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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⑤] <지난밤 너의 미소> <라스 크루세스> <애칭>
이나경 2019-04-24

<지난밤 너의 미소> Last Night I Saw You Smiling

카빅 능 / 캄보디아, 프랑스 / 2019년 / 75분 / 국제경쟁

1963년 지어진 캄보디아 프놈펜의 상징적인 건물 화이트 빌딩이 철거를 앞두고 있다. 2017년 5월, 일본의 한 기업이 캄보디아 정부의 지원을 받아 화이트 빌딩 매입을 발표했고, 이후 콘도가 들어설 예정이다. 화이트 빌딩에서 자란 영화의 감독이자 촬영을 맡은 카빅 능은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하여 이주를 앞둔 철거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카빅 능의 카메라는 차분하고 정직하게 건물의 곳곳을 비춘다. 대부분의 신에서 카메라는 정지된 채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복도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요리하고 빨래를 너는 사람들,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가족, 이웃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마지막으로 건물과 작별하고 짐을 챙기는 손길 등. 2019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넷펙상을 받은 작품.

<라스 크루세스> The Crosses

테레사 아레돈도, 카를로스 바스케스 멘데스 / 칠레 / 2018년 / 78분 /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1973년 9월, 칠레의 군사 쿠데타 직후 제지회사(CMPC)에서 일하던 19명의 직원이 종적을 감춘다. 경찰에게는 노동조합, 좌파 정당 활동을 하는 이들의 리스트가 존재했고, 이 리스트에 의해 구속된 19명은 결국 싸늘한 주검이 되어 묻힌다. 테레사 아레돈도와 카를로스 바스케스 멘데스 감독은 사건이 일어난 라자 지역의 현재를 포착하며 그 속에서 끊임없이 과거를 상기시킨다. 억울한 죽음이 있었지만, 여전히 나무는 베어지고 사람들은 출퇴근하고, 종이는 만들어진다. 영화는 중간중간 블랙 화면을 삽입하고 다양한 시각 자료와 사운드 요소를 더해 사건의 잔혹성을 알린다. 칠레 정부가 민간인 학살에 관여하고 45년이나 지나서야 이 사건은 공개되었다. 아직 이것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애칭> Pet Names

캐럴 브랜트 / 미국 / 2018년 / 75분 / 시네마페스트

지친 표정으로 밤거리의 놀이기구를 바라보는 리(메러디스 존스턴)의 시선을 따라가며 시작된다. 대학원까지 중퇴하고 말기 암 환자인 엄마를 보살피는 데 최선을 다하는 딸이지만, 그녀의 하루는 무기력하다. 와중에 엄마의 병세 악화로 함께 계획한 캠핑도 혼자 가야 할 처지가 된다. 즉흥적으로 고등학교 시절 남자친구였던 캠(르네 크루즈)을 캠핑으로 초대하고, 캠의 강아지 구스까지 함께 숲으로 떠난다. <애칭>은 헤어진 연인이 숲에서 주말을 보내며 오랜 상처와 마주하고, 암울한 현재와 불확실한 미래, 삶과 죽음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가는 이야기다. 메러디스 존스턴은 주연배우이자 각본가, 협력 프로듀서, 작곡가로 영화에 참여했다. 르네 크루즈 역시 주연 배우이자 작곡가로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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