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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영화⑮] <봉수만수>(가제) 고봉수 감독 - 시원한 액션이 있는 유머러스한 히어로영화
이주현 사진 최성열 2019-01-09

“제작비 규모는?” “나도 정말 궁금하다. (웃음)” <델타 보이즈>(2016), <튼튼이의 모험>(2017), <다영씨>(2018)까지 저예산도 아닌 초저예산으로 매년 장편영화를 한편씩 뚝딱 만들어낸 고봉수 감독이 이번엔 슈퍼히어로영화를 연출하게 됐다. 고봉수 감독을 믿고 투자한 곳은 김용화 감독이 대표로 있는 덱스터. 고봉수 감독이 동생 고민수 작가와 의기투합해 준비 중인 <봉수만수>(가제)는 도깨비라 불리는 괴력의 형제 봉수와 만수가 주인공인 액션 히어로 영화다. 따뜻한 유머와 감성은 살리면서도 보편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고봉수 감독을 만나 신작 이야기를 들었다.

-<델타 보이즈> <튼튼이의 모험> <다영씨> 세편의 독립장편영화를 만들고 상업영화로 진출하게 됐다.

=처음에 제안한 건 영화사 람의 최아람 대표다. 기존에 보여준 코믹함을 잘 살리면 좋겠다며 함께 상업영화를 만들어보자고 하더라. 기분이 너무 좋았지만 동시에 사람들에게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친동생인 고민수 작가가 <봉수만수>(가제)의 시나리오를 썼다.

=15년 전쯤 동생과 함께 ‘고 브라더스’를 만들어서 꾸준히 영화 작업을 하고 있다. 동생이 상업영화 시나리오를 본격적으로 써보겠다고 해서 쓴 게 <봉수만수>(가제)다. 사실 15년 전에 나와 동생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단편 <봉수만수>를 만들었는데, 단편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장편으로 새로 고쳐 썼다. 단편은 힘이 센 두 형제가 주인공인 영화고, 장편으로 만들면서 히어로영화의 공식을 많이 끌어들였다.

-도깨비 캐릭터가 주인공인 한국형 히어로영화라고 보면 되나.

=설화 속 도깨비는 아니다. 워낙 힘이 세서 사람들이 도깨비라 부르는 형제가 주인공인 히어로영화다.

-주인공 봉수와 만수가 가진 특별한 능력은 무엇인가. 캐릭터 설명을 부탁한다.

=우선 힘이 세다. 가죽이 두꺼워 실탄도 뚫지 못한다. 불멸의 존재는 아니다. 외국의 히어로들과 비교하면 캡틴 아메리카 정도의 능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약점은 인간과 같은 장기를 가지고 있어서 장기가 손상되면 고통을 느낀다는 것이다. 연령은 30대로 생각하고 있다. 10대, 20대의 어리고 젊은 히어로보다는 나이가 더 있는 편이 재밌을 것 같았다. 도깨비라고 하지만 외형은 그냥 사람과 똑같다. 봉수는 형으로서 어떻게 하면 먹고살 수 있을까를 우선 걱정하는 인물이고, 동생 만수는 밭일도 요리도, 형이 시키는 건 다 잘하는 착한 캐릭터다.

-봉수와 만수의 조력자로 곽동렬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곽동렬은 어떤 인물인가.

=위험에 처한 봉수와 만수 형제를 키워주는 사람이고, 무술을 익힌 무술 고수다. 자신보다 센 상대를 찾아서 팔도를 유랑하다가 우연히 도깨비를 만나서 처음으로 패배를 경험하게 된다. 그때부터 도깨비를 연구하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시간적, 공간적 배경은.

=시골이 배경이다. 그렇다고 깊은 산골은 아니고 읍내를 끼고 있는 시골의 느낌. 시대적 배경은 요즘이다.

-할리우드 슈퍼히어로영화 중에 참고한 작품이 있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혹은 <킥 애스: 영웅의 탄생>(2010)과 같은 분위기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애초부터 유머러스한 히어로영화로 기획했다.

-액션의 양도 많을 것 같다. 어떤 액션을 구상하고 있나.

=동생인 고민수 작가와 함께 구상한 액션 콘티대로라면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한 현란하고 재밌는 액션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웃음) 홍콩 무술영화 느낌은 아니고 무술의 종류를 따지자면 유도나 가라테의 느낌에 가깝다. 봉수와 만수가 팀으로 싸우다 보니 레슬링의 느낌도 묻어 있고. 기본은 맨몸 액션이지만, 여의도의 빌딩들을 뚫고 나간다든지 하는, 할리우드 히어로영화에서 볼 법한 시원한 액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블록버스터영화 연출 및 제작과 관련해 덱스터의 김용화 감독에게 들은 조언이 있다면.

=흥행 감독님이라 우리와 확실히 사고 체계가 다르더라. (웃음) 상업영화의 시나리오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의를 들었는데, 역시 남다르더라. <봉수만수>(가제)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셨다. 김용화 감독 조언의 핵심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이야기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한 사람만 좋아하는 영화가 아니라 모두가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봉수만수>의 프리퀄도 찍었다던데.

=형제의 조력자 캐릭터인 곽동렬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독립장편으로 만들었다. 지금 후반작업 중이다. 실질적으로는 별개의 영화지만 <봉수만수>(가제)를 보는 관객에게 선물같은 영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미리 준비한 작품이다. 제목은 <우리 마을>이다. 곽동렬이라는 캐릭터는 <봉수만수>(가제)와 연결되지만 배우는 서로 다를 것이다. <우리 마을>에는 기존 고봉수 사단 배우들이 출연했다. <우리 마을> 역시 올해 개봉예정이다.

-얘기한 것처럼 전작에서 늘 함께한 고봉수 사단의 배우들(신민재, 백승환, 김충길)을 <봉수만수>(가제)에서 볼 수 있나.

=비중 있는 조연으로 캐스팅하려고 한다. 조심스럽게 최아람 대표님께 여쭤봤다. 그동안 같이 작업해온 배우들이 <봉수만수>(가제)에도 출연 가능하겠느냐고. 당연히 출연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라.

-<우리 마을> 외에 <갈까부다>라는 영화도 이미 찍어놓았다고 들었다.

=<갈까부다>는 페이크 다큐멘터리고, 내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작품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인데 멜로인 동시에 코미디다. 영화는 너무 찍고 싶은데 돈은 없고, 배우들한테 부탁하기도 미안해서 직접 출연했다. 이 영화도 올해 개봉할 것 같다.

-아직 배우 캐스팅 전이지만 생각하고 있는 배우가 있나.

=솔직하게 말하면 어떤 분이건 빨리 계약했으면 좋겠다. 빨리 촬영에 들어가고 싶다.(웃음) 형제 캐릭터지만 두 인물이 분위기가 달라도 좋을 것 같다.

-덱스터에서 예상하는 제작 일정은 어떻게 되나.

=현재 마지막으로 시나리오 각색 중이다. 캐스팅이 완료되는 대로 촬영에 들어가서 올해 개봉하는 게 목표다.

고봉수 감독, 고민수 작가가 <봉수만수>(가제)의 레퍼런스로 언급한 할리우드 히어로영화 <킥 애스: 영웅의 탄생>

고봉수 감독, 고민수 작가가 <봉수만수>(가제)의 레퍼런스로 언급한 할리우드 히어로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봉수만수>(가제)

감독 고봉수 / 출연 미정 / 제작 덱스터, 영화사 람 / 배급 미정 / 개봉 2019년

● 시놉시스_ 보통 인간의 몇십배에 달하는 위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도깨비라 불린다. 정부는 그들의 힘을 이용했지만 여러 이유와 문제로 도깨비 종족을 말살한다. 그 와중에 살아남은 형제가 있다. 이름은 봉수와 만수. 평생 도깨비에 대해서 연구한 곽동렬은 봉수와 만수를 거두어 키우는데, 정부의 눈을 피해 숨어 살던 이들의 정체가 탄로날 만한 사건이 발생한다.

● 괴력의 형제가 등장하는 한국형 히어로영화_ “관객이 영화를 보고 ‘드디어 한국에서도 멋진 슈퍼히어로영화가 나왔구나!’라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더 나아가서 한국 고유의 히어로 캐릭터가 언젠가는 마블과 협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봉수와 만수 캐릭터가 <어벤져스> 시리즈에 출연한다든지. 어디까지나 상상이지만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웃음)” 고봉수 감독의 말처럼 <봉수만수>(가제)는 한국형 히어로영화를 목표로 제작 중이다. 그 바탕에는 고봉수 감독, 고민수 작가 형제의 아이디어와 덱스터의 기술력이 있다. 도깨비처럼 힘센 시골의 두 형제가 합을 맞춰 선보이는 한국적 액션이라니. 범상치 않은 영화가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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