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재무적투자자(FI)들의 회수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메가박스 최대주주인 중앙일보사 계열 제이콘텐트리가 내년까지 메가박스를 상장(IPO)하기로 FI에 약속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원하는가치를 받긴커녕 추진 자체도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투자자와 거래 조건상 1년 안에 IPO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메가박스 자체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인베스트 조선> 5월 27일자 ‘메가박스, 내년까지 상장 못하면 경영권 팔아야 할 수도’ 중)
공시에 따르면 메가박스는 내년 4월 30일까지 기업공개를 해야 한다. 기업공개는 말 그대로 50인 이상의 기업이 상장을 목적으로 일반인에게 처음 주식을 파는 행위다. 메가박스 최대주주인 제이콘텐트리에게 극장 사업은 무척 중요하다. 메가박스를 단순한 극장이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게 해 한국 영화산업을 이끌어가는 첨병이 되겠다는 게 올해 사업 목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막대한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앞날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현재 상황은 기업공개를 할 만한 분위기가 결코 아니다.
CJ CGV와 SK 모두 강력하게 부인하긴 했으나 최근 영화산업 안팎에서 돌았던 ‘CGV 매각설’( SK가 CGV를 인수합병할 거라는 내용)만 보더라도 지금은 극장이 제 가치를 인정받기 쉬운 시기가 아니다. 계획대로 기업공개를 하자니 공모(주식) 가격이 너무 비싸고, 올해 예상되는 매출 또한 만족할 만한 거래를 이끌어내기 좋은 조건이 아니다. 하지만 재무적투자자들에게 상장하기로 약속한 만큼 기업공개를 물리기도 쉽지 않고, 상장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메가박스를 매물로 내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여러모로 뒤숭숭한 극장가다.
한국벤처투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모태펀드 문화·영화계정 신규 투자가 전년도에 비해 무려 61.3%나 줄었다.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4월 29일 올해 모태펀드 문화·영화계정에 8개 분야 13개 투자운용사(펀드)를 선정했고, 역대 최대 규모인 2832억원을 조성하고 있다. 위험 영역에 투자하는 모험투자펀드(815억원)와 강소제작사를 육성하기 위한 한국영화 메인투자펀드(300억원)를 새로 결성한 게 눈에 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상황에서 극장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