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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페르소나> 현장기⑤ - 이경미 감독이 <러브 세트>
이화정 사진 백종헌 2019-04-17

아이유 혹은 이지은을 발견하는 네 갈래의 길

이경미 감독의 <러브 세트>

STORY_ 늦여름, 테니스 코트장. 18살 지은(이지은)과 영어 선생님(배두나)의 테니스 매치 현장이다. 외동딸에 응석받이인 지은은 아빠의 애인이 된 영어 선생님이 죽도록 싫다. “이기면 너네 아빠랑 헤어져준다”는 영어 선생님의 제안에 지은의 승부욕이 발동한다. 아빠를 뺏기지 않으려는 질투와 동시에 매력 넘치는 성인 여성에 대한 부러움이 실린 강스매싱. 10대 소녀의 복잡한 마음이 담긴 경기는 점차 치열해진다.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한 테니스 경기장. 추석이 막 지나고 가을 초입이지만, 한낮의 테니스장은 아직 뜨겁다. 딱. 딱. 테니스 공 부딪히는 소리에 이끌려 간 곳, 포니테일 머리에 테니스복을 입은 이지은과 배두나의 테니스 매치 현장. 그간 촬영 현장을 방문하는 동안, 이지은이 가장 걱정이 많이 된다고 누차 이야기했던 테니스 연기의 실전이 이루어지는 현장이라 덩달아 긴장감에 숨 죽이고 현장을 지켜보게 된다. “한달 동안 (배)두나씨와 지은씨 테니스 연습 시간표를 보고 놀랐다”라는 이경미 감독의 말이 무색하지 않게 하루 3시간의 고된 훈련 끝에 두 배우 모두 액션과 함께 복잡미묘한 표정까지 표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아빠의 애인인 자신의 영어 선생님을 향한 질투와 반감. <러브 세트>는 이경미 감독이 ‘기존의 아이유가 보여준 모습과 다른, 배우 이지은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써내려간 시나리오다. “예의바르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연상되는데, 그런 모습 말고 ‘못돼먹은’ 아이유의 표정을 보면 재밌겠다 싶더라. (웃음)” 뭣보다 러닝타임 내내 별다른 대사 없이 여자 둘의 테니스 액션 신 하나로 채운다는 점이 이 영화가 가진 사뭇 흥미로운 설계다. 이경미 감독은 “여자 둘이 방방 뛰는, 역동적인 모습만으로 가득 찬” 새로운 비주얼을 보여주고 싶었고, 있는 힘껏 공을 치는 테니스 장면을 담는 것이야말로 그 적절한 방법이라고 봤다. 지은의 아빠도, 지은이 데려온 남자도 그 순간 배제되는, 여자들만의 오해와 반목 그리고 이해로 나아가는 단계. 이경미 감독의 전작에서 느꼈던 독특함과 통쾌함이 예상되는 경기. 딱. 딱. 테니스 공 소리를 뒤로하고, 불꽃 튀는 심리전을 펼치는 현장을 떠난다. 2018.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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