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학과 명칭을 바꾸는 학교가 늘고 있다. 영상영화학과, 미디어영상학과와 같은 새로운 이름들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는 영상 교육의 현재를 보여주는 증거다. 더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방향으로 영상을 다루는 동시에, 영화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미디어 영역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기 위한 시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1인 미디어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영상콘텐츠를 즐기는 이 시기에 영화영상학과들은 더이상 영화라는 울타리 안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방향과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18학년도부터 영상영화학과라는 학과명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국대학교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영상영화학과는 기존에 분리되어 있던 학과들을 통합하고 학생들이 영화, 연기,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타 전공을 오가며 수강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실제로 학생들은 영화 제작이나 연출뿐 아니라 3D나 모션그래픽 같은 영상 기술을 함께 공부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는 여러 학과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역시 다양한 단위를 통해 학생들을 모집하지만, 연극과 영화트랙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도 연기와 연출전공을 구분해 선발하지만 실제 커리큘럼은 통합적으로 운영된다. 전통적인 영화 연출, 제작을 넘어선 교육을 시도하는 학과도 많다.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과는 편집, 사운드, CG 등 후반작업 교육에 많은 힘을 쏟고 있으며, 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는 내러티브영화가 아닌 실험영화나 그래픽 작업을 포괄해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영상학과들의 다양한 시도는 결국 변화를 반영하는 교육을 통해 현장에 적합한 인재를 키워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많은 학교가 실기수업과 제작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매 학기 1인 1작품을 제작하도록 하는 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기획 구상부터 후반작업까지 전 과정을 학교 전체 차원에서 함께하는 커리큘럼을 구성한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실제 콘텐츠 제작을 학생들과 함께하는 HAL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국민대학교 등은 모두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경험을 쌓을 기회를 주는 것을 교육 목표의 중심에 두고 있다. 물론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나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와 같이 이론과 실기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고 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과도 많다. 학과의 커리큘럼이 점차 다양하고 세분화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어떤 학과를 선택할 것인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각 학과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은 물론, 수많은 영상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이 시대에 자신의 역할과 목표를 고민해보는 과정이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