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공연을 자주 접하지 않는 관객일지라도 일년에 한번 큰맘 먹고 공연장 나들이를 간다면 그 시기는 아마도 연말일 것이다. 도시 전체가 반짝이는 불빛 아래에서 어딘지 분위기가 들뜨는 연말에는 대형 공연들은 물론이고 스토리가 탄탄한 연극들도 여럿 무대를 오픈한다. 그만큼 관객의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무엇을 봐도 실패할 확률이 줄어드는 연말, 혼자 봐도 좋고 둘이 함께 봐도 좋을 다양한 공연 리스트를 준비했다. 특히 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www.culture.go.kr/wday/index.do)에서 다양한 할인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뱀파이어 아더>
장소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 기간 11월 30일~2019년 2월 10일 / 할인 기간 12월 27일(목)~28일(금) 20:00 전석 40% 할인
아더는 뱀파이어이지만 아직 송곳니도 나지 않았고 하늘을 날지도 못한다. 물론 제대로 흡혈을 해 본 적도 없다. 완전히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아더는 믿고 있지만, 시간이 멈춘 아더 코필드 저택에서 인간 집사 존과 함께 살고 있는 아더에게 뱀파이어로서의 성장은 더디기만 하다. 어느 날 아더는 인간 소녀를 우연히 만나고 그녀에게 두근거림을 느낀다. 성년 뱀파이어가 되지 않은 아더와 소녀, 그리고 아더에게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 그의 믿음직한 집사 존을 둘러싸고 시간의 초침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뱀파이어 아더>는 충무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스토리 작가 데뷔 프로그램 ‘블랙앤블루 시즌4’ 선정작이다. 신인 작가를 찾는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작품이니만큼 독특한 상상력과 신선한 에너지, 뱀파이어 세계라는 판타지가 잘 어우러진 작품.
<금란방>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 기간 12월 18~30일 / 할인 기간 12월 26일(수) 20:00 전석 40% 할인
왕의 서간관리자인 윤신은 요즘 고민이 많다. 늘그막에 연애소설에 푹 빠진 왕에게 매일 밤 책을 읽어주지만 왕은 ‘너는 왜 이렇게 지루하게 책을 읽냐’며 호통만 친다. 윤신은 할 수 없이 장안의 유명한 전기수 이자상을 만나러 부녀자들만 출입한다는 다원 금란방에 몰래 잠입한다. 밀주업자를 단속하는 수사대와 금란방에 잠입한 윤신, 그의 딸 매화의 금기를 둘러싼 이야기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민가의 제사와 종묘제례에 사용할 술마저 금지했던 영조는 가장 강력하게 금주령을 선포한 왕이다. <금란방>은 영조시대의 금주령과 전기수를 소재로 한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 금기 속에서 금란방 안에서 흥의 축제를 벌였던 조선시대 인물들의 낭만과 풍류를 엿볼 수 있다. 연극 <날 보러와요> <보도지침>, 뮤지컬 <판> <아랑가> <러브레터>의 변정주가 연출했다.
<진실X거짓>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 기간 11월 6일~2019년 1월 27일 / 할인 기간 12월 27일(목) 15:00, 12월 28일(금) 20:00 전석 40% 할인, 100매 한정
친구 남편의 불륜을 목격했다면 당신은 친구에게 그 사실을 말할 것인가 아니면 모른 척 침묵할 것인가? <진실X거짓>은 프랑스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연작 시리즈로 같은 이름을 가진 네명의 인물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거짓, 진실을 선택함에 따라 판이한 상황이 펼쳐진다. <진실>과 <거짓>의 두개의 공연으로 이루어진 연작 형식의 작품. 두개의 연극이 서로 다른 내용이므로 관객 역시 <진실>편을 관람할 것인지 <거짓>편을 관람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름만 같은 인물들이 서로 다른 주제로 다른 이야기를 연기하는 셈인데 <진실>과 <거짓>이 서로 직접적으로 내용이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꼭 두개를 다 봐야 할 필요는 없다. 폴과 알리스, 미셸과 로렌스 부부가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고 불편한 진실과 안전한 거짓 사이에서 각자의 선택을 하게 된다. 알리스 역으로 배종옥과 김정난이, 폴 역할에 김진근과 이형철이 출연한다. 우리에게 드라마로 더 익숙한 배우들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섰으며, <연극열전7> 세 번째 작품이다.
<톡톡>
장소 대학로 TOM(티오엠) 2관 / 기간 10월 27일~2019년 2월 10일 / 할인 기간 12월 27일(목) 16:00, 20:00, 12월 28일(금) 20:00 전석 40% 할인, 100매 한정
누구나 자기만의 강박이 있다. 이것이 더 강해지면 우울증이 되거나 정신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톡톡>은 상담을 받으러 온 환자들이 어쩔 수 없이 그룹 치료를 받게 되면서 차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게 되는 힐링 코미디 연극이다. 강박증 치료의 권위자 스텐 박사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상담소를 찾은 여섯명의 환자들이 주인공이다. 입을 열면 욕이 튀어나오는 투렛증후군에 걸린 프레드, 모든 시간을 숫자로 세는 게 버릇인 계산병에 걸린 벵상, 강박적으로 세균에 집착해서 쉴 새 없이 손을 닦는 질병공포증후군의 블랑슈, 매 시간 전기, 수도, 가스를 확인해야만 하는 확인강박증의 마리, 같은 말을 반복하는 동어반복증에 걸린 릴리, 모든 사물이 대칭이어야 안정이 되는 대칭집착증의 밥. 이처럼 특이한 강박에 걸린 인물들이 함께 상담을 받으면서, 이들의 질병이 코미디의 요소로 활용된다. 2006년 프랑스에서 최고연극상 몰리에르상을 수상했고 2016년 초연 당시 관객에게 ‘확실하게 웃긴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얻은 연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