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9일부터 매주 토요일 4주에 걸쳐 진행된 제1회 ‘2018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밴드 경연대회에서 헤이맨과 오드가 각각 2등과 3등상을 수상했다. 화성시문화재단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예술 활동을 독려하고,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기 위해 주최한 이번 대회에서 헤이맨은 관객뿐 아니라 참가팀에도 흠모의 대상이 됐을 정도로 이미 인디 음악 신에서 명성이 높다. 5명 멤버가 모두 모인 지 이제 막 4개월차에 접어든 오드는 신인 밴드만의 산뜻한 저력으로 단숨에 객석의 호감을 끌어낸 경우다. 친근하게 감기는 멜로디와 풍성한 사운드로 편안한 에너지를 소유한 두 밴드에 올가을 화성 시민과 공개 무대에서 만났던 경험을 물었다.
2위 헤이맨, “헤이맨의 앨범을 통해 여러 장르를 느껴보길”
밴드 헤이맨(왼쪽부터 기타 테리킴, 보컬 도영, 드럼 공탄, 베이스 성원).(사진 문화인)
-귀여운 팀명이 인상적이다.
=“헤이맨~.” 친근한 미국식 인사를 이름으로 썼다. 쉽고 편안하게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지었다.
-이번 제1회 ‘2018 라이징스타를 찾아라’ 밴드 경연대회 이전에 화성시에서 공연한 적이 있다면.
=2016년 화성시 청소년 페스티벌 PBC 라디오 공개방송에서 축하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인디스땅스 2018’ 등 다른 경연대회에서도 우승한 경력이 있더라.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우리가 직접 검색해서 행사를 찾을 때도 있지만, 특히 팬들이 대회 소식을 알려줄 때도 있다. 우리만의 무기, 특색에 대해 많이 고심하는 편이다. 헤이맨만의 색깔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기에 객석에서 호응해준다고 생각한다.
-홍대·신촌 등지를 제외하면 인디 뮤지션들이 꾸준히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한 현실인데, 헤이맨이 느끼는 고충을 들려준다면.
=말 그대로 설 수 있는 무대가 너무 귀하다. 특히 수입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우리 밴드 또한 금전적으로 꽤 힘든 상황을 겪어왔다.
-이번 화성시문화재단 경연대회는 참가팀 입장에서 어떤 점이 특별했다고 보나.
=인디 밴드에 관심이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일반 화성 시민들도 친구, 연인, 가족 단위로 나와 공연을 관람하며 뜨거운 호응을 해주셨다. 아무래도 인디 밴드들의 경우 일반 대중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시민들과 함께하는 무대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늘 하던 대로 준비하고 공연에 임했는데, 객석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열렬해서 상당히 놀랐었다. 일어나서 춤을 추시는 아버님들과 방방 뛰어노는 아가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웃음)
-결승 무대에서 공연한 곡들을 소개해준다면.
=결승 첫 번째 곡은 가수 이정현 선배의 <와>를 편곡해서 불렀다. 두 번째 곡은 <불끈불끈>이라는 우리 밴드의 노래인데, 힘든 현실 앞에서 지칠 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 혹은 나의 꿈을 위해 다시 한번 불끈불끈 힘을 내자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아직 헤이맨의 음악을 들어본 적 없는 독자를 위해 밴드의 음악적 색깔을 묘사해주면 좋겠다.
=딱 하나의 색깔로 정의하기 참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다. 워낙 다채로운 컨셉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인데, 우리의 첫 EP 앨범 이름도 그래서 《Prism》이다. 프리즘을 통해 다양한 색채의 스펙트럼을 볼 수 있는 것처럼 헤이맨의 앨범을 통해 여러 장르를 느껴보길 바란다.
-이번 대회에서 눈여겨본 팀이 있다면.
=어썸(ASUM)이 기억에 남는다. 동갑내기 친구들이 모여 만든 밴드라고 들어서 인상적이더라.
-앞으로 활동 계획은.
=홍대에서 꾸준히 활동 중이다. 계속해서 쉬지 않고 공연으로 인사드리겠다. 그리고 현재 작업 중인 EP 2집도 기대해주기 바란다.
3위 오드, “시인 동시에 노래고 음악이었으면”
밴드 오드(왼쪽부터 기타 박승현, 키보드 김호연, 베이스 김건표, 드럼 강신태, 보컬 김현중).(사진 화성시문화재단)
-다섯 멤버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화성시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첫 방문이라고.
=보컬 김현중, 드럼 강신태, 기타 박승현, 베이스 김건표, 키보드 김호연. 이렇게 5명이 모인 밴드이고, 사는 곳도 서로 다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 다른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다. (웃음) 화성은 사실 SF영화에서나 자주 보았던 곳인데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에게는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한 행성이 되었다.
-밴드명 ‘오드’의 뜻은.
=영국 밴드 트래비스의 6집 앨범 《Ode to J. Smith》라는 앨범명에서 ‘Ode’의 뜻이 궁금해 검색해보니 ‘특정한 무언가에 부치는 시’라는 의미더라. 우리가 무대 위에서 행하는 것, 말하는 것 하나하나가 시고 노래고 음악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드라고 지었다.
-신인 밴드로서 오드 멤버들이 체감하는 이번 경연대회의 분위기는 어땠나.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웠지만 무대를 기다려주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관객이 많아서 경연의 의미보다는 무대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가족 단위로 와서 구경하는 분들이 많아서 훈훈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음악을 쉽고 가볍게 접하는 요즘 시대에 현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경험은 특별히 더 따뜻하고 소중하다. 밴드로서 대형 야외무대는 이번이 두 번째다. 다행히 멤버 각자가 야외무대 경험이 꽤 있어서 긴장은 크게 하지 않았다.
-이번에 공연한 곡 중 객석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곡은 무엇인가.
=아델의 <Hellow>를 오드의 느낌으로 편곡해서 불렀다. 공연 리스트의 첫곡으로 자주 넣을 만큼 우리 밴드가 자신감을 느끼는 곡 중 하나다. 공연 때마다 반응이 좋은 편이다.
-3위로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상금을 어떻게 쓸지 상의한 바가 있나.
=경비 빼고 공정하게 N분의 1로 나눈다! 순위권 수상이 막연한 바람이었을 때는 가위바위보로 한 사람에게 몰아주자는 말도 있었는데, 막상 상금을 받게 되니 멤버들 모두 소수점 단위까지 나눠가지려고 한다.
-기억에 남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동탄에서 열린 본선 1차 무대를 연주하기 전 리허설 때였다. 무대를 보러 온 6~8살짜리 아이들 7명 정도와 친해졌다. 키보드를 치는 호연이 아이들에게 타이밍에 맞춰 무대에서 손을 흔들 테니 ‘오드 파이팅’을 외쳐달라고 섭외를 했다. 그렇게 약속을 하고 무대에 올라와서 생각해보니 피아노를 치면 손을 흔들 수가 없어서 아이들과 서로 바라만 보았다고 하더라.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이번 결선무대에서 부르기도 한 <라이징>을 내년 1월 9일에 발매한다. 오드의 두 번째 싱글이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 EP 앨범을 선보이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