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따르면 BIFF는 25년 역사상 최악의 재정위기에 처했다. 3년치 단기 스탭 ‘열정페이’(시간외수당) 지급액을 고스란히 떠안아 12억원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는 데다 이달에는 직원들 월급조차 지급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부산일보> 6월 21일자 ‘쓸 돈도 없고 들어올 돈도 없다’BIFF 재정 최악’중)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직원들의 월급을 마련하기 힘들 만큼 재정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단기 스탭들에게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문제가 되면서 12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한꺼번에 정산한 게 적자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지만 그보다는 고정 지출 항목인 경상경비를 안정적으로 충당하고 운용하는 구조를 마련하지 못한 탓이 크다. 오랫동안 스폰서들로부터 지원받은 협찬금으로 경상경비를 충당했고, 부산시와 정부로부터 각각 받은 민간경상보조금과 영화발전기금으로 영화제를 치러왔다. 민간경상보조금은 사업비로만 써야한다는 관련 법령 때문에 경상경비로 전용하는 건 불가능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를 타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영화제는 “시비의 경상경비 집행을 한시적으로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부산시는 영상산업 진흥 조례 제3조인 ‘시장은 영상문화와 영상산업의 진흥을 위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조항에도 불구하고 “시비의 경상경비 집행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당장 민간경상보조금의 법령을 개정하기 쉽지 않고, 부산시의 다른 문화·체육 행사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또 “부산국제영화제 특별 지원 조례 제정 추진 또한 아직 없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정부의 지원을 당장 기대하기 힘든 데다가 경상경비조차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서 영화제의 체질 개선과 내부 혁신은 불가피하다. <부산일보>는 6월 24일자 ‘기자일기’에서 캐나다 토론토시가 토론토국제영화제를 얼마나 전폭적으로 지원하는지를 언급했는데, 며칠 전 토론토국제영화제는 9월 개막을 앞두고 수입이 줄어들면서 전체 인력의 17%에 해당되는 31명의 일자리를 없앴다. 토론토는 “집행위 차원의 임금 삭감, 사업 취소, 경상경비 절감, 급여 일부를 충당하기 위한 연방 임금 보조금 활용, 영화제의 회복을 돕기 위한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부산의 묘안이 더욱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