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종합예술이라면 영화영상학과는 그야말로 종합 학문 세트다. 영상 촬영과 편집은 물론이거니와 음향과 애니메이션 등 영상 제작에 쓰이는 다양한 기술을 영화영상학과에서 익힐 수 있다. 그렇다고 영화영상학과가 실무 위주의 수업만 운영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많은 영화영상학과는 철학과 예술사 등의 인문학 수업을 병행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강의를 통해 영화 제작에 토대가 되는 소양을 쌓는다. 또한 최근에는 대학들이 미디어 지각 변동에 대응해 최신 기술 실습과 시의성 있는 이론강의를 포함한 커리큘럼으로 쇄신을 거듭하고 있다.
영화를 실제로 제작한다는 점은 영화영상학과의 가장 큰 메리트다. 학과 이름에 걸맞게 영화영상학과는 학부생들의 영화 제작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건국대학교 영상영화학과다. 건국대학교는 학교 차원에서 KU시네마테크라는 예술영화전용관을 운영할 정도로 영화 제작 인프라가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다. 학생들은 학교의 스튜디오와 녹음실, 각종 촬영에 필요한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창의력을 영화로 표현할 수 있다. 또한 건국대학교를 포함한 대다수의 학교들은 학생들의 작품을 일반에 선보이기도 한다. 건국대학교 KU영상제,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 졸업영화제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학생들은 학부생 시절 자신이 제작한 영화를 국내외 영화제에 출품하여 일찍이 영화감독의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영화영상학과 커리큘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통합성이다. 연출과 촬영 중심이었던 과거에 비해 현재의 영화영상학과는 가르치는 학문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학생들은 영상, 연기, 애니메이션, 모션그래픽 등 원하는 분야의 수업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다. 실제로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와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은 연기전공과 영화전공을 구분하지 않고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특히 숭실대학교는 통합성을 강조하는 데 적극적이다. 매 학기 1주차와 15주차에는 모든 과목이 합동 수업을 진행한다. 학과 전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광장식 토론을 벌이고 한 학기의 배움을 논의한다. 또한 주요 수업인 크리틱 과목엔 수업에 3명의 교수가 참여해 수강생이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영화영상학과의 거시적인 움직임은 통합을 지향하지만 커리큘럼 안의 학문은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 현재 미디어 시장의 화두는 수년째 플랫폼 경제의 부상이다. 더불어 콘텐츠 유행 주기는 점차 짧아지고 있다.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현재의 미디어 지형에서 대학은 세분화된 학문을 제공하여 학생의 전문성을 배양한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의 인터페이스 디자인 강의는 디지털 영상 유저들의 행동 패턴을 연구하는 수업이다. 정화예술대학교 영상미디어학부는 2019년에 뉴미디어콘텐츠전공을, 2021년에 미디어크리에이터전공을 신설함으로써 신생 미디어 콘텐츠 제작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제는 영상을 배운다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것을 배운다고 볼 수 없는 시대다. 세분화된 영상 분야 중 어느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의 첫 번째 선택지가 대학과 전공 결정이다. 각 대학의 정보를 꼼꼼히 살피고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