니에게 납치된 비숍을 구하러 가자고 설득한다.
<랜드 오브 배드>는 <언더워터>(2020)의 감독 윌리엄 유뱅크의 신작이다. 독창적 비주얼을 그려내려고 애쓴 감독의 전작과 달리 영화는 낡고 전형적인 전쟁 블록버스터에 불과하다. 초반에는 그나마 전장과 본부를 넘나드는 리퍼와 키니의 전우애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전장을 강 건너 불구경이라고 생각하는 군인과 영화를 보는 관객에
[리뷰] ‘랜드 오브 배드’, 이 영화의 올드함은 악지 중의 악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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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산드라 웹(다코타 존슨)을 임신한 콘스턴스는 초능력을 지닌 독거미를 채집하러 아마존으로 떠난다. 그녀는 동행인 이지키엘 심스(타하르 라힘)에게 살해당하고, 채집한 독거미까지 빼앗긴다. 다행히 카산드라 웹은 거미와 공생하는 원주민 아라냐에게 구출된다. 30년 뒤인 2003년 뉴욕. 독거미의 힘으로 초능력자가 된 이지키엘은 10대 소녀 줄리아 콘월(시드니 스위니), 안야 코라존(이사벨라 메르세드), 매티 프랭클린(셀레스트 오코너)이 자신을 죽이리라는 미래를 본 뒤 그녀들을 죽이려 한다. 마찬가지로 미래를 보는 카산드라는 세 소녀를 지키려 한다. <마담 웹>은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신작이다. 원래 조연이었던 노인 캐릭터 마담 웹을 주체적인 X세대 젊은 여성 캐릭터로 재해석했다. 마담 웹이 지킨 세 소녀가 스파이더우먼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고편식 결말로 끝나지만 이 영화만 볼 때 시리즈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일단 모든 캐릭터가 일차원적인 데다 전개마저
[리뷰] ‘마담 웹’, 히어로 영화라기보단 CPR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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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사고를 친 뒤 나락에 빠진 배우 수연(박지연)은 요즘 화병으로 앓아눕기 직전이다. 재기하려 사인회를 열어도 오는 사람이 없고 같이 사는 후배 배우 가영(김누리)과 소속사 대표로부터 무시당하는 나날이 이어지자 다시 술에 손대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 결국 술을 진탕 마시고 잠들었다 깬 수연은 직전까지 싸웠던 가영이 칼에 찔려 죽은 것을 목격한다. 혹여나 만취한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닐까 하고 두려워하던 와중에 문밖에서 의문의 남성을 발견한다. <화녀>는 궁지에 몰린 여성이 위기 상황을 돌파해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담는다. 수연은 남자와의 일대일 싸움에서 그동안 쌓인 분노 에너지를 활용해 그를 제압하고 집을 찾아온 경찰들 앞에서는 연기대상을 받은 배우답게 능청스러운 연기로 그들의 시선을 돌린다. 배우 박지연은 발견이라 할 만큼 반짝인다. 명성을 잃은 배우의 처연함을 실어나르는 목소리가 특히 귀를 사로잡는다. 반면 거친 만듦새는 아쉽다. 파편적인 감정선은 인물들의 행동을
[리뷰] ‘화녀’, 정돈이 필요한 분노 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