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육아 예능 캡처 게시물에 ‘출산 바이럴’이라는 제목이 달린 것을 보았다. 게시물 주인공인 어린이의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에 미소 지으면서도, 착하고 예쁘고 민폐 끼치지 않는 ‘TV 속’ 아동만을 향한 성인들의 열광에 경계심이 들었다. 미디어는 어린이를 어떻게 비추어야 할까, 성인은 아동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모처럼 그 실마리를 제공하는 tvN 예능 <나의 첫 사회생활>은 5~7살 사이의 어린이들을 모아 관찰하며 소아정신과 의사 등 전문가와 실제 양육자인 연예인 패널들이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너 몇살이야? 나한테 까불면 안돼!” “내 형은 일곱살이야!” “우리 누나는 여덟살이야!” “우리 아빠는 열한살이야!” “우리 아빠 나이보다 적네.” “우리 아빠 열백살이야!” 제작진의 개입 없이, 교사의 개입도 최소화한 상황에서 담아낸 아이들의 ‘사회생활’은 결코 귀엽기만 하지는 않다. 서열을 따지고 허세를 부리고 거짓말하고 서로 다툰다. 아이도 인간이고 자신의 욕망을 다루는 데 미숙하기 때문이다. 양육자나 교육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아동 및 인간관계 전반을 이해하고 싶은 성인에게도 <나의 첫 사회생활>은 좋은 교재다. 다만 아이에게 ‘상남자’나 ‘나쁜 남자’ 같은 딱지를 붙이고 “역시 여자아이들은 섬세하죠”라는 식으로 성역할에 따른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패널들의 무신경한 발언이 방송 안에서 지적되고 고쳐진다면 한층 더 유의미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