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류승완 감독에 이어 수요일, 목요일의 남자가 된 김지운, 박찬욱 감독. <씨네21> 창간 7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마련된 ‘젊은 감독과의 대화’는 마지막날까지 가득 찬 객석으로 관객의 관심을 입증시켜주었다. 아트선재센터 앞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어떤 무리는 4일을 모두 채웠다고 했고, 평소 흠모하여 마지않던 ‘감독님’을 만나기 위해 월차를 내서 왔다는 회사원도 있었다. 한편 감독들은 각자 비밀루트를 통해 전날 어떤 수위의 질문이 오고 갔는지를 확인한 뒤 마음의 갑옷을 단단히 채워왔고 관객은 오랫동안 장진해 놓았던 질문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까봐 여기저기 손을 들어 총알을 날려댔다. 가끔은 “혈액형이 뭐예요?” 같은 스펀지형 총알에서 ‘호두 이론’까지 들먹이며 전작에 날카로운 평가를 내리는 초강력 총알도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부상당하지 않았다. 솔직하고 담대했지만 자체 치유기능까지 갖추었던 이날의 대화에는 혹시 하는 마음에 ‘빨간약’까지 준비하고 있던 주최쪽만 심심할 뿐이었다.
젊은 감독, 관객을 만나다 [1] - 김지운, 박찬욱 편
2002-05-17
열혈 영화팬과의 뜨거운 문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