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학과의 교육 목표는 좋은 연기를 하는 배우 양성이다. 전국의 연기학과는 연극, 뮤지컬, 영상에 쓰이는 연기 기술을 가르친다. 하지만 좋은 연기는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극과 배역에 대한 깊은 해석 능력도 필요하다. 연기학과는 이러한 이해력을 기르는 교육도 제공한다. 실제로 대부분 연기학과에서 연기실습과 더불어 극과 영상 이론 강의를 병행한다. 연기전공의 또 다른 특징은 학교마다 고유한 특색으로 학과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수험생들은 학과의 커리큘럼과 교육 방향을 비교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배우는 무대와 매체에 따라 다른 형태의 연기를 선보인다. 이에 맞춰 대학의 연기전공도 연극, 뮤지컬, 영상에 특화된 연기를 별개의 수업으로 개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공 단위에서 특정 연기에 집중하는 학과를 운영하는 대학도 있다. 연극연기 중점 학과는 국내 최초 4년제 대학의 연극교육기관을 창설한 중앙대학교 연극전공과 1960년 개설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동국대학교 연극학부를 꼽을 수 있다. 영화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건국대학교 영상영화학과는 카메라 앞의 연기를 배우기에 안성맞춤이다.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뮤지컬전공과 명지대학교 예술학부 뮤지컬공연전공은 뮤지컬연기에 특화된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각 대학은 매체별 연기 지도법을 달리하면서도 학생들의 연기기초를 배양하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매체를 떠나 연기의 본질은 배우가 극 속의 가상 역할을 해석하고 꾸며내어 관객에게 전달하는 행위 예술이기 때문이다. 18세기 프랑스 배우 프랑수아 탈마는 “예민한 감수성과 빼어난 지성”을 연기의 필수 조건으로 선언했다. 탈마의 이 선언은 현재까지도 연기의 기본 조건으로 꾸준히 회자된다. 연기란 주어진 대사를 읊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배역에 대한 깊은 공감이 요구된다.
극 전체 연출 의도를 파악하는 영민함도 필요하다. 대학의 연기학과에서 연기만을 가르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기학과는 연기를 둘러싼 인접 예술과 학문을 함께 교육해 학생들의 연기를 정교하게 가다듬는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연기 철학과 기술을 조합하는 교육을 제공한다. 특히 수준 높은 인문 교양 교육을 자랑하는 후마니타스칼리지 시스템은 경희대학교의 특장점이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는 1학년 과정에서 기초 소양 교육을 역점으로 두고 있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역시 예술사 강의를 전공기초 과목으로 설정하여 학생들의 폭넓은 예술학 이해를 도모한다.
연기전공 교수들이 입을 모아 수험생에게 바라는 자질이 있다. 바로 성실함과 개성이다. 대학은 수험생의 연기를 향한 열의와 정형화되지 않는 매력에 관심을 보인다. 사실 두 자질은 별개가 아니다. 연기를 향한 꾸준한 관심을 멈추지 않고 스스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탐구하는 성실함이 곧 개성을 가꾸는 과정이기도 하다. 대학은 전공 분야에 진지하게 임하는 예술인을 길러내고자 한다. 그렇다면 진정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과정은 연기학과 진학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